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시스타는 강원도 자연과 어우러져 영월을 대표하는 리조트다. 동강시스타의 주주는 산업통상자원부가 관장하는 광해관리공단이 최대주주이고, 그외에 강원랜드, 영월군, 강원도로 이루어져 있다.

동강시스타가 부채의 초과로 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된 원인은 회사의 설립 초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동강시스타의 공사비용은 1600억원이다. 정부가 지원한 금액은 1100억원이다. 동강은 나머지 부족분 500억원을 충당하기 위해 은행으로부터 차입하고 분양에 몰두했다.

한 해 매출 규모가 100억원 남짓한데, 500억원의 차입금에 이자비용을 충당하려니 많은 부담이 됐다. 동강시스타는 설립 당시 정부의 예산오류로 부족한 자금을 은행과 분양을 통해 해결하면서 경영난에 봉착했다.

여기에는 경영진의 무능도 한몫을 했다. 전임 대표의 전횡으로 노조는 국무총리실에 감사를 시행해 달라고 탄원을 넣기도 했다.

결국, 동강시스타는 감사를 받게 됐다. 투명하지 않은 업무추진 비용과 시설을 개인 별장처럼 이용한 것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노조와 지역주민은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로 인한 폐단이라고 입을 모았다.

순탄치 않은 법정관리

올 1월 동강시스타는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동강시스타의 부채는 약 43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 중 담보채무는 210억원이고 최대 채권자는 농협이다. 나머지 220억원은 일반 채무다.

동강시스타의 회생은 순탄치 않았다. 회생법원의 실사 결과 동강시스타의 청산가치는 계속기업가치보다 높게 나왔다.

동강시스타를 실사한 조사위원은 동강시스타의 청산가치는 290억원이고, 계속기업가치는 160억원이라고 평가했다. 즉 동강시스타가 파산하면 채권자들이 290억원을 배분받을 수 있는 반면, 계속 운영을 해서 갚는다면 채권자들이 10년 동안 160억원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회사를 운영하기 보다는 이대로 파산하는 것이 채권자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뜻이다. 이 당시만 해도 동강은 파산위기에 직면했던 것.

이런 위기 속에서 기존 대표이사로서 법원이 선임한 김오연 관리인도 사임했다. 동강시스타 관계자에 의하면 김 관리인이 법원과 임직원과의 갈등으로 사임했다고 밝혔다.

동강시스타의 자체 운용수익만으로는 채무를 갚기 어려웠다. 파산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동강시스타는 새로운 회생계획안이 필요했다.

법정관리가 만든 노·사 합의

법정관리 중 동강시스타의 실사결과는 동강시스타의 임직원에게 경각심을 줬다. 동강시스타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지역주민의 불안감도 고조됐다.

위기감을 느낀 노조와 동강의 임직원, 주주단은 지난 5월 협정을 맺고 동강시스타의 재건방법을 모색했다.

우선 동강시스타는 해임된 관리인 대신 박창선(55)전 동강시스타 운영팀장을 추천했다. 추천과정에서 노조와 지역주민의 목소리도 담았다. 법원은 박 관리인을 선임했다.

새로운 회생계획에 돌입한 동강시스타는 기존 조사위원의 조사보고서 결과를 반박하고 새로운 관리인 보고서를 제출했다.

관리인 보고서에 의하면, 동강의 청산가치는 190억원이고 계속기업가치는 440억원라고 밝혔다. 기업을 계속 운영하는 것이 훨씬 가치있다는 얘기다.

홍태성 동강시스타 노조위원장은 “동강시스타의 청산가치는 부지를 경매했을 경우 낙찰율에 따른 계산인데, 조사위원은 이 낙찰율을 전국 평균으로 산출한 것으로 부당하다”며“동강시스타의 부지는 강원도 내의 낙찰율에 따라 계산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홍 위원장은 박 관리인이 관리인 보고 당시, 부영건설이 인수한 태백 오투리조트의 낙찰율을 근거로 제시했다고 말했다.

동강시스타의 운명 가를 회생계획안은?

동강시스타의 향후 사업소득의 개선을 위해 강원랜드와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강원랜드 회원에 대해 포인트 혜택을 줘서 동강시스타의 시설 이용에 혜택을 주는 상품을 내놓은 상태다.

박찬성 동강시스타 관리인은 "이같은 상품으로 매출이 월 약 1억원 이상 올랐으며 역시 회생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강시스타가 새롭게 세운 회생계획안은 노조, 회사, 지역주민, 주주단이 사실상 묵시적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우선 노조는 인력을 감소하고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고액연봉자의 급여를 삭감했다. 이로써 절감되는 비용은 10년 동안 76억원. 이 돈은 고스란히 계속기업가치로 포함된다. 다만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홍 위원장은 "동강시스타가 강원랜드와 사실상 사업구조가 같다"며 "모두 폐광지역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설립했는데, 강원랜드는 대부분 정규직인데 비해 동강은 대부분 비정규직이어서 형평성이 맞지 않고 기업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역주민도 동강시스타 살리기에 나섰다.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주민이 멤버십에서 공유제로 전환한다. 이렇게 되면 회원권 채무가 매출로 전환되는 효과가 있다. 노조 관계자는 "지역주민들은 회원제를 남에게 빌려주는 것도 자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주단인 영월군청과 강원도청은 동강시스타의 비업무용 토지를 매입하기로 계획 중이다. 시설물이 없는 토지로, 이를 팔면 대금은 동강시스타의 채무변제에 사용한다. 영월군과 강원도는 이 토지를 이용해 어린이 박물관을 조성할 예정이다.

키즈파크와 연계해 동강시스타의 매출이 증가할 것이며, 이 또한 회생계획안에 반영된다. 영월군청과 강원도청의 한 관계자는 "동강시스타의 유휴지 매각대금을 약 50억원으로 추정하고 이 토지에 대한 개발계획에 대해 용역을 준 상태"라고 설명했다.

홍 위원장이 설명하는 회생계획안에 의하면 토지의 매각대금은 역시 동강시스타의 채무변제비용과 운용비용에 투입될 예정이다.

동강스시타의 회생계획안에는 시설 내에 스파를 매각해 최대 담보채권자인 농협의 채무를 변제하는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고 홍 위원장은 설명했다. 담보채무에 대한 이자비용을 줄일 목적이다.

동강시스타의 노조, 주주, 임직원들은 법정관리 절차과정에서 M&A를 원하지 않는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했다. 스스로 자구안은 통해 회생절차를 마무리한다는 의지다.

홍 위원장은 "동강시스타의 경영악화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당사자는 산업통산자원부인데, 이같은 책임을 사법부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동강시스타가 오히려 법정관리절차를 기회로 구조조정과 재건에 힘쓰는 모양새다. 동강시스타의 회생계획안은 이달 28일까지 제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