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들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한 이후 대기업의 지분구조 개선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아직까지 뚜렷한 움직임은 없지만 김 위원장이 취임 이전부터 내 건 재벌 개혁 방침이 행동으로 옮겨지기도 전에 약효를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가장 빠르게 움직인 것은 SK와 한화 그룹이다.

SK케미칼은 21일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을 발표했고 한화S&C는 대주주 보유지분 의 매각을 결정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 최창원 부회장이 경영을 맡은 SK케미칼은 SK가스·SK플라즈마·SK건설 등의 자회사가 있는데 이를 새롭게 설립할 지주회사 아래로 모아 지배구조를 단순화 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SK그룹은 오는 12월 SK㈜와 SK케미칼 홀딩스(가칭) 등 두 개의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 사실상 SK그룹이 두 개 지주회사로 분할되는 셈이다. SK그룹은 이같은 결정에 대해 주주가치 극대화와 각 사업별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로써 SK그룹은 공정위가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것으로 알려진 4대 대기업 가운데 가장 단순화한 지배구조를 갖추게 됐다.

한화그룹내 시스템통합(SI)자회사인 한화S&C가 주식시장 상장(IPO)을 앞두고 대주주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한화S&C는 한화그룹의 시스템통합 작업을 주업무로 하는 회사로 지난해 매출액 8579억원, 영업이익은 1464억원에 달했던 알짜회사다. 매출액 가운데 4362억원은 그룹내에서 이뤄진 거래로 발생했다.

이에 따라 한화S&C의 이 같은 조치는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기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한화 그룹은 22일 “대기업의 내부 거래를 규제하는 공정거래법의 취지에 부응하기 위해 사업구조 조정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한화 S&C 사업부문의 경우 물적분할하고 지분 일부를 외부 투자자에게 매각하기 위한 딜을 진행 중이지만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이같은 조치는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등에 저촉되지 않도록 오너일가 대주주의 지분 구조를 조정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라며 “앞으로 추가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