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낮 기온은 벌써 한여름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워 대프리카(대구와 아프리카의 합성어)라 불리는 대구에서는 아열대 작물인 바나나가 열렸다고 하니 8월에는 얼마나 더울지 걱정이 앞선다. 특히 말 못할 고민으로 이맘때 더욱 속앓이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손과 발, 얼굴, 겨드랑이 등 특정 부위에 땀이 많이 나는 다한증과 일명 암내가 심한 액취증 환자들이다.

다한증은 자율신경계의 이상으로 에크린 땀샘에서 비정상적으로 땀이 많이 분비되는 증상이다. 99%가 수분이며, 끈적임이 없고 냄새도 거의 안 나지 않는다. 하지만 손이나 발, 겨드랑이 등 부분적 특발성 형태로 나타나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 불편이 많다. 새로 만나는 사람들과 악수 나누기가 민망하고 중요한 서류나 물건이 땀에 젖어버려 곤욕을 치르기도 다반사다. 긴장되는 상황에서 교감신경이 예민하게 반응해 나타나는 정서적 발한이나 당뇨병, 저혈당, 울혈성 심부전, 갑상선 항진증 등 전신질환으로 인해 발생한다.

겨드랑이 다한증을 가진 사람이라면 상황은 더욱 어렵다. 고약한 암내를 풍기는 액취증이 필연적으로 동반되기 때문이다. 액취증의 원인이 되는 땀은 아포크린 땀샘에서 분비된다. 땀에 포함된 지방과 단백질 등의 물질이 모공 주변의 세균들에 의해 유기물이 분해되면서 불쾌한 지방산의 냄새를 분출한다. 겨드랑이 모낭 주위의 피지선에서 나오는 분비물로 세균이 번식해 냄새를 풍기기도 한다.

가벼운 다한증과 액취증의 경우 청결과 식습관을 관리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겨드랑이를 자주 씻고 꽉 끼는 옷보다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거나 데오드란트를 사용한다. 또한 버터, 치즈, 육류 등 고지방 음식보다 생선, 해초, 콩 등의 다양하고 균형 잡힌 영양소를 섭취해야 한다. 특히 각종 비타민을 챙겨 먹으면 좋다. 당근, 늙은 호박, 고구마, 브로콜리에 풍부한 비타민 A는 세균과 바이러스의 번식을 방해한다. 해바라기씨, 유채씨 등 식물성 유지에 풍부한 비타민 E는 악취 발생의 원인이 되는 과산화지질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증상이 심해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피해가 크다면 피부과 치료로 해결하는 것이 현명하다. 교감신경 절제수술, 보톡스 주사, 발한 억제제 도포요법 등의 치료법이 있지만 최근 환자들 사이에서 각광받는 치료법은 ‘미라드라이’ 치료법이다.

미라드라이는 수술 없이 전자레인지에 쓰이는 극초단파를 이용해 땀샘을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땀샘이 분포하고 있는 진피층과 지방 경계면에 극초단파를 쐐 피부 속 물 분자를 진동시키면 55~56도의 열이 발생하는데, 이 열이 땀샘을 없애는 원리다. 동시에 피부 표면은 냉각해 보호하기 때문에 피부 손상이 적다.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고 흉터가 남을 우려가 없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