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1인 가구는 27.2%. 밥도 혼자 먹고, 영화도 혼자 보고,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이 어느새 당연한 것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동네에 아는 사람도 없이 혼자 살고 있다면 일상에서 도움을 받고 싶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오사카시 나니와구에서는 히토시고토관이라는 새로운 지역 매칭 서비스를 시작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돕고 싶은 사람을 연결하고,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일종의 커뮤니티 서비스다. 예를 들어 전구를 가는 게 필요하다고 도움을 청하면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매칭하거나 음식을 잘 하는 사람이 요리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도록 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무료로 하는 자원 봉사나 재능기부가 아니라 이 모든 서비스가 유료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어떻게 이런 서비스가 만들어졌고, 가능할까?

나니와구는 고령화에, 원룸 거주자가 많고 유동 거주인구가 30%에 이를 만큼 동네에서 커뮤니티를 만들기 어려운 지역이었다. 하지만, 교통이 좋아 학생과 직장인이 많았고 관광객도 많이 찾는 곳이어서 늘 사람들이 북적이는 활력이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다양한 재능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많은 지역이면서 동시에 1인 가구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이 두 가지 특징을 연결시켜 부담 없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탄생시켰다.

서비스 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히토시고토관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 회원과 도움을 주는 활동 회원 모두 회원으로 가입을 해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활동 회원들의 경우 특기가 기록된 사진 카드를 히코시고토관에 비치하고, 원하면 인터넷 사이트에도 올려놓을 수 있다. 모르는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따라서, 본인 확인이 필수이고 활동 회원은 반드시 면담을 통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한 후 파견한다. 회원들에게는 입회비 1500엔과 연회비 3000엔을 받아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한 배상책임보험비와 운영비로 사용한다. 돈을 내고 가입하기 때문에 서비스의 신뢰가 높다.

도움 받고 싶은 일을 사무국에 의뢰할 수도 있고, 활동회원의 특기 카드를 보고 선택해 도움을 청할 수도 있다. 이용 요금은 산책 동행이나 공부 보조 등 시간 단위로 측정이 가능한 일의 경우 기본적으로 1시간에 1000엔 정도이다. 청소, 요리 등 내용에 따라 작업의 정도가 다른 경우는 사무국에서 만든 기준에 맞추어 결정하거나 활동 회원과의 상담으로 결정한다. 이용 요금은 사무국에서 구입한 금액권으로 결제하고 요금의 50% 정도는 사무국에서 가져간다. 무료봉사가 아닌 사례금 정도의 유료 서비스이기 때문에 도움을 받는 쪽도 마음의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도와주는 쪽도 만족도가 높다. 또한 활동 회원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교류회를 열어 서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강사를 초청하는 스터디 그룹, 기업의 일을 할 수 있는 주제별 팀 구성 등을 통해 일자리 찾기를 돕는 등 커뮤니티를 끈끈하게 만드는 데에도 적극적이다.

INSIGHT 

출산, 퇴직 등으로 자신의 재능을 활용할 자리가 없어진 사람들이 작은 활동과 교류를 통해 보람을 찾고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 주는 히토시고토관. 머리로 생각하면 참 쉬운 모델이지만, 막상 이를 현실화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가시화해 이를 자원으로 만들고, 이 자원들을 연결하고 매칭하는 일들은 이미 자본의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흔히들 사람들은 영리 영역에서 하고 있는 일과 비영리 영역에서 하고 있는 일을 엄격히 분리해 생각한다. 서로가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기란 어렵다고 단정 짓는다. 하지만, 세상은 스펙트럼이다. 이 둘을 교묘하게 잘 섞어 자원봉사처럼 보람도 느끼지만 약간의 돈까지 벌 수 있는 실리적인 모델을 만들 수도 있다. 또한, 자신의 특기를 사회적으로 좋은 일에 쓰고 싶다는 사람들의 선의를 모아 더 기업이나 단체와 협업해 더 큰 장을 만들 수도 있다. 영리 영역의 무엇을 가져오고, 비영리의 어떤 부분을 더 크게 키울 수 있을지 그래서 어떤 새로운 조합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자. 히토시고토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