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생명 본사 사옥(자료사진, 기사내용과 무관, 촬영=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안방보험그룹 회장인 우샤오후이가 중국 사법당국에 전격 체포됨에 따라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주주의 위기가 결국 국내법인의 회사에게도 투자관련 부정적 영향을 끼칠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 

감독당국과 동양‧알리안츠생명은 안방보험이 국내회사 경영에 개입하지 않는데다 보험계약자 보호‧재무건전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안방보험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중국권력과의 커넥션이 잠재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안방보험 회장 체포설…“규율위반 의혹 수사”

중국 경제신문지 차이신은 지난 13일 안방보험 회장인 우샤오후이(吴晓晖)가 금융당국에 의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 이후 안방보험은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우 회장이 개인적 이유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면서 “다른 고위 임원들이 우 회장의 권한을 위임 받았다”고 밝혔다.

우 회장 체포는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가 지배구조상 우 회장의 범법사실을 발견하고 사법당국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사법당국의 금융계 사정작업은 지난 4월부터 본격화됐다. 지난 4월 중국 보감회 샹쥔보(项俊波) 주석이 ‘부패혐의’로 낙마했고 최근에 증감회 주석 보좌관인 양지아차이(杨家才)도 ‘심각한 규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후 지난 5월5일 중국 보감회는 안방생명보험에 위법 제품 판매 중지와 3개월간 신규 상품 발행을 금지하라는 처벌을 내렸다.

문제는 안방보험그룹의 지배구조가 불분명하다는데 있다. 안방보험그룹은 2004년 설립된 이후 단 12년 만에 자산 기준으로 중국 3위 보험그룹으로 성장했다.

안방보험의 2004년 발기주주는 총 7개로 그 중 상해자동차그룹(20%)이 최대주주였지만 2005년 첫증자 시 중국석유화학도 20%의 지분으로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그 후 6번의 증자를 통해 상해자동차그룹과 중국석유화학의 지분이 각각 1.22%, 0.55%로 희석됐다. 즉, 나머지 98%의 법인주주들은 모두 개인주주인 것이다.

▲ 출처=NH투자증권

안방보험은 2014년부터 해외 M&A를 단행했다. 미국 뉴욕 최고급 호텔인 월도프 아스토리아(Waldorf-Astoria)호텔 인수를 시작으로 네덜란드 보험사 바이바트(VIVAT), 한국의 동양생명가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 등을 인수해왔다. 이 과정에서 불투명한 지분구조가 뿌리깊어졌고 M&A(기업인수합병)과정에서 자금출처역시 투명하지 않아 중국 권력층의 개입 의혹도 커지고 있다. 중국매체 차이신은 최근 법인주주와 얼키고 설킨 권력층이 포함된 배후가 86명이며, 이들은 우 회장의 가족과 협력 파트너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급격한 해외확장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 출처=NH투자증권

“본사의 투자계획 늦어지는 ‘잠재리스크’ 주의”

사태의 심각성이 확대되자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양생명은 이사회 위원 9명 가운데 5명이 안방보험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알리안츠생명은 사외이사 5명 중 3명을 안방보험에서 파견한 중국인 위원이다.

다만 금융당국과 두 회사는 중국 안방보험의 문제가 한국법인 회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은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금감원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 중인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에 대해 정상적으로 감독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에 대하여 보험계약자 보호‧재무건전성 등에 영향을 미치는 특이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결국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은 중국 알리안츠그룹의 임원이 변동된 것인데, 이는 한국법인과는 무관한 사안”이라며 “한국법인은 한국대로 비즈니스가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잠재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안방보험에서 동양생명 등 우리기업에 경영전략이나 경영공백 크게 생기거나 차질이 생기기 어렵다”면서 “지금 당장 이슈 관련해서 경영전략이나 가치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것이지만 커다란 변화가 발생한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안방보험 사태는 중국 정치이슈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 수사결과가 단시간에 나오기 쉽지 않고 본사의 의사결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에 대한 투자계획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점이 잠재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