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한국은행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부동산과 연계된 금융 위험노출액(익스포저, Exposure) 규모가 1644조원까지 치솟은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 관련 금융 위험 노출액이 늘어날 경우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협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은행이 22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 전체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는 약 1644조원으로 추산됐다. 특히 2011~16년중 익스포저 증가율(연평균)은 11.1%로 같은 기간중 연평균 민간신용(6.0%) 및 명목GDP 증가율(4.4%)을 크게 상회했다.

익스포저란 특정 기업 또는 국가와 연관된 잠재적 위험금액이 어느 정도인가를 나타내는 말이다. 주로 받기로 약속된 대출‧투자금액‧파생상품 등 연관된 모든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금액이다.

예를들어 A은행이 소비자 B씨에게 3000만원을 대출해줬을 경우, A은행의 B씨에 대한 익스포저는 3000만원이 된다.

▲ 출처=한국은행

이번 금융안정보고서에서는 부동산 익스포저 범위를 ▲금융기관과 보증기관 ▲가계 및 부동산 관련 기업에 대한 여신 ▲부동산 관련 금융투자상품의 합계를 부동산 익스포저로 정의했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의 익스포저(채무보증 포함) 규모는 지난해 기준 904조원(전체의 55.0%)으로 기업(578조원, 35.1%) 및 금융투자자(금융투자상품 162조원, 9.8%) 익스포저를 상회했다.

특히 가계는 지난 2014년부터 공적기관을 통한 보증대출(주택구입 및 임차대출 등)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비중이 늘었다.

가계 익스포저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말 13.0%에서 2016년말 27.5%로 두 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기업은 PF대출 비중이 낮아진 반면 2015년 이후 주택 분양 등에 대한 사업자보증 비중이 같은 기간 중 28.1%에서 41.9%로 크게 뛰었다.

금융투자상품의 경우 부동산펀드·리츠 등 간접투자자산 비중이 30% 내외를 꾸준히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운데 공적기관의 보증대출 확대에 따른 MBS 발행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회사채·CP비중은 낮아졌다.

▲ 출처=한국은행

금융기관과 보증기관, 금융투자자를 기준으로 부동산 익스포저를 재분류하면 지난해 기준 금융기관의 익스포저가 56.2%(924조원)로 가장 컸다. 그 다음으로는 보증기관 32.5%(534조원), 금융투자자 11.3%(185조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변화를 보면 금융기관이 가계 및 기업의 부동산금융 관련 리스크를 부담하는 비중이 점차 하락하면서 공적기관(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등 특정 자산군에 대한 익스포저가 경제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크거나 증가세가 빠를 경우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집중리스크)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공적기관의 보증관련 익스포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