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6일부터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매년 두 번 열리는 글로벌 전략회의는 삼성전자의 청사진을 그리는 자리며, 임원은 물론 해외법인장 등 총 100명이 참여한다. DS와 CE, IM부문으로 나눠져 열린다는 설명이다. DS 부문의 권오현 부회장, CE 부문 윤부근 사장, IM 부문 신종균 사장이 회의를 주재한다.

DS부문은 반도체 전략이 수립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슈퍼 사이클에 진입한 상태에서 장기적 플랜을 짜 이에 대응하자는 취지다. 평택공장 가동을 비롯해 낸드플래시 전략이 핵심사안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DS부문에서 영업이익 6조3100억원, 매출 15조66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낸드플래시의 경우 도시바 인수전 우선협상대상자로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이 물망에 오른 상태에서, 급변하는 시장의 흐름을 파고들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엽적으로 보면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를 인수하는 것이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지만, 큰 그림으로 보면 의외의 일격이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파운드리에 있어 대만 TSMC가 점유율의 절반을 가져가는 상황에서 위기의식을 공유할 전망이다. 최근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하며 충분히 대응하고 있지만 인텔의 참전 등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시스템LSI 사업부에 팹리스와 파운드리팀을 두고 있었다. 엑시노스 시리즈를 만드는 SoC 개발실과 파운드리 사업팀이 공존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파운드리 사업팀을 사업부로 격상해 별도 조직으로 분리한 것은, 결국 파운드리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도 변수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반도체 시장 규모는 3473억달러에 달하며 여기에서 삼성전자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메모리 시장은 807억달러, 약 23%에 불과하다. 당장 팹리스 기능을 키우기에는 무리인 상태에서 얼마나 유연한 전략이 나올 수 있을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IM부문은 갤럭시S8을 중심으로 살아나고 있는 스마트폰 전략이 핵심이다. 갤럭시노트8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상황에서 갤럭시S8에서 시작된 고무적인 흐름을 평가하고, 갤럭시노트7 리퍼폰을 중간다리로 삼아 갤럭시노트8로 이어지는 IM부문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2분기에는 갤럭시S8 호조세로 프리미엄 점유율이 올라갈 것으로 보이지만 중저가 라인업 판매가 다소 주춤해 전체 판매량은 1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8의 성적이 올해 2분기를 넘어 3분기까지 성적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전사적인 공세가 예상된다.

삼성전자 IM부문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영업이익 2조700억원, 매출 2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CE부문은 QLED TV의 판매전략과 기술력 제고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TV 사업은 QLED TV 중심으로 신모델 본격 판매와 UHD와 커브드 TV, 초대형 TV 등 고부가 제품 라인업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확대와 영업 이익 개선에 노력할 계획이다. 더불어 성수기인 에어컨 판매 확대에 집중하고, 플렉스워시 등 신제품의 성공적 론칭을 통해 실적 개선에 주력할 예정이다.

CE부문은 1분기 영업이익 3800억원, 매출 10조3400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총수 유고라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다만 3개 부문이 균형을 이루며 나름의 성장을 거두고 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사항은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위기상황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상태에서,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는 불확실성의 확실성을 선명하게 부각시키는 쪽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업계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