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농업 도시 저장성 샤오싱 현의 오염 실태(출처 : 중신망)

최근 홍콩 동방일보가 중국 전역에 중금속으로 오염된 ‘카드뮴 쌀’이 유통됐다는 보도와 관련, 부유층을 중심으로 일본산 유기농 쌀의 구매가 확산되는 등 중국 농산물에 대한 중금속 오염 불신과 외국산 유기농 식품의 수입 수요가 커지고 있다.

문제가 되는 카드뮴 쌀의 지원지는 연간 2600만 톤의 쌀을 생산하며 전체 중국의 미곡 생산량 중 13%를 담당해 온 후난성(湖南省) 지역이다. 이 지역의 창사(長沙) 시는 삼국 시대 때부터 중국의 농업과 상업 중심지로 알려져 왔고, 벼 박물관이 위치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후난성의 농지 40% 가량이 발암물질인 카드뮴에 의해 오염돼 ‘죽음의 땅’이 되고 있는 셈이다.

중국 농업과학원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 간 지속하기로 한 농지 중금속 오염 조사 과정에서 ‘인산 비료가 아닌 공업 오염이 카드뮴 쌀의 원흉’이라고 지적하며 토양에 흘러 든 폐수, 합성수지류 등이 카드뮴 함량을 높이는 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농업과학원은 ‘엽채류가 줄기류 채소보다 중금속을 더 잘 흡수하며, 곡식의 뿌리가 알보다 훨씬 중금속 함량이 높다’고 지적하며 작물의 종류와 부위에 따라 위험 수준이 각기 다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토양오염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국 전역 농지 오염 면적은 전체의 19.4% 수준이다. 오염된 토양의 절반 가량은 카드뮴과 비소가 검출되는 지역이었다. 베이징 인근 텐진 시(市)의 경우 농지 오염 비율은 71%에 이르며, 주요 경작지인 광시성, 광둥성 일대 역시 최고 40%까지 농경지가 오염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사실상 곡창지대가 불모지로 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 한국에서 수입하는 중국산 쌀에서도 여러 차례 악취가 나고 곰팡이처럼 보이는 이물질 등이 발견되는 등 방역 상의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중국산 농작물 수출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중국 내륙 농지의 오염으로 인한 황폐화는 현지인들이 해외산 농작물로 관심을 돌리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해외 식량 수입량은 최근 5년 간 연평균 15% 가량 성장하고 있고, 지난 10년 동안 수입 식품 시장 규모 역시 4배 이상 늘어났다.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들의 현지화 마케팅 컨설팅 및 홍보 전문 기업인 엘비즈 코리아(L-biz Korea)는 각종 기관 통계를 인용하며 ‘2018년에는 중국의 식량 수입 규모가 77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또 ‘식용 식물성 기름, 시리얼, 유제품 등이 식량 수입의 절반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 고급 식료품 배송 전문 쇼핑몰 필즈차이나닷컴(출처 : Fieldschina.com)

고급 식료품점이 상하이, 선전을 비롯해 각 도시에 문을 열고 있는 것도 이런 트렌드와 무관치 않다. 수입 식품이 70%를 차지하는 올레 슈퍼마켓은 2016년에만 50개의 점포를 열었다. 월마트의 경우에는 2007년부터 직영 농장을 통해 재배된 유기농 생산물을 중국 시장에 유통하고 있다.

또 온라인에서 물, 음료, 유기농 식재료 등을 판매하기 위해 개설한 O2O(online to offline)쇼핑몰 필즈차이나 닷컴(FieldChina.com이나 케이트 앤 키미(Kate and Kimi) 등도 활성화되고 있다. 필즈차이나 닷컴은 2016년에 중국 동부 해안도시를 포함 약 200개 지역에 상품을 유통했고, 1위 리테일 유통업체인 가오신 소매그룹의 페이뉴망(feinuman.com)에 의해 인수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칭화대학 교육학과의 김한나 교수는 “중국 소비자들도 점점 환경 오염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면서 고급 유기농 제품을 찾고 있다. 광저우나 홍콩 등에서는 이미 카드뮴 쌀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해외산 쌀, 유럽산 생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김 교수는 ”앞으로 한국 유기농 제품 생산 기업들도 중국 시장 내 해외 농산물에 대한 관심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향후 한국 농업 분야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 확대 가능성을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