우리나라 산업생산이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타난 가운데 재고율이 늘어나고 있다. 수출에 대해 무조건 낙관적 전망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추세적 둔화보다는 일시적 둔화 의견이 우세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 제조업 생산능력 지수 및 재고율 추이 [출처:동부증권]

지난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3% 감소하는 등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대비 0.2% 상승했지만 시장 기대치인 1.1%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 반면, 전년대비로는 0.1% 성장해 전망치인 0.2% 감소를 상회했다.

월별 회복추세는 지속되고 있으나 지난 4월 -2.2%의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회복 속도는 상당히 더딘 편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제조업 생산이 0.2% 회복됐으나 재고를 함께 고려하면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 제조업 출하는 0.3% 감소한 반면, 재고는 2.5%증가해 제조업 재고율(출하대비 재고비율)은 전월대비 3.4%포인트 오른 125.4%를 기록했다.

한편, 설비투자는 운송장비(-17.6%) 부진에도 일반기계 중심의 기계류(10.2%)가 호조를 보이면서 한달만에 1.8%로 플러스 전환했다.

▲ 제조업 출하-재고 추이 [출처:하이투자증권]

지난 4월에 급감한 반도체가 전월대비 9.1% 크게 반등했으며 출하 역시 2.8%로 증가했다. 재고 역시 13.6% 증가해 3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중이며, 재고율은 전월대비 10.9%포인트 오른 113.8%를 기록했다.

권아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같은 반도체 경기호조를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출하보다 재고가 많다는 것은 수요대비 생산이 더 크게 늘어난다는 뜻이다. 반도체 재고율이 상승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 경기에 대해 무조건 낙관적인 전망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화학제품, 금속가공,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 등 여타 가중치 상위 업종에서 생산, 출하 감소가 전월에 이어 계속되고 있음도 유의할 대목이다.

재고율은 통상 3~6개월 정도 생산에 선행한다. 최근 제조업 생산능력지수 역시 재고율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이는 향후 추가적으로 생산이 부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한편, 통계청은 미세먼지로 인한 야외활동 감소를 언급한 바 있다. 내수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컸던 백화점에서 세 달 만에 강한 반등이 나왔음은 눈여겨 볼 부분이다.

국내외 경제연구소들은 올해 우리 경제가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경제연구원(2.2%→2.6%), 한국개발연구원(2.4%→2.6%), 한국은행(2.5%→2.6%) 등이 성장률을 상향조정했으며 한국경제연구원(2.5%→2.9%)은 3%대에 육박하는 전망치를 내놓기도 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상향 조정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수출회복세다.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수출회복이 내수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5월 전산업생산의 부진은 수출의 회복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내수경기 부진이 원인이다. 즉, 수출의 온기가 내수까지 확대되지 않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업황 사이클이 기저효과 등으로 일시적인 약세를 보일 수 있다”면서도 “추세적 호황 사이클이 유지될 공산이 높고 부진했던 업종들이 3분기부터 재차 반등할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제조업 사이클이 1~2개월 추가로 부진해질 수 있지만 국내 수출과 제조업 사이클 괴리현상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