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광명21세기병원

허리디스크, 척추관 협착증과 함께 3대 척추질환으로 불리는 척추전방전위증은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질환이지만 꾸준히 발생빈도가 늘어나고 있는 척추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2013년 14만8605명이였던 환자수가 1년 동안 약 5500명이 증가한 15만4071명으로 집계되었으며, 2011년과 비교해보면 약 2만명의 척추전방전위증 환자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환자의 성별 비율을 따져보면 남성 환자에 비해 여성 환자비율이 2.5배 높았으며, 그 중 50~60대가 44%를 차지하면서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 중 하나임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척추전방전위증이란 어떤 질환일까?

우리 몸의 척추 뼈는 일정한 정렬을 유지하며 S자 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아래 척추 뼈에 비해 위 척추 뼈가 배 쪽으로 미끄러져 튀어나오는 상태를 척추전방전위증이라고 한다. 척추전방전위증이 발생하면 그 증상이 척추관 협착증과 유사하여 혼동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주로 허리와 엉덩이 쪽 통증과 함께 다리로 뻗어나가는 통증을 느끼게 되며, 앉아있거나 오래 서있을 때, 많이 걷거나 허리를 뒤로 젖힐 때 증상이 나타난다.

신경관이 좁아지는 원인으로 다리 저림과 통증이 생기는 척추관 협착증과 달리 척추 뼈가 어긋나면서 증상이 나타나는 척추전방전위증은 뼈의 정렬의 변화로 아래쪽 뼈가 뒤로 밀려나갈수록 걸을 때 엉덩이를 뒤로 빼며 걷는 오리걸음의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의 운동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요추 4~5번에서 흔히 발생하여, 요추 4번에 문제로 신경이 눌린 경우에는 허벅지 앞쪽, 무릎주위, 다리 앞쪽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요추 5번이 엉치 뼈 앞쪽으로 미끄러지면 종아리, 발등, 다리 뒤쪽의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척추전방전위증의 원인은 선천적인 원인을 제외하면 외상, 악성 종양, 척추 수술 후 후유증 등이 있고, 주목해야 할 원인으로 척추분리증이라는 질환과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있다. 먼저 척추분리증이란, 척추 뼈의 뒷부분 중 척추 관절과 관절사이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깨지거나 조각나는 등의 결손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척추분리증은 그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절반에 가까우며, 무리를 하면 허리가 뻐근해지는 통증만을 느끼는 경우가 흔하다.

그렇지만 연결고리가 끊어진 척추는 움직임에 안정적인 대응이 어려워지면서 흔들림이 많아지고 끊어진 척추 뼈 부위에 변형을 가져와 결국 척추전방전위증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척추분리증으로 인한 척추전방전위증은 20~30대의 젊은 층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며, 허리에 반복적으로 주어지는 스트레스로 인한 후천적 골절이 주원인으로 역기, 체조, 축구 등 운동을 오래 한 사람에게 흔히 발생한다. 이러한 척추분리증과 상관없이도 중년층에서의 발생비율이 40%이상을 차지하게 만든 척추전방전위증의 원인은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라 할 수 있다.

우리 몸은 나이가 들수록 많은 신체의 다양한 변화를 가져오는데 척추, 관절 역시 그 변화를 피해갈 수 없다. 피부가 나이를 들면 탄력을 잃어가듯이 척추를 지탱해주는 인대와 근육 또한 퇴행성 변화를 거치면서 신축성을 잃고 근육은 점점 줄어들게 된다. 척추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던 인대와 근육이 힘을 잃으면 척추분리증처럼 연결고리에 문제가 생기지 않더라도 쉽게 척추 뼈가 미끄러지게 되어 척추전방전위증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척추전방전위증의 환자 중 40% 이상이 중장년층인 것도 이러한 이유로 설명될 수 있다. 평균적으로 본격적인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는 50대 이후 발생빈도가 높고 상대적으로 남성에 비해 근육양이 적은 여성은 폐경기를 지나면서 호르몬의 영향으로 발병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척추전방전위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허리 근육의 강화가 가장 필요하다. 척추분리증으로 척추가 불안정하다거나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었더라고 척추를 받쳐주는 근육의 힘이 강하다면 척추 뼈가 미끄러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허리 강화 운동으로 바닥에 엎드린 자세에서 상체 들어올리기, 무릎을 90도 구부려 세워 누운 자세에서 엉덩이 들어올리기 등이 있다.

또한 허리의 퇴행성 변화를 촉진하는 생활습관을 하나씩 고쳐나가야 한다. 바닥에 쪼그리고 앉거나 허리를 오랫동안 구부리는 자세, 허리를 과도하게 뒤로 젖히는 자세 등이 이에 해당한다. 모든 질병은 방심한 틈에 생겨나기 마련이다. 작은 습관의 변화, 작은 움직임의 시작이 척추 병을 예방하고 고쳐나갈 수 있음을 늘 기억하고 조금씩 실천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