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명맛집’은 분식점이다. 생명을 찾는 맛집이 ‘분식점’이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보통 분식이라 하면 길거리에서 파는 군것질을 생각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본디 밀가루 음식을 파는 가게를 칭하는 말로, 학교나 학원가에서 떡볶이 등의 간식을 파는 작은 가게를 일컫는 것이 일반적인 점도 한몫한다.

분식점은 학생들의 전유물처럼 부담 없이 사 먹을 수 있도록 값싼 ‘길거리 음식’을 주로 판매한다. 이러다 보니 분식점은 허가를 받지 않고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오래된 식재료를 사용한다거나, 위생관리가 철저하지 못해 식중독의 주범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분식점도 이제 달라지고 있다. 그야말로 프리미엄 시대가 열렸다. 프리미엄 분식을 지향하는 프랜차이즈가 등장하면서 깔끔한 인테리어와 고급 재료들이 섞여 나오는 여러 종류의 길거리 음식을 판매하는 새로운 분식집 문화가 급속도로 퍼졌다. 독립 브랜드를 지향하는 그야말로 족보가 있는 분식점들도 등장하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 인덕원, 분식을 요리로 승화한 특별한 분식점이 있다. 이곳은 화학조미료나 빙초산을 사용하지 않고 천연 조미료만을 고집하는 기존 ‘길거리 음식’의 상식을 파괴하고 있다.

 

▲ 경기 안양시 인덕원에 위치한 김오튀의 6가지 주메뉴. 왼쪽위부터 왕새우, 통오징어, 왕김말이. 하단 왼쪽부터 씨푸드볼, 떡볶이, 오댕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1. 음식 종류

분식 위주 한식

 

2. 위치

▲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에 위치한 김오튀. 'A'로 표시되어 있는 곳이 김오튀 매장 위치다. 사진=네이버 지도 캡처

· 주소: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906-4

· 영업시간: 평일 10:00 – 22:00 / 토요일·일요일·공휴일 휴무

· 가격: 떡볶이 2800원, 순대 3000원, 통오징어 튀김 몸·다리 3900·1900원, 왕김말이 1500원, 왕새우 1900원, 시푸드볼 2800원, 어묵 개당 500원, 감자튀김 2000원, 크림생맥주 2800원, 기타 음료수 1500원

· 연락처: 031-8086-7718

 

3. 상호

'김오튀'는 '김말이와 오징어 튀김'을 합해 만든 이름이다. 이 메뉴는 가게 대표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메뉴이기도 하다. 김말이와 오징어 튀김을 승부로 단독 브랜드를 갖기 위해 이렇게 지었다고 한다. 

 

4. 경영철학

김오튀를 찾은 <이코노믹 리뷰>가 경영철학이 무엇인지 묻자 “무조건 맛있게 만들자”라며 “다만 맛있어도 건강한 분식을 만들어 내 보자”라고 말했다.

김오튀를 시작하게 된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가게를 운영하는 소의영·최은규 공동대표는 인덕원에 위치한 카페 사장(소의영 대표)과 오래된 단골손님(최은규 대표)으로 만나, 천연 재료를 이용한 분식집을 만드는 것에 의기투합해서 공동창업을 하게 됐다. 그만큼 가게는 천연 재료를 사용한 요리에 특화돼 있다는 게 특징이다. “천연 재료를 이용해 가장 맛있는 분식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김오튀를 설립한 이유이자 가게 경영 철학이다.

▲ 경기 안양시 인덕원에 위치한 김오튀의 6가지 주메뉴. 왼쪽 상단부터 차례로 왕새우, 통오징어, 왕김말이. 왼쪽 하단부터 씨푸드볼, 떡볶이, 오댕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5. 주메뉴

김오튀의 주메뉴는 4가지 튀김류와 떡볶이다. 분식점에 빠질 수 없는 순대와 오댕, 각종 음료도 함께 판매한다.

4가지 튀김류는 통오징어와 왕김말이, 왕새우, 시푸드볼이다. 이들은 일본식 튀김처럼 풍성하지는 않지만 바삭한 맛이 일품이다. 사뭇 감자칩과 같은 느낌의 식감을 유발한다. 이 중에서도 김말이가 정말 색다르다. 이 가게는 김말이는 주메뉴 중에서도 단연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크기부터 다르다. 김오튀 김말이는 웬만한 시중에 파는 김밥과 비슷한 크기다.

▲ 경기도 안양시 인덕원에 위치한 김오튀의 왕김말이. 왕김말이는 양파, 양배추, 파, 고기, 당면을 볶아서 만든다.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김말이는 양파, 양배추, 파, 고기, 당면을 볶아서 만든다. 당면은 가게에서 특별히 제작한 양념을 이용해 하루 정도 묵혀놓는다. 그래야 당면이 김말이에 잘 말리기도 하고, 매콤한 맛이 배어 김말이 특유의 느끼한 맛을 잡아준다. 김오튀는 하루에 60~70개 정도 김말이를 만드는데, 아침에 20개, 점심에 20개, 저녁 전 20~30개 정도로 정해둔 매시간 새로 말아 튀긴다. 튀김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김오튀 김말이는 예약해야 먹을 정도로 인기메뉴다. 이날도 인터넷 지도를 보고 찾아오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분식점하면 떡볶이를 빼놓을 수가 없다. 김오튀는 김말이와 오징어 튀김이 주메뉴지만, 떡볶이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김오튀에서 판매하는 떡볶이는 화학조미료 대신 13가지 식재료를 넣어 우려낸 육수를 사용한다. 전체적으로 달고 매콤한 맛이 특징이다. 아이들도 먹을 수 있을 만큼의 매콤한 맛이다. 떡볶이 떡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떡이 아닌 매장 대표가 직접 공수한 떡으로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낸다. 특히 감칠맛 나는 양념이 쏙 배어 맛이 좋다.

▲ 김오튀 떡볶이.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6. 맛의 비결

김오튀 떡볶이가 특별한 점은 마른 표고를 직접 물에 푹 곤 육수와 함께 사용한다는 점이다. 소의영 사장의 말에 따르면 마른 표고를 물에 푹 고아내면 육수 맛이 미원 맛과 똑같다고 한다. 이 때문에 떡볶이에 마른 표고를 넣어 맛을 한층 높였다. 마른 표고 가격이 제법 비싸지만 천연 조미료에는 필수여서 맛을 위해 선택했다고 한다.

김오튀에서 판매하는 오징어 튀김이 아주 바삭한 편인데, 그 바삭함을 빵가루를 통해 표현했다. 김오튀 오징어 튀김은 양념에 4~5시간 재워둔 오징어를 튀김 가루를 최대한 얇게 묻힌 뒤, 빵가루를 입혀서 튀긴다. 함께 판매하는 시푸드볼도 어육살과 해물 등을 완자처럼 만들어서 빵가루를 입혀 판매한다.

사실 가장 큰 맛의 비결은 가게 대표의 천연 재료에 대한 사랑이다.

김오튀 이전에 고급 호텔 레스토랑 요리사로 근무했던 소 대표는 매일 요리 연구에 몰두한다고 한다. 이는 최 대표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천연 재료를 이용한 분식을 연구했고, 연구하고 있다.

 

7. 특별한 서비스

김오튀가 제공하는 특별한 서비스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가게 대표에 따르면 분식점을 운영하기 위해 점포를 구할 때부터 테라스가 있는 장소를 찾았다고 한다. 분식이 ‘길거리 음식’이라는 점을 세련되게 이용하고 싶어서였다.

실제로 김오튀는 일반 분식점과 달리 테라스가 있다. 분식점에 웬 테라스냐고 의아해할 수 있다. 김오튀의 튀김과 맥주의 환상적인 조합이 이뤄지는 곳이 테라스다. 가게 주인장에 따르면 김오튀를 찾은 성인 고객들은 오징어 튀김을 먹기 위해 맥주를 마신다고 한다.

가게는 1만원 이상 주문할 경우 배달을 해준다. 김오튀는 기업 단지 사이에 있는 만큼 직장인들이 많이 애용하는데, 주변 기업 중에는 한 번에 30만원어치씩 구매해가는 단골들이 많다.

* 식재료 어디서 구입하는지

재료는 아침마다 시장에 가서 사들인다. 가게 대표가 재료를 구입하는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재료를 구입할 때에는 신선도를 항상 최우선으로 확인한다. 앞서 언급한 떡과 해물 같은 경우 특별히 선별한 거래처를 통해서 재료를 받는다. 남은 음식과 재료는 가게 운영 종료와 함께 일체 폐기한다.

 

▲ 경기도 안양시 인덕원에 위치한 김오튀.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8. 고객이 전하는 '김오튀'

김오튀를 찾은 한 손님은 음식 맛에 대해 묻자 “맛있다. 정말 맛있다. 분식이 어떻게 이런 맛인가”라며 “이 가격에 이런 퀄리티가 나올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김오튀는 일반 프랜차이즈 분식점에 비해 다소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떡볶이 15인분과 김말이를 사기 위해 방문한 단체주문 손님은 “웰빙 시대가 이제는 분식에까지 전해지고 있다”며 “근무하고 있는 회사에서도 저렴하지만 건강한 요깃거리로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단체주문 손님은 또 “가게 사장이 허락해준다면 김오튀 프랜차이즈를 내보고 싶다”고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