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재규어,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고성능 전기차’로 대표되는 테슬라를 좇기위해 가속 폐달을 밟고 있다.
자동차 배출가스로 인한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데다 각국의 환경 규제가 심해지자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전기차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디젤 엔진 개발을 포기한 기업도 나왔다.
대부분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갖춘 전기차를 생산해 최근 주가를 높이고 있는 테슬라를 목표로 삼고 있지만, 다른 셈법을 가진 곳도 상당하다.
현대차, 제너럴모터스(GM) 등은 효율성을 극대화한 실용적인 전기차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최대 자동차 생산그룹인 토요타는 당장은 하이브리드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판매에 주력한 뒤 기회를 틈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구상이다.
디젤 버린 볼보,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까지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웨덴 자동차 업체 볼보는 최근 전기차 사업 부문 ‘폴스타(Polestar)’를 새롭게 분사하기로 결정했다. 폴스타는 볼보의 고성능차 라인업을 담당하던 부서다.
볼보는 폴스타 브랜드를 통해 이른 시일 내 전기차 신모델을 공개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제원이나 출시 시기 등은 3분기께 알려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볼보가 고성능 전기차를 양산, 테슬라와 경쟁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0년 중국 지리자동차로 주인이 바뀐 볼보는 빠른 결단을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디젤차의 강자로 평가받고 있지만, 최근 디젤 엔진에 대한 ‘개발 중단’을 선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볼보는 현 세대 디젤 엔진을 오는 2023년까지만 생산할 방침이다.
볼보는 지난 2015년 10월부터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가 터지고 한 달 뒤 일이다.
영국의 자동차 업체 재규어는 최근 테슬라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했다. 내년 양산이 예정된 전기차 ‘I-페이스(PACE)’가 호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90kW급 배터리를 장착한 I-페이스는 완충 시 500km(유럽 기준)를 달릴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00마력대의 힘, 제로백 4초(유럽 기준)를 충족해 모델 S의 강력한 라이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판매 중인 테슬라 모델 S 90D의 제로백은 4.4초다.
폭스바겐 역시 369마력에 제로백 5초대를 구현하는 ‘I.D. 버즈’를 2020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차는 1회 충전으로 600km를 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진짜 전기차의 매력은 ‘효율성’에서
역동적인 주행성능 대신 효율성을 극대화해 실용적인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운 기업도 있다.
테슬라 역시 로드스터, 모델 S, 모델 X에 이어 하반기 생산이 예정된 ‘모델 3’를 통해 이 같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보급형 전기차’를 표방한 모델 3는 300km 수준의 주행가능거리를 갖추며 3만5000달러(약 4000만원) 수준의 금액에 판매될 예정이다.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서는 GM이 테슬라보다 선두 업체다. 쉐보레가 올해 출시한 볼트 EV는 1회 충전 시 383km를 달릴 수 있어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90kW급 배터리를 장착한 테슬라 모델 S 90D는 378km를 달리지만, 60kW급 배터리를 품은 볼트 EV는 주행거리가 더 긴 것이다.
현대자동차 역시 이쪽 시장에 집중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대차는 내년 초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를 기반으로 한 신형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차는 60kW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시 약 390km를 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