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A 씨(26)는 잦은 가위 눌림 때문에 밤잠을 설친다. 한 번 가위에 들면 스산한 기분이 들고, 옆에서는 아이 웃음소리가 들려 다시 잠들기가 어려울 정도로 무섭다.

A 씨는 “고3 수능생 시절, 반복되는 가위 눌림에 밤잠을 설쳐 학업에 지장이 생긴 적이 있다”라며 “지금은 밤에 못 잔 잠이 낮에 몰려와 업무 진행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수면은 렘수면과 비(非)렘수면으로 나뉜다. 전체 수면 중 20~25%를 차지하는 렘(REM)수면 중 우리의 뇌는 깨어있을 때의 뇌처럼 활동이 활발해진다.

이때 우리는 꿈을 꾼다. 꿈을 꿀 땐 눈 근육과 호흡근을 제외한 몸의 근육이 마비된다. 뇌가 꿈과 현실을 혼동해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꿈을 꾸는 중, 즉 두 근육 외에 다른 부위가 마비되어 있는 상태에서 의식이 깨어나 눈을 뜨게 되면 마비된 근육이 이에 맞춰 재빨리 깨지 못해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이때를 ‘가위에 눌렸다’고 하는 것이다.

귀신이나 웃음소리, 바람, 호흡 곤란 등 환청이나 환각 증세가 나타나는 것도 ‘꿈’이다.

수면 마비, 청소년이라면 ‘정상’, 성인이라면 ‘스트레트’ 때문
가위눌림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가위에 자주 눌리면 건강에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닐까?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는 “성장기에는 성장호르몬이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꿈도 많이 꾸고, 가위 눌림도 많을 수 있다”라며 “가위눌림은 정상적인 증상임과 동시에 오히려 정신적, 신체적 발달에 도움이 된다. 꿈을 많이 꾸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신철 교수는 “성인이 되면 꿈을 꾸는 날도 줄어들고, 전체 수면에서 렘수면이 차지하는 비율도 낮아진다”라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수면제 등 화학 약물 복용을 하면 수면마비가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전적으로 수면 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아직 증명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수면 마비 중 호흡 곤란, 심장마비 등으로 사망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신 교수는 “옆에서 자극을 주지 않는 이상 수면 마비가 지속되는 시간은 15~20초 정도, 길어야 몇 분”이라며 “악몽을 꿨다고 사망하는 경우는 없다”고 단언했다.

심리 치료 통해 수면 개선
신철 교수에 따르면 수면 마비가 왔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가만히 있는 것’이다.

그는 “몸을 깨기 위해 몸을 움직이려 해고 몸은 움직여지지 않는다”라며 “손가락을 움직여서 잠에서 깬 것이 아니라, 깰 때가 됐기 때문에 깬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꿈’이라고 해도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친다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신철 교수는 “수면 마비가 자주 오는 기면증 환자들은 자극제를 통해 약물치료가 가능하다”라며 “일반인은 대개 스트레스가 원인이기 때문에 심리치료를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자기가 느끼고 있는 스트레스는 10%도 안 된다. 나머지 90%는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심리치료가 시행된다”고 덧붙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수면 리듬이다. 수면에 방해가 되는 카페인 음료를 마시거나 과음, 야간 흡연은 피하는 것이 좋다.

공포영화 속 무서운 장면을 보거나 과도한 스트레스 등도 가위눌림의 요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