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가계부채 문제 해결책으로 장기, 소액 채권의 탕감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채무자의 채무를 탕감하는 것이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키고 성실하게 갚는 사람들에 비해 불공평하다는 논란이 일었다.

요즘 연예 기사에는 연예인들의 파산과 회생 신청 사실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개그맨 윤정수, 배우 박보검, 가수 이은하가 파산선고를 통해 채무를 탕감받았고, 방송인 이훈, 가수 송대관, 박효신은 회생신청을 통해 채무를 감면받았다. 물론 채무 발생원은 다 다르다.

채무를 성실히 갚는 연예인도 있다. 방송인 이상민이 대표적이다. 이상민은 최근 방송을 통해 채권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채무상환의 의지를 보여줘 주위에 화제가 됐다.

이상민의 채무가 상환 가능한 것인지는 이상민의 인기도와 방송활동과 관련이 깊다. 이상민의 인지도가 높아지면 광고수입도 늘어날 것이고 다시 새로운 사업에 진출해서 더 많은 빚을 갚을 수도 있다. 요컨대 연예인에게 인기는 곧 상환능력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상민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의 성실성과 끈기가 찬사의 내용이다.

이상민이 현재 법원의 도산절차를 밟지 않는 것은 상환능력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상환능력과 가능성에는 채무자 이상민의 상황을 관대하게 이해해 주는 채권자의 상황도 반영된다.

이상민과 달리 법원의 도산제도를 통해 채무를 강제조정 받은 연예인들은 어떨까? 물론 이 사람들이 파산과 회생신청을 했다는 사실 자체는 떠들썩했다. 그렇다고 대중들이 이들을 지탄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응원하는 목소리가 더 많은 것 같다.

대중은 도산절차를 밟은 연예인들이 도저히 갚을 능력이 없어 법원을 찾았다는 것을 이해한다. 한때 사람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주며 인기가도를 달린 사람들이 오죽했으면 파산이나 회생을 했을까하는 마음이다. 이들도 가급적이면 채무를 갚으려고 했을 것이다. 이들의 상황이 이상민과 같은 인기도나 채권자의 관대함이 받쳐주지 못했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연예인 이상민은 성실하게 채무를 갚는다. 대중은 이 사실에 환호하고 지지를 보내지만 또한 상환능력이 없어 파산이나 회생절차를 거친 연예인들을 비난하지는 않는다.

유독 부채논쟁에서 채무탕감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채무를 성실히 갚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장기, 소액채권을 탕감해 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도덕적 해이를 우려하기도 한다. 사실상 상환능력이 없는 사람을 도덕적인 문제까지 생긴다고 비난하는 것이다.

연예인의 채무와 서민의 채무는 질적으로 다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