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블룸버그(Bloomberg) 홈페이지

미국의 자동차 업체 포드가 자사의 소형차이자 베스트셀링 모델인 ‘포커스’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옮긴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제조업체들을 압박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에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실리를 찾아 중국행을 택한 포드의 선택을 보며 트럼프 대통령이 벌써 레임덕에 빠진 것 아니냐는 평가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포드는 2019년까지 중국 충칭 공장 생산라인을 증설해 미국 수출용 포커스를 만들 계획이다. 충칭 공장에서는 이미 현지 판매용 소형차(포커스)가 생산 중이다. 미국용 제품 생산량은 연간 8만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드는 이를 통해 10억달러(약 1조1400억원)의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럽 포드가 만드는 포커스 물량은 생산을 지속할 전망이다. 이 중 일부 차종은 유럽에서 미국으로 수출할 것으로 보인다.

포드는 미국내 소형차 판매가 줄고 생산비 절감에 고충을 겪자 미국내 포커스 생산공장을 멕시코로 이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전부터 리쇼어링(reshoring·국외로 생산기지를 옮긴 자국 기업이 다시 돌아오는 현상)정책을 펴면서 국내외 기업들을 압박하자 포드도 멕시코 이전을 철회하고 트럼프 앞에 납작 엎드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한지 불과 6개월도 안돼 상황이 달라졌다. 러시아 스캔들 등에 휘말리며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수행지지도가 취임 후 최저치 수준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CBS 뉴스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수행지지도가 36%로 나와 지난 4월26일 대비 5%포인트 떨어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심각한 경영 위기에 처한 포드 입장에서는 트럼프의 ‘눈치’를 보기 보다는 실리를 챙기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다만 포드는 이번 포커스 생산기지 이전으로 인해 미국 내 일자리가 줄어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포커스 라인에서 앞으로 ‘레인저’ 픽업 트럭을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미국 외 지역에 공장을 짓고 있는 업체는 포드 뿐만이 아니다. 블룸버그는 19일(현지시간)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에 공장을 짓기로 합의하고 최종 조율을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25%에 달하는 중국의 관세와 생산성 향상 등을 위해 중국 진출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