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음원시장은 애플 아이튠즈를 중심으로 다운로드 세력이 주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판이 변했습니다. 아이튠스 다운로드 매출은 여전히 미국 음악 매출 24%에 달하지만, 전체로 보면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세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미국음반산업협회(The Recording Industry Association of America)에 따르면 전세계 음악 스트리밍 유료 회원은 1억 명을 돌파했습니다.

 

플레이어도 상당한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애플뮤직은 4000만개의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으며 아마존 프라임 고객을 위한 아마존 뮤직 무제한 프라임 뮤직(Amazon Music Unlimited & Prime Music)은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와도 연동됩니다.

여기에 슬래커, 판도라, 그리고 광고만 보면 무료로 3000만개의 음원을 즐길 수 있는 전통의 강자 스포티파이를 비롯해 타이달도 쟁쟁한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전통의 오프라인 음반 판매를 눌렀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글로벌 회계법인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에 따르면 올해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 매출은 91억달러에 달하지만 음반시장은 77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오프라인 음반 판매시장을 누르고, 온라인 내부에서도 전통의 다운로드 시장을 압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인프라가 충분히 구비되었기 때문입니다. 강력한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와 모바일 기술의 발전으로 끊임없는 망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스트리밍을 통한 서비스가 발달했다는 뜻입니다.

최근 가수 지드래곤이 출시한 솔로 앨범 ‘권지용’이 전통적인 CD 형태가 아닌, USB에 음원이 담기는 파격적인 행보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 역시 음원의 디지털화, 모바일화에 따른 변화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음원 스트리밍과 초연결 생태계의 상관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강력한 망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술적 컨디션을 한껏 끌어올린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왜 초연결 생태계와 관련이 있냐고요? 관련이 아주 많습니다. 음원이 망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모든 개인에게 빠르게 전달되는 것은 초연결 인프라 구축에 나서는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됩니다. 인공지능을 중심에 두고 빅데이터를 클라우드로 다루고, 가상증강현실을 미래 소통의 플랫폼으로 짜는 것이 일반적인 초연결 방법론입니다. 여기에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자율주행차나 웨어러블 등이 거론되고 있어요.

그런데 중요한 점은, 각 ICT 기업이 짜고있는 생태계의 ‘유인’입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이 개발자 회의를 통해 자사 기술의 API를 무료로 공개하는 것도 마찬가지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생태계에서 활동하며 비즈니스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개인’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음원 스트리밍은 최적의 수단이 됩니다. 사실 초연결 생태계를 조성하는 기업들의 서비스는 일반인들이 보기에 큰 차이가 없어요. 결국 내부에 흐르는 콘텐츠에 얼마나 매력을 느낄 수 있는가에 달려있는데, 여기에 인류 전통의 오락인 음악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테슬라가 자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용자 경험의 고도화, 이를 통한 생태계 강화 전략입니다.

여기에 인공지능 스피커를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 글로벌 ICT 기업들은 인공지능을 담아낼 그릇으로 스피커를 염두에 두는 것일까요? 실제로 구글 어시스턴트는 구글홈에 담기고 아마존 알렉사는 에코에 들어갑니다. 애플의 시리는 홈팟으로 낙점이 되었고요. 이유가 뭘까요?

▲ 홈팟. 출처=캡처

기존 텍스트 기반의 세상에서는 인터페이스 자체가 키보드 사용자 경험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비브랩스를 인수할 당시 이인종 부사장이 기자회견에서 인상적인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인공지능을 일종의 인터페이스 혁명으로 생각한다"는 말. 여기에 핵심이 있습니다. 이제 사람과 기기의 상호작용은 음성, 즉 편리한 수단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인공지능이 다변적인 상황에서 인간의 지시를 받을 경우 우리는 몸을 일으켜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이 아니아 길게 누워서 "음악을 틀어줘"라는 명령을 내린다는 것.

이러한 인터페이스 혁명 자체가 일종의 사용자 경험 고도화입니다. 당연히 음성은 큰 역할을 차지하며 바로 여기에 음원 스트리밍의 몸값이 올라가는 이유도 있습니다. 소니의 워크맨 이야기를 해 볼까요? 워크맨 신화의 핵심은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걸으면서 음악을 듣는다'와 '다른 일을 하면서 음악을 듣는다'는 개념이 중요합니다. 이제 멀티 태스킹이 가능해진 시대.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작동하지 않아도 알아서 서비스가 이어지는 상황을 일종의 콘텐츠적 방법론으로 해석한 겁니다.

맞습니다. 음원 스트리밍이라는 콘텐츠는 두 손을 자유롭게 해주는 멀티 태스킹 사용자 경험의 핵심이자 그 자체로 초연결 시대의 킬러 콘텐츠가 되며 생태계로 이용자들을 유인하는 강력한 페로몬이 되는 겁니다. 카카오가 스마트 모빌리티 O2O 전략을 강하게 추진하며 멜론을 적절하게 활용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물론 모든 인터페이스가 음원, 목소리 등으로 대체된다고 만사 OK는 아닙니다. 사생활 침해 등의 논란이 있기 때문이에요. 키보드는 개인이 몰래 작성할 수 있지만 목소리는 주변인에게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부분도 아마존은 '에코닷'과 같은 파생 라인업으로 극복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결국 강력한 콘텐츠의 시대, 우리는 음원 스트리밍의 비전을 초연결 시대의 인터페이스 혁명이 가져오는 중요한 키워드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대가 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