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 펨브롤리주맙)’의 거침없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그간 키트루다는 비소세포폐암, 흑색종, 두경부암 등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처(FDA)의 승인을 연달아 받으며, 유망한 항암제의 면모를 보여줬다. 실제로 피어스파마(FiercePharma)가 지난 1월에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키트루다는 상위 15개 항암제 중 4위에 속했으며, 2022년까지 총 90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머크사는 ‘다발성 골수종’에 대해 ‘키트루다’와 다른 항암제들의 병용요법을 개발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지난 2015년 진행된 초기 소규모 임상에서는 ‘키트루다’를 기존 약물에 추가해 다발성 골수종 환자에 사용했을 때, 반응성을 높이는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결과가 미국 혈액종양학회에서 발표되기도 했다.

▲ 피어스파마는 2022년 가장 많이 팔릴 상위 15개 항암제 중, 머크의 '키트루다'가 4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출처=피어스파마(Fierce Pharma)

당시 진행된 1상 임상 시험은 재발성 환자를 대상으로 키트루다와 셀젠의 ‘레블리미드(Revlimid, 레날리도마이드)’, ‘덱사메타손(Dexamethasone, 덱사메타손)’ 병용 투여로 진행됐다. 그 결과 전체적인 반응성은 76%인 것으로 나타났다. 17명 중 13명이 의미 있는 종양 감소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KEYNOTE-183 시험’ 및 ‘KEYNOTE-185 시험’ 등 2건의 3상 임상시험에서 ‘키트루다’ 투여그룹의 사망환자 수가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측은 일단 해당 임상 시험을 중단하고, 환자 사망 사례 자료를 수집해 원인을 밝히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KEYNOTE-183 시험’은 과거 2회 이상 치료전력이 있는 재발 또는 난치성 다발성 골수종(rrMM) 환자들을 대상으로 ‘키트루다’와 ‘포말리스트’(Pomalyst, 포말리도마이드) 및 소용량의 덱사메타손을 병용투여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KEYNOTE-185 시험’은 다발성 골수종을 신규 진단받은 환자그룹 및 자가유래 줄기세포 이식수술이 부적합하고 치료전력이 없는 다발성 골수종 환자그룹을 대상으로 ‘키트루다’와 ‘레블리미드’, ‘덱사메타손’을 병용투여하는 방식이었다.

머크사는 “이미 임상 시험에 등록한 환자들은 변함없이 ‘키트루다’ 약물투여가 이루어질 것”이라며 “정보가 부족해 의미 있는 결론을 이끌어 내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머크는 “지금까지 키트루다는 ‘안전한 프로파일’을 자랑하고 있다”라며 “‘매우 아픈’ 환자 집단에서 제품을 연구하는 횟수를 고려할 때, 특정 조합이나 부정적인 결과를 산출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 출처=구글 주식

하지만 이같은 소식이 언론에 보도된 13일(현지시간), 머크의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