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와 에너지 주 덕분에 한 주를 약보합으로 마감한 뉴욕 주식시장은 이번주(26~6.30)에도 국제 유가의 영향을 강하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단서가 나올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의 연설, 개인소비와 소득 지표, 1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 등 증시에 영향을 줄 경제지표도 줄줄이 발표된다.

 

국제유가는 지난 21일 2% 이상 급락하면서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23일에는 소폭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이번주 중에 발표될 에너지정보청(EIA ) 주간 원유재고량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나이지리아와 비리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도 감산합의에서 제외된 두 나라의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원유 생산 증가로 재고량이 증가했다는 소식이 나온다면 유가는 하락 압력을 거세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맥쿼리그룹은 이 같은 원유시장의 지각변동을 반영해 유가전망을 낮추면서 앞으로 몇 년 동안 올해 최고가인 배럴당 54달러로 복귀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시사한 점을 투자자들은 염두에 둘 것 같다.

유가 영향으로 하방압력을 받으면서 박스권에서 움직인 뉴요 증시 역시 영향을 받을 게 분명해 보인다.

유가는 주택건설, 운송, 플라스틱과 핵심 공업 제품 생산 등에 반영되는 만큼 저유가는 낮은 생산비용과 제품가격 등을 거쳐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이렇게 된다면 최근 기준금리를 0.2% 인상하면서 추가 금리 인상과 4조5000억달러의 자산감축 계획을 밝힌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 )도 통화 긴축 정책을 신중히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의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분석가들이 “침체된 유가는 최근의 부진한 인플레이션 숫자가 일시적인 현상 이상이며 Fed 의 금리인상 타임테이블을 탈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의 추가금리 인상 단서를 살펴볼 수 있는 미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의 연설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26일에는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가 연설하고 28일에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가 연설하며 30일에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 루이스 연은 총재가 연설한다.

경제지표들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27일에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가 나오고 28일에는 잠정주택판매, 29일에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가 공개된다. 특히 GDP 확정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1분기 GDP 성장률 잠정치는 1.2%(연율)였다. 이 때문에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2.2%)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투자자들은 GDP 확정치를 보고 미국 경제 전망을 예측할 수 있는 만큼 증시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30일에 나오는 5월 개인소득과 개인 지출도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Fed가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봐야 한다. 미국의 4월 소비자지출은 개인 소득 증가에 따라 0.4% 증가해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이에 따라 경제 성장률이 2·4분기에는 3%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27일 발표될 미국 컨퍼런스보드 소비자기대지수 역시 향후 경기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기 때문에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밖에 26일 열리는 미국과 인도의 정상회담, 29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라는 정치 이벤트도 관심사다. 최근 북한에서 풀려난 웜비어 군의 사망으로 미국의 대북 정책이 '강경모드'로 전환된 이후 이뤄지는 이후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대북 강경 조치에 대한 양국의 합의가 나온다면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