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또 공급과잉 우려에 또 이틀 연속으로 하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이 원유 감산에 나섰지만 미국과 나이지리아 등의 증산 소식이 유가를 밀어내렸다.  국제유가는 이미 21일 지난 2월 말 최고치에 비해 20% 이상 급락해 소위 말하는 ‘약세장’에 진입했.  상반기에 20% 유가가 떨어진 건 1997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대 초반으로 밀리면서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내려갈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21일(미국 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원유의 벤치마크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98센트(2.25%) 하락한 배럴당 42.5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42.13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점까지 떨어졌다. WTI는 전날 고점에 비해 20% 이상 하락해 '베어 마켓(약세장)'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8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1.20달러(2.6%) 떨어진 44.82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는 1월 고점에 비해 약 22% 하락한 것이다. 브렌트유가 약세장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WTI는 장초반 배럴당 43.77달러 선에서 거래되다 일시 44달러까지 올라 지난해 수준을 회복하는 듯 했다. 그러나 미국의 원유재고량은 줄었으나 생산이 늘고 있다는 미국 정부 발표에 글로벌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는 추락했다.

20일 미국석유협회(API)에 이어 미국에너지정보청(EIA)도 이날 이날 16일로 끝난 한주 동안 미국내 원유재고량이 시장예상치(210만배럴 감소)를 웃도는 270만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지만 국제유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원유재고량이 감소했지만 생산량이 직전부에 비해 2만배럴 증가한 935만배럴에 이르러 글로벌 공급과잉 우려를 키웠다.

API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272만 배럴 감소한 5억860만배럴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21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산유국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들은 내년 3월까지 하루 180만배럴을 감하기로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감산합의에서 제외된 리비아와 나이지리아 등이 증산하고 있고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늘면서 이를 상쇄하면서 유가는 하락압력에 내려앉은 것이다.

미국산과 같은 경질유인 나이지리아의 8월 원유 수출량이 하루 200만배럴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리비아는 하루 5만배럴 증가한 88만5000배럴을 생산하면서 국제 원유 시장은 문자 그대로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다.

에너지에스펙츠의 암리타 센 수석 애널리스트는 CNBC에 “지금의 유가 하락은 떨어지는 칼과 같다”면서 “ 단기적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