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17일 보잉의 노스 찰스턴 공장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출처=VOA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운동 때부터 미국의 일자리 보호를 강력하게 주장하며, 기업들을 직접 방문해 해외 이전을 극구 만류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내 일자리 창출의 공로자로 추켜 세웠던 포드 자동차는 멕시코가 아닌 중국에, 미국 제조업의 기둥이라던 오토바이 제조사인 할리 데이비슨은 태국에 공장을 세우겠다고 발표해 트럼프의 격려를 무색하게 했다.

그런데 22일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社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7일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보잉 공장을 직접 방문해 이렇게 외쳤다.

“우리는 미국의 마지막 일자리까지 지키기 위해 싸울 것입니다. 미국 물건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십시오(Buy American and Hire American)!”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6월 22일(현지시간), 사우스 캐롤라이나 노스 찰스턴 공장의 직원들은 자신들이 곧 해고 대상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보잉社가 787 드림라이너 생산라인과 다른 공장에서 약 200명 정도를 해고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22일 보도했다.

보잉사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의 경쟁이 더 치열해졌습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비용을 줄여야 할 필요가 더 명백해 졌습니다. 이번 해고의 대상이 된 사람들에게 다른 일자리를 찾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회사 차원의 지원을 제공할 것입니다,”

회사는 아직 대상자들에게 해고를 통보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 대부분은 운영 관리, 엔지니어링, 품질관리, 교육 부서 등에 근무하는 사람들이다. 회사측은 또 대상 규모가 얼마나 되며 해고가 언제부터 시작될 것인지도 정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보잉의 사우스 캐롤라이나 공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워싱턴을 벗어나 방문한 첫 번째 회사였다. 방문 목적도 중요한 경제 정책을 발표하거나 백악관의 새로운 계획을 홍보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대통령은 단지 이 회사의 새 드림라이너 모델의 출시를 축하하기 위해 그곳을 방문했었다.

“우리는 미국의 기술과 미국의 생산을 축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바로 우리의 일자리를 축하하기 위해 이곳에 모인 것입니다!”

보잉은 미국에서 14만 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대부분은 워싱턴, 캘리포니아, 미주리, 그리고 사우스 캐롤라이나 지역이다. 공장에서 비행기를 조립하는 일하는 현장 근로자는 5만 여명에 달하며, 그 중 7300여명이 사우스 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일한다.

보잉은 지난 해 12월 새 기종의 수요 감소로 금년도에 인원을 삭감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또 2017년에 보잉 777 생산이 40% 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것도 숨기지 않았다.

워싱턴주에서는 지난 3월 직원들의 자발적 의사로 1880명의 명예 퇴직을 허용했다. 4월에는 시애틀 공장에서 500명의 노동자들이 비자발적인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현지 언론인 시애틀 타임지가 보도했다.

기계 노동조합의 조나단 바타글리아 조합장은 지난 해에도 보잉의 사우스 캐롤라이나 공장에서 700여명의 근로자들이 바이아웃(buy-out) 방식으로 해고됐다고 전했다. 바이아웃은 계약 만료 전에 직원에게 연봉을 지급하고 퇴직을 유도하는 제도다. 보잉의 노스 찰스턴 공장은 이 노조에 가입하지 않았다. 이번에 발표된 해고는 이 공장의 첫 비자발적 해고로 사우스 캘리포니아의 노동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바타글리아 조합장은 이렇게 주장했다.

“보잉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이 공장의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가족’으로 생각될 만큼 직업 안전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경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주주와 임원들의 수익에 관한 문제일 뿐입니다.”

그러나 보잉社는 미국의 일자리 창출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한다. 이 회사의 웹사이트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실려 있다.  

“보잉이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공급 체인과 미국 전역에 걸쳐 고부가 가치의 항공 우주 산업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핵심 역할을 할 것입니다. 2015년 한 해 동안 보잉은 1만 3600개의 회사에 500억 달러(57조원)의 돈을 지불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관련 공급 체인에 150만명의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