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농민 사망 사인 정정은 진상규명의 시작일 뿐이다.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살인 사건의 제대로 된 해결을 촉구한다”

▲ 참여연대, 공공운수노조 서울대병원지회, 정의당 윤소하의원, 故백남기 농민 유족 대리인단 단장 이정일 변호사는 20일 오전 서울대병원 앞에서 故백남기 농민의 사인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사진=이코노믹리뷰 김윤선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이사 서울대병원 노조)는 2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대한의원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시위 중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숨진 ‘故 백남기 농민 사망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자리에는 故 백 씨의 유족인 부인 박경숙 여사와 딸 백도라지 씨, 국회 보건복지위 정의당 소속 윤소하 의원, 故 백남기 농민 변호인단 단장을 맡고 있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이정일 변호사가 참석했다.

유족들은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대병원 본관에서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은 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그동안 지켜봐 주시고 마음 아파해주신 분들과 백남기 농민 문제를 10대 국정과제로 뽑아준 새 정부, 우여곡절 끝에 사인을 수정해준 서울대병원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이철성 경찰청장의 사과에는 무엇을 잘못한지는 빠져있었다. 경찰의 직사살수에 의해 돌아가신 것을 인정하고 왜 사과에 1년 7개월이나 걸렸는지 해명해야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날 이정인 변호사는 “비록 문재인 정부는 고 백남기 농민 사건에 전적인 책임이 없다고 할지라도, 이전 정부에서 비롯된 일이라 할지라도 국민의 기본권과 행복 추구권을 보장할 업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국가는 피해자를 위로하는 공식적인 사과와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이 변호사는 “서울대병원은 나름 사망진단서를 정정하고, 가족들에게 사과하고, 경찰과 달리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였다”라며 “하지만 왜 ‘병사’라고 기재했는지 명백히 밝혀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 마이크를 잡고 발언을 진행하는 정의당 윤소하의원과 이정일 변호사(윤소하 의원 오른쪽).사진=이코노믹리뷰 김윤선 기자

윤소하 의원, “뇌물 받은 서창석 원장과 사인 왜곡한 백선하 교수 즉각 사퇴해야”

윤소하 의원은 현장 발언을 통해 서창석 서울대병원장과 백선하 교수 등 故 백남기 농민의 사인 왜곡에 관여한 관련자를 처벌하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서울대병원은 그간 故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수정하지 않다가 지난 15일 故 백남기 농민의 사망종류를 ‘병사’에서 ‘외인사’로 정정 발표했다.

이에 대해 윤소하 의원은 서울대병원이 7월 감사원의 감사를 앞둔 상황에서 갑작스레 사인을 정정한 것이 아니냐며 의구심을 표시했다.

윤소하 의원은 “서울대병원은 감사원 감사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어쩔 수 없이, 사인을 정정했다”며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은 오늘 유가족이 새로운 사망진단서를 발급받기 위한 면담을 진행하는 과정에 끼어들어 유가족에게 사과 의사를 표시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은 감사원이 올해 1월 공개한 '2017년 연간감사계획' 중 공공기관 기관운영 감사 대상 11곳에 포함돼 있다. 오는 7월 진행될 예정인 이번 서울대병원 기관감사는 지난 2008년 이뤄진 감사 이후 9년 만이다.

무엇보다 서창석 원장이 의료농단의 핵심 인물에게 뇌물까지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윤소하 의원은 “비선 의료농단의 실세 중의 실세인 서창석 원장은 서울대병원에서 故 백남기 농민의 잘못된 사망진단서를 정정하는 발표 현장에도 없었다”며 “서창석 원장은 양주 등 뇌물까지 받은 사실이 오늘 밝혀졌다”고 했다.

한국일보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최순실의 단골 성형외과 김영재 성형외과 원장의 부인인 박채윤 씨가 서창석 원장에게 각종 명품과 고급 양주, 고액 상품권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일보가 입수한 의료기기업체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 박채윤 씨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통해 확인됐다.

윤소하 의원은 “故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외인사’가 아닌 ‘병사’라고 왜곡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단 한 차례 반성의 기미도 없는 백선하 교수에도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특검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오늘) 서울대병원에서의 발언은 그간의 과정을 특검을 통해 진상규명하고 이에 따라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여기에는 국민의 힘이 여전히 작동되고 있음을 국회, 경찰, 검찰 모두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