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프렌트립

“일주일만 푹 쉴 수 있다면 좋겠다.”

직장인, 취업준비생, 전업주부 등 누구나 내뱉는 말이다. 여가시간을 바라는 간절함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그에 비해 여가시간을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서울시 조사 결과 서울시민 10명 중 3명은 희망하는 여가활동으로 여행(31.1%)을 꼽았다. TV 시청(19.8%), 문화예술 관람(12%)이 그 뒤를 이었다.

실제 영위하고 있는 여가활동은 이와 달랐다. 실제로는 어떻게 보내느냐는 질문에 TV 시청(44.6%)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2, 3번째로 빈번하게 나타난 여행(12%)과 종교활동(8.5%)의 응답률을 합한 것보다 높았다. 실제로는 일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서핑부터 봉사까지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

프렌트립(대표 임수열)은 지난 2013년 7월 설립된 회사다. 여가 문화를 개선해보자는 목표다. 이 회사는 ‘우리는 사람들이 세상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영감을 제공한다(WE INSPIRE PEOPLE TO EXPERIENCE THE WORLD)’를 사명으로 삼았다.

프렌트립은 소셜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을 통해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아웃도어 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 한다. 서핑, 패러글라이딩, 카누 등 아웃도어 액티비티(활동)뿐 아니라 공예, 베이킹, 기타 수업 등 컬처 액티비티도 체험할 수 있게 한다. 호스트는 웹과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특정한 액티비티를 제안한다. 일반 이용자는 호스트가 제안한 프로그램 중 원하는 활동을 지원하면 된다.

이 회사는 경험하기 쉽지 않은 활동을 접할 수 있게 하는 데 주력한다. 사회에서 액티비티 문화가 활성화되면, 개인적인 삶의 질은 물론 사람 간의 관계도 가까워진다. 이 같은 네트워크가 강해지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시너지를 만들어낸다는 게 프렌트립의 주장이다.

이들은 레저문화를 단순한 놀거리에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으로까지 확장했다. 올해 2월 진행됐던 ‘연탄 나눔 봉사 활동’이 대표적이다. 프렌트립은 YG리퍼블리크와 손잡고 자원봉사자 70여명을 모집했다. 이 봉사 활동에는 가수 션이 함께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연탄 2000장을 에너지 취약 계층 10가구에게 전달했다. 올해 3월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인권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달리기 행사인 ‘2017 평화나비: 런(RUN)’을 개최했다. 올해로 2주년을 맞은 이 행사는 위안부 문제를 일상 속에서 접하며,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시작됐다. 일반 참가자 2500명과 대학생 연합 크루 소속 참가자 500명이 함께 했다.

임수열 대표는 “(프렌트립이) 추구하고 있는 사회적 미션이 명확한 만큼 기존 여행상품과 차별화를 고민하고 있다”며 “우리가 제안하는 상품과 호스트가 참가자들에게 특정 경험을 넘어 어떤 콘텐츠, 스토리를 줄 수 있을지 따져본다”고 말했다.

홈페이지를 보면 제공되는 서비스는 ‘등산/트레킹’ ‘아웃도어’ ‘피트니스’ 등 9개로 구분돼 있다. ‘등산/트레킹’ 카테고리로 분류돼 있는 ‘야(夜)한 하이킹’을 선택해봤다. 상품정보 최상단에는 액티비티를 제시한 호스트의 정보가 명시돼 있다. 이 밖에도 액티비티 현장 모습이 담긴 사진, 세부 일정, 준비물, 환불 규정 등이 적혀 있다.

‘Q&A’에 게재된 질문에는 호스트가 답을 준다. ‘후기’ 메뉴에는 액티비티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경험담을 확인할 수 있다. 비용은 1500원짜리 서울에 위치한 고궁 탐방부터 백만원이 훌쩍 넘는 해외여행까지 다양했다. 프렌트립은 이 금액 중 10~20%를 수수료로 받는다. 이는 프렌트립의 주요 수입원이다.

지난해부터는 B2B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단체 그룹 단위로 요청이 있을 경우 별도의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기획해준다. 활동 내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5인을 최소 그룹 단위로 보고 있다. 워크숍 등 기업을 위한 액티비티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임 대표는 “서비스를 크게 B2C와 B2B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면서도 “수익의 대부분은 B2C에서 발생한다. B2B 서비스는 아직 시작 단계”라고 설명했다.

프렌트립은 지난해 거래량 기준 10억원의 성과를 올렸다. 매달 400~500건의 활동이 프립에서 이뤄지고 있다. 6월 현재 등록된 호스트 수는 1000명이 넘는다. 호스트 수가 15명이었던 초기와 비교해보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서비스도 익스트림 스포츠에서 자원봉사, 강습, 체험활동 등으로 다각화됐다.

▲ 출처=프렌트립

회사에는 모두 13명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다. 아직 영업이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설립 후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것. 그럼에도 프렌트립은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당분간 수익보다 서비스 강화, 인원 확충 등 성장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부연이다. 든든한 투자처를 지원군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크레비스파트너스와 HGI 같은 소셜벤처 육성 회사로부터 받은 2억원 규모의 임팩트투자를 기반으로 설립, 초기 운영됐다. 임팩트투자는 경제적 수익은 물론, 긍정적인 사회 영향력까지 고려하는 투자 방식이다. 사회·환경적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이나 기관을 투자처로 조명한다. 임팩트투자에 이어 지난 2015년 6월에는 다음카카오의 ‘다음청년창업투자조합’ 펀드 운용사인 동문파트너즈로부터 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하나금융투자로부터 14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앞선 임팩트투자와 달리 동문파트너즈와 하나금융투자의 투자는 재무적 가치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프렌트립의 잠재력과 향후 경제적 가치에 주목했다는 의미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프렌트립은 국내 최초 액티비티 플랫폼으로 빠른 성장을 하고 있다”며 “에어비앤비 등 플랫폼 사업자가 세계적으로 큰 성과를 보이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