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쪼는 광역학치료법을 이용해 말라리아를 치료하는 방법이 국내 연구진이 개발됐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은 이 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임채승 교수팀과 연세대학교 이과대학 화학과 김용록 교수팀은 철 나노입자를 이용한 광역학치료를 하면 말라리아의 원인 기생충인 적혈구 내 열원충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밝혀냈다고 16일 전했다.

 

광역학치료는 빛에 반응하는 이상 세포만을 죽이는 치료법이다. 광과민제를 혈액에 주사한 뒤 적정 파장의 레이저광을 조사, 빛을 받은 광과민제가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게 유도해 정상적인 세포를 제외한 말라리아 병원체와 세포를 사멸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나노 크기의 광 기능성 나노입자(photfunctional nanoparticles, PFNs)에 광과민제를 붙여 말라리아 감염 혈액에 주입한 뒤, 가시광선을 조사했다. 이를 통해 말라리아를 가진 적혈구만을 선택적으로 불활성화시켜 제거하는 말라리아 치료를 시도했으며, 이후 8일간의 배양검사를 통해 적혈구 내 말라리아 기생충이 완전히 박멸된 것을 확인했다.

열원충은 말라리아원충으로 척추동물의 적혈구에 감염되어 열성 질환을 일으키는 기생충으로서 전 세계에서 매년 1억명 이상을 말라리아에 감염시켜 80만여명이 목숨을 잃게 한다.

이번 연구는 3월29일 세계적인 과학잡지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 에 게재됐다.

말라리아 퇴치와 관리는 여전히 큰 문제점를 안고 있다. 이미 개발된 약물과 최근 개발된 치료제인 항말라리아 약제‘아르테미시닌’까지도 내성을 가진 다중약물내성(MDR)말라리아가 출현하면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IMS Health UK는 2015년 연구보고서(Securing New Drugs For Future Generation: The Pipeline of Antibiotics)를 통해 항생제 내성에 대한 관리가 적절히 이뤄지지 못할 경우 말라리아, HIV, 결핵, 기타 세균 감염증의 항생제 내성 변형균(strains)에 의해 2050년까지 연간 1000만명이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팀은 “항말라리아제와 치료법 개발에 세계적인 관심이 촉구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다중약물내성 말라리아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큰 의의를 가진다”고 전했다.

임채승 교수는 “말라리아는 사람과 동물 사이에 상호 전파되는 인수(仁獸)공통감염병으로 세계적으로도 매우 강력한 전염병으로 꼽히지만 뚜렷한 치료법이 존재하지 않았다”면서 “광역학치료로 말라리아 퇴치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