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짠테크, 강제저축 등은 30대 미혼자를 위한 재테크로 널리 알려졌지만 정작 세부적인 방법을 알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어떻게 돈을 아끼고 어떤 방식으로 돈을 모아야 할지 막막해 하는 금융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재테크 경험이 부족하고 자산규모가 적은 만큼 가계부 작성법부터 숙지해야 된다고 전문가들은 30대 미혼자들에게 조언했다.

결혼을 위해서는 얼마의 금액이 필요할까. 최근 3년 내 결혼한 사람의 평균 결혼비용은 1인당 9105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은행 '2017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는 3040 미혼자들의 금융현황을 5개 소득구간으로 나눠 보여주고 있다. 특히 소득2구간 금융현황은 3040 미혼자 그룹 평균치와 유사하게 조사됐다.

소득2구간의 월 평균 소득은 342만원이다. 소득지출 현황은 △소비 47.6% △저축 27.8% △부채상환 8.2% △잉여자금 16.4%다. 세부소비현황을 살펴보면 △식비 38만원(전체 소비 중 16%) △주거비 31만원(13%) △부모 용돈지급 28만원(11.8%) △여가·취미 26만원(10.9%) △패션·잡화 21만원(8.8%) 등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30대 미혼자들은 40·50세대 대비 작은 규모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목돈을 굴리기 보다는 목돈을 마련하는데 무게중심을 둔다. 소득 수준도 낮은 까닭에 소비를 통제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짠테크가 각광을 받고 있는 배경이다.

◆ 티끌 모아 목돈 만들기 '짠테크'

짠테크는 '짠돌이'와 재테크를 합친 신조어다. 조금씩 아낀 돈을 매일 차곡차곡 모아 목돈을 마련하는 것이다. 소득이 적은 사회 초년생들에게 적합한 목돈 만들기 방식이다. 소비항목 중 지출 규모가 큰 식비, 여가·취미, 패션·잡화 등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이천 희망재무설계 대표는 "월세 같은 주거비를 축소 시키기는 어렵다"며 "용돈은 부모의 경제상황에 따라 다르다. (부모가) 경제 자립이 어렵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줄이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식비의 경우 대부분 주부식비 보다 외식비 지출이 크다"며 "비정기지출인 패션·잡화는 소비 패턴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소비항목"이라고 했다.

세어 나가는 돈을 줄이기 위해서는 가계부 작성이 선행돼야 한다. 본인의 소비패턴을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다. 물론 가계부 작성 습관이 몸에 베어 있지 않다면 이마저도 쉽지 않다. 재무설계 전문가들은 모든 소비 내용을 가계부에 장기적으로 기록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한다. 우선 3개월 가량 가계부를 작성해 본인의 소비 패턴을 분석한다. 분석 결과 통제가 어려운 항목이 발견되면 그 항목을 중심으로 가계부를 작성하면 된다. 예를 들어 예상치 못한 술자리가 많았다면 '식비' 충동적인 쇼핑 내역이 빈번했다면 '패션·잡화' 항목에 대한 가계부만 작성하는 편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가계부를 작성하면 소비 항목별 적정 소비 금액이 추산 가능하다. 이 단계부터는 통장 쪼개기가 효과를 발휘한다. 통제가 요구되는 소비항목 별로 통장을 개설하고 각 통장에 적정예산을 넣어둔다. 식비통장, 여가·취미통장, 패션·잡화통장 등 목적에 따라 계좌를 운용하는 것. 이후 체크카드를 발급받고 소비항목에 맞게 사용하면 충동소비를 줄일 수 있다. 계좌에 잔액이 떨어지면 체크카드도 사용할 수 없는 것. 소비 방식에 강제성을 부여하는 셈이다.

이렇게 생활비를 아껴 여유 돈이 생긴다면 기존 저축 외에 추가적으로 돈을 모을 수 있다. '강제 저축'이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저축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설정해두는 것. 캘린더 저축이 대표적이다. 이는 날짜에 1000원을 곱한 금액을 매일 저금한다. 매월 1일에는 1000원, 31일에는 3만1000원을 저금하는 식이다. 이렇게 1개월(31일 기준)이면 49만6000원, 1년이면 573만8000원이 모인다. 달력 하나만 있으면 당장 실천 가능하고 소액으로도 시작할 수 있다. 매일매일 저축 실행하는 까닭에 자연스럽게 저축습관을 기를 수 있다.

금융상품을 활용하면 캘린더 저축의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우리은행 모바일 적금 상품 '위비 짠테크 적금'은 △한 달 주기로 매 영업일마다 1000원씩 입금액을 늘려가는 '매일매일 캘린더플랜' △1년 단위로 매주 1000원씩 납입액을 늘려가는 '52주 짠플랜' △절약한 하루 생활비를 매일 입금하는 '원데이 절약플랜' 3가지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기본금리는 연 1%, 최고금리는 2.3%다. 이 중 '매일매일 캘린더플랜'은 이름 그대로 캘린더 저축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매일매일 캘린더 플랜 성공시 최대 1%p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 은행 등급 관리로 대출 이자부담 줄이기

이렇게 알뜰살뜰 모아도 결혼 자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30대 미혼자 대부분은 결혼자금 마련을 위해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야 되는 게 현실이다. 조금 더 낮은 금리, 조금 더 많은 금액을 빌리기 위해 발품을 팔아도 소득 수준이 낮고 금융거래 실적이 적으면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준비기간을 앞당기면 한층 유리한 대출 조건을 기대할 수 있다.

전문가는 주거래 은행을 활용을 강조했다. 홍승훈 KB국민은행 잠실롯데PB센터 팀장은 "주거래 은행의 장점을 간과하는 금융소비자가 적지 않다"며 "주거래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경우 0.2~0.5% 정도의 금리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거래 은행은 일종의 우수고객 제도다. 우수고객 제도는 금융그룹 통합으로 운영되고 있는 까닭에 동일 계열사를 이용하면 회원 등급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각 은행은 △신한은행 '탑스 클럽' △KB국민은행 'KB스타클럽' △하나은행 '손님우대서비스' △우리은행 '우리가족 우대서비스' 등의 명칭으로 우수고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명칭만큼 운영방식도 가지각색이다.

▲ 출처=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우수고객 제도를 살펴보면 KB스타클럽은 △MVP스타(KB평점 1만점 이상, 총자산 3000만원 이상) △로얄스타(4000점 이상, 1000만원 이상) △골드스타(1600점 이상, 100만원 이상) △프리미엄스타(800점 이상, 100만원 이상 혹은 KB평점 3000점 이상) 등급 순으로 구성됐다. 총 자산은 은행자산(총예금평잔), 손보자산(정상계약의 총납입보험료), 증권자산(주식평가액, 예수금평잔, 펀드평잔, 기타상품평잔), 생명자산(보험평잔) 등 최근 3개월 평잔 합계를 기준으로 한다.

KB국민은행은 고객 등급에 따라 무보증신용대출서비스, 수수료우대서비스, 예금금리우대서비스 등혜택을 차등 제공한다. 무보증신용대출서비스의 경우 일부 등급 고객에게만 한정 제공된다. 대출 한도액은 △MVP스타 최고 2억원 △로얄스타 최고 1억원 △골드스타 최고 6000만원까지 제공된다. 이 서비스에 대한 금리는 공개돼 있지 않다. 무보증신용대출서비스에 대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KB국민은행에서 취급하고 있는 신용대출 금리와 유사한 수준"이라면서도 "우수고객들에게 제공되는 특별한 혜택인 만큼 금리정보도 일부 고객들에게만 공개된다"고 했다.

이 은행은 대출상품에 따라 우대금리 조건을 설정하고 있다. 'KB 아이 스타 주택구입자금대출'은 급여이체 실적, KB신용카드 이용실적 등에 따라 최고 연 1.3%p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6월19일 현재 이 상품은 5년 고정금리 기준 최종금리는 연 3.1~4.4%다. 원리금균등상황반식으로 1억원을 빌렸다면 총 이자(807만8981원~1158만5494원)는 최고 350만6513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다만 은행·대출상품별 우대금리 적용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세부요건은 은행창구나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뒤 등급관리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 고객 등급은 예·적금, 펀드, 카드 등 금융거래 실적을 점수화해 산정된다. 신한은행 '탑스 클럽' 등급은 △프리미어(2000점 이상) △에이스(1200점 이상) △베스트(700점 이상) △클래식(300점 이상)이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포인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나은행 '손님우대서비스' 등급은 △하나 VIP(1만점 이상) △VIP(3000점 이상) △하나 패밀리(1000점 이상) △패밀리(500점 이상) △그린(500점 미만) 순이다. 우리은행 '우리가족 우대서비스'는 △프레스티지(7000점) △아너(4000점 이상) △로얄(2000점 이상) △패밀리(1200점 이상) 등급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