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위키미디어

5년 전, 블루 에이프런은 사람들에게 집에서 요리할 수 있는 식재료를 배달해, 좀처럼 혁신을 보기 힘든 이 산업에 혁신을 가져 오겠다고 약속했다. 이 회사는 농장이나 생산자들로부터 직접 신선한 식재료를 받아 낭비가 거의 없도록 쓸 만큼만 미리 달아서 가정으로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것은 식품점들과 웬만한 식당들을 붕괴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은 사업이었다.

“우리는 야심 찬 미래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 좋은 식품 공급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지요.”

오래지 않아 2500만 건의 주문을 기록하면서, 이 회사는 급속도로 성장했다. 회사는 창업자들이 회사의 운명을 계속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주를 발행하는 상장 계획을 발표했다.

그런데 지난 16일, 이 회사의 IPO 계획에 엄청난 불확실성이 등장했다. 이 회사가 주당 가격을 15달러 내지 17달러로 책정하고 5억 8650만 달러(약 6700억원)를 조달하려는 계획을 발표하기 불과 사흘 전에, 아마존이 홀푸드 마켓(Whole Foods Market)을 137억 달러(15조 63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새로운 혁신으로 기존 시장을 붕괴하려 했던 블루 에이프런이 오히려 졸지에 붕괴될 상황이 돼 버린 것이다.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에이프런의 예상 투자자들이 전망을 다시 저울질할 것이기 때문이다.

블루 에이프런은 아마존의 홀푸드 인수 발표 3일 후에 뉴욕 증권 거래소에 제출한 신청서에서 이 문제에 대한 심각한 인식을 그대로 표현했다.

“경쟁하는 산업에서 기업의 합병과 협력은 더 치열한 경쟁을 부를 뿐입니다. 그것은 우리보다는 공급자와 소비자의 관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분석가들은 “블루 에이프런의 가장 큰 도전은 아마존이 이 시장에 갑작스럽게 뛰어들었다는 사실보다는, 젊은 회사들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지속적인 사업 모델을 찾아 나가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IPO 자문 회사인 클래스 브이 그룹(Class V Group)의 레슬리 프후랑 파트너는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식품 산업은 미국에서만 규모가 수 조 달러나 되는 큰 시장입니다. 지난 수 십년 동안 이 부문에서는 그다지 큰 혁신이 없었지요. 이 산업에서의 혁신가들이 모두 (블루 에이프런처럼)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마존이 이 전통 산업을 혁신하기에는 시간이 좀 걸릴테니까요.”

▲ 출처= amazonfresh+blueapron

블루 에이프런이 지난 5년 동안 놀랍게 성장했지만(2014년 7780만 달러에서 2016년 7억 9500만달러), 손실 또한 크게 늘었다(2014년 3080만 달러에서 2016년 5490만 달러). 현재에는 자체 건물을 구입하는데 돈을 쓸 만큼 수익이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고객 기반과 공급자 네트워크를 늘리고, 마케팅 채널을 확장하고, 유통 및 고객 서비스 인프라 구축과 종업원 고용, 기술 확충에 계속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비용과 자본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아마존의 홀푸드 인수 발표 전에, 블루 에이프런은 다음 주에 거래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었다. 소매 및 소비재 기업 분석 전문 회사인 탭스 어낼리틱스(Tabs Analytics)의 커트 제타 CEO는 “아마존의 홀푸트 인수와 블루 에이프런이 추진하는 사업에 약간의 차이는 있긴 하지만, 이번 아마존 발표로 인해 전반적으로 블루 에이프런의 상장에 전체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