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가을 스마트폰의 왕자는 애플의 아이폰이었다다. 갤럭시S, 갤럭시노트로 1년에 2회 프리미엄 라인업을 공개하는 삼성전자와 달리 애플은 1년에 1회, 그것도 가을에 프리미엄 시장 1위 아이폰을 출시해 많은 이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그러나 애플이 올해에도 ‘순조롭게 가을의 왕자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의 답에는 여러 변수가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쟁이 치열해지며 삼성전자가 애플을 추종하고 있었다면  패블릿 및 투톱 라인업 등의 측면에서 애플이 삼성전자와 가까워지는 등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올해 10주년을 맞는 아이폰은 하드웨어 측면에서 진일보한 기술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돼  가을의 왕자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프리미엄 하드웨어 스펙 경쟁 자체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성전자의 갤럭시노트 시리즈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업계가 갤럭시노트8의 행보에 시선을 집중하는 이유다.

▲ 모바일엑스스포즈가 공개한 갤럭시노트8 스케치. 출처=캡처

갤럭시노트8, 스타일러스 스마트폰 ‘대세’

애플이 신형 아이패드에 애플펜슬을 접목하는 순간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S펜을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이라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으나 스타일러스 스마트 디바이스에 대한 열망이 '패블릿'으로 수렴되는 트렌드는 여전하다는 뜻이다.

그 연장선에서 갤럭시노트8은 S펜의 기본 기능성을 강조하는 한편, 갤럭시노트4 당시 갤럭시노트 엣지에서 시작된 측면 디스플레이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는 갤럭시 상반기 라인업인 갤럭시S 시리즈를 거치며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미국의 IT매체 폰아레나는 2일 갤럭시노트8에 엣지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어 갤럭시S8의 기본 엣지 사양이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단면 디스플레이와 엣지 디스플레이 투톱 라인업에서 엣지 디스플레이로 완전한 방향 전환이 이뤄졌다는 뜻이다. 물론 갤럭시S8에서 시작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는 18 대 9의 화면비로 갤럭시노트8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

갤럭시 시리즈 최초로 듀얼 카메라 탑재도 점쳐진다. 모바일엑스스포즈(mobilexpose)에 따르면 수직으로 배치된 듀얼 카메라가 갤럭시노트8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으며, 갤럭시노트8 후면 지문인식 센서가 기기 내부로 들어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테크레이더는 16일(현지시각) 갤럭시노트8으로 추정되는 영상 이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의 웨이보를 통해 알려진 갤럭시노트8은 투명한 전면 패널과 베젤리스 디자인이 적용된 제품으로 보인다. 완전한 제로 베젤에 가까운 디자인이 아니라 상단에 적외선 센서를 위한 별도의 공간이 남겨진 대목은 앤디 루빈의 에센셜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공개된 갤럭시노트8의 디스플레이 크기는 6인치며 4K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지문 센서는 일단 후면에 배치돼 있어 다른 유출 이미지와는 차이를 보인다. 스크린 일체형 지문인식 기술에 대해서는 아직도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구체적인 스펙은 확실하지 않지만 스냅드래곤 835와 엑시노스 8895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출시시기에 따라 스냅드래곤 후발 라인업이 탑재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6GB램에 256GB 저장공간과 배터리는 4000mAh로 예상된다. 갤럭시S8 라인업의 스펙에서 한 단계 성장을 가정한 스펙 예상이다.

출시시기는 분분하지만 8월 말이나 9월 초가 유력하다. 일각에서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17에서 갤럭시노트8을 만나지 못할 가능성을 말하기도 한다. 갤럭시노트7의 실패가 리우 올림픽 시기를 맞아 아이폰7S과의 무리한 경쟁을 의식해 완성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시간을 두고 ‘명작’을 만들겠다는 각오는 삼성전자가 올해 초 MWC 2017에서 갤럭시S8 공개를 늦췄던 장면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 폰아레나가 전제한 웨이보 갤럭시노트8 유출. 출처=캡처

파생 라인업, 분위기 이어갈까

삼성전자가 상반기 갤럭시S8을 성공적으로 출시하면서 지난해 갤럭시노트7 악몽을 덜어낸 가운데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의 성패는 갤럭시노트8의 성능은 물론 ‘중간다리 역할’을 해야하는 파생 라인업의 성적에도 달렸다.

LG전자가 LG G6 플러스 등을 통해 나름 고무적인 성장세를 하반기 LG V30으로 이어가려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갤럭시노트7의 리퍼비시 제품인 갤럭시노트FE가 중요하다. 7월7일 공개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LG G6에서 메모리 용량을 늘린 LG G6 플러스와 정면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노트FE는 갤럭시노트7보다 배터리 용량을 300mAh 낮춘 3200mAh로 지원하며 그 외 기능은 대부분 프리미엄 라인업을 따라간다. 아이폰이 갤럭시S8의 선전에 대응하기 위해 상반기 아이폰 레드를 출시한 것처럼, 갤럭시노트FE의 성적은 추후 갤럭시노트8 미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균형도 필요하다. 갤럭시노트FE가 예상보다 많이 팔릴 경우 갤럭시노트8 이용자들을 대거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위 시장 ‘카니발리즘’이다. 갤럭시노트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유지하며 ‘중간다리’의 성적을 끌어올려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통해 패블릿과 스타일러스의 가치를 개척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만만치않은 상대가 포진해 있기 때문에 갤럭시S8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는 평가다.

아이폰8의 경우 터치ID와 광학 지문인식 센서가 디스플레이에 통합되는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이며 홈버튼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18대 5.9의 디스플레이를 차용해 세로 비율을 키우는 트렌드를 따라갈 것으로 전망되며 3가지 라인업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아이폰8은 아이폰 10주년이라는 상징성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실험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LG전자의 LG V30은 모델 용량을 32GB, 64GB, 128GB로 나눌 것으로 보인다. 고집스럽게 추구하던 G 시리즈의 단점들을 조금씩 포기하고 있다. 듀얼 카메라가 들어가며 5.7인치로 IPS LCD가 유력하다. 일각에서는 5.8인치 평면형 플렉서블 OLED를 탑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쟁은 전통의 강자 아이폰이 버티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이 ‘얼마나 좋은흐름을 이어가느냐’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복병인 LG전자도 체크 포인트다. 치열한 가을의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