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되지 않은 권위에 굴복하지 마라.」 이 책의 부제이자 키워드이다.

저자 박항준은 지난 20년간의 60여 직함의 명함을 사용한 사업의 베테랑이다. 화투나 카드보다 많다. 책 말미에 그의 프로필만 4쪽 분량이다. 대기업 3곳, 벤처창업 6번, 상장사대표 3번, 투자회사 대표 2번이 주요경력이다. 다채로운 사냥꾼이다. 토끼부터 코끼리까지 섭렵했다. M&A 전문가이기도 하다. 상장사만 10개가 그의 손에서 손 바뀜이 일어났다. 한마디로 21세기형 융복합 인물이다.

현재는 창조경제혁신센터 멘토이자 국립 인천대학교 기술지주(주)의 책임자로 20여개의 스타트업을 컨설팅하고 있다. 새 정부의 미세먼지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형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의 창업도약패키지와 대학기술이전 활성화를 위한 50억 규모의 과제사업도 진두지휘하고 있다.

공동저자 박현정도 창업경험이 있다. 그녀는 글로벌 액셀레이터 와이앤아처의 팀장겸 엑셀러레이팅 전문언론인 아시아헤럴드 편집장을 겸하고 있는 재원이다.

기업은 경영자의 마인드를 초월할 수 있을까?

서구 경영학의 패러다임이 한국적 상황에 적합할까?

스타트 업에 맞는 경영학이 존재하지 않을까?

기업가정신과 창업가 정신은 차이가 있지 않을까?

이 책의 기본전제가 된 주요질문이다.

이 책의 활자에는 저자가 현장을 뛰면서 흘렸던 땀방울이 뭍어난다.

개인이 생존을 위해 기본적인 컴퓨터 운용능력을 갖추어야 하는 것처럼 기본적인 스타트업 경영에 대한 이해와 지식도 필수적이다. 그는 별다른 준비없이 성공신화에 도취한 채 창업해서 자신은 물론 지인들까지 힘들게 하는 많은 사례들을 접하면서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박항준은 “스타트 업은 특수전이다. 특전사 훈련이 필요하다. 고공낙하도 해야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도전정신과 열정만으로 뛰어내린다. 이들이 누워있는 병원을 ‘대스 밸리’(Death Valley)라고 한다.”고 진단한다. 그는 또 “스타트 업이 병원에 들어오지 않고 이미 들어와있다면 조기에 퇴원시키려는 의사의 마음으로 책을 쓰게 되었다.”고 출간동기를 밝히고 있다.

박현정은 “스타트업을 시작했다면 냉혹한 현실을 알아야 한다. 창업은 전쟁터이고 스타트 업은 실전이다. 사방에 지뢰들이 깔려있다. 가끔 미사일도 날라온다. 기술, 영업, 마케팅, 관리업무 중 하나에서 작은 이상이라도 생기면 게임이 끝난다. 스타트 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이 아닌 ‘생존’이다. 생존해야 전략실행이 가능하다. 이 책은 한마디로 「스타트 업에서 살아남기」이다.”라고 말한다.

어린아이에게 녹용을 먹이면 평생 감기도 안 걸리고 잔병치레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보약이다. 100년근 자연산 산삼 한 뿌리를 통째로 먹는 것이다.

양방으로 말하면 백신이다. 이 책에는 패러독스라는 이름의 백신 주사 61세트가 내장되어 있다. 삽화가 곁들여져 보기에 편하다. 그냥 한 장씩 읽어 가다보면 강인한 면역력이 생긴다.

가뭄이 극심하다. 다행히 요며칠 빗방울이 보이고 조만간 장마가 시작될 것이라는 예보가 있다.

언론에 바닥이 드러난 저수지에 떼죽음당한 물고기 사진이 노출되었다.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아무리 가물어도 개천이나 저수지의 바닥을 깊이 파보면 살아있는 생물이 있다.

미꾸라지와 메기가 그것이다. 이들은 진흙속에서 물 없이도 6개월 이상을 생존한다고 한다.

스타트 업이 미꾸라지와 메기처럼 생명력을 가지면 언젠가 용이 되지 않을까?

이 책을 통해 스타트 업계을 통해 개룡남,개룡녀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한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자신의 주장에도 동일한 기준을 제시한다.

나의 주장이 틀린 것 같다면 ‘동의되지 않은 권위에 굴복하지 마라’

생각하라. 토론하라. 그리고 자기만의 것을 만들라고 강조한다.

또 하나의 패러독스가 있다면 이 책이 스타트 업 분야의 베스트 셀러가 되지 않은 것이다.

이 또한 비를 기다리다 보면 마침내 폭우가 쏟아지리라. 강물이 범람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