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가 기술과 금융 콘텐츠의 결합을 위해 주식교환 방식으로 상호간 지분투자에 나섰다. 국내 산업계에서는 생소한 IT와 금융업의 만남.

네이버는 27일 이번 미래에셋대우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신성장 동력 사업 계획인 글로벌 전략을 완수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지난해 8월 메신저 ‘라인’을 뉴욕증시에 상장 시킨 후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뉴욕증시 상장 당시 미국 언론이 일본의 메신저 ‘라인’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 1위 IT업체인 네이버는 해외 진출 확대 및 브랜드 마케팅 강화가 풀어야할 절실한 숙제였다.

이에 네이버가 미래에셋대우를 파트너로 손잡은 것역시 국내 금융사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미래에셋대우의 강점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 지난해 8월 뉴욕증시에 메신저 라인이 상장된 후 춘천 네이버센터 '각'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네이버의 미래는 글로벌 전략'에 달렸다고 밝혔다. <출처=네이버>

이 같은 네이버의 글로벌전략은 지난해 이해진 전 의장(창업주)이 라인 상장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글로벌 전략이 네이버의 미래”라고 선언하바 있다.

따라서 네이버는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미국, 유럽은 물론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베트남 브라질 등 미래에셋대우의 전 세계 9개국에 걸쳐있는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 해외 진출 속도가 한 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가 보유한 라인 등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지방을 중심으로 사업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도 잡았다”며 “시장에 혼란을 주지 않으면서 해외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 출처=네이버

네이버, 해외진출 교두보 확보...미래에셋, 기술기반 플랫폼 확보 

네이버가 미래에셋대우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후 인터넷뱅킹 등 금융업에 진출할 계획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양사의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카카오처럼 인터넷전문은행에 들어갈 가능성은 낮은 상황에서, ICT 인프라의 핵심 전략인 글로벌과 기술기반 플랫폼 강화를 위해 미래에셋대우와 협력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ICT 플랫폼 사업을 전개하며 생활밀착형 결제 데이터를 확보한 미래에셋대우와 손을 잡았다는 얘기다. 빅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의 모든 인프라를 작동하게 만드는 핵심적인 가치다. 즉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의 각종 데이터를 적극 활용, 빅데이터 구축에 우위를 점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도 이번 네이버와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통해 ICT(정보통신기술) 측면에서 얻는 것이 적지 않다. 글로벌 전략에서 협력하고 기술기반 플랫폼 역량을 체화하는 상태에서 핀테크 기술력 고도화도 노릴 수 있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는 증권업종 내 최고 수준의 자기자본을 중심으로 투자를 통한 수익성 개선 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며 “이런 상태에서 국내 최다 이용자를 보유한 네이버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 ICT 협업을 통해 새로운 마케팅기법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의 만남은 각 사가 보유한 특장점을 살려 네이버는 해외 진출 확대의 교두보를 확보하고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가 보유한 콘텐츠와 인공지능 관련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데 의미가 있다. 또 네이버의 메신저 라인이 보유하고 있는 전 세계 회원 콘텐츠를 적극 활용할 경우 동남아시아 지역 등지에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양사는 26일 각 사가 보유한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서로 매입하는 방식으로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의 지분 7.1%를,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 지분 1.7%를 각각 보유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12월 미래 기술 산업 육성을 위해 1000억원에 달하는 ‘미래에셋-네이버 신성장투자조합 제1호’를 조성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