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원유재고와 소비자물가지수 등 각종 지표가 쏟아진 14일(현지시각) 미국 주식시장은 혼조세로 마감했다. 기술주가 하루 만에 다시 부진해 나스닥 지수를 끌어내렸고 기대를 밑도는 소비자물가 지표 이후 성장 둔화 우려가 고조돼 S&P 500지수도 주저앉았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인상을 발표하고 양적긴축 계획도 밝혀 오후 들어 잠시 변동성이 커졌지만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홀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 주식시장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46.09포인트(0.22%) 상승한 2만1374.56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S&P500지수는 2.43포인트(0.10%) 하락한 2437.92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25.48포인트(0.41%) 밀린 6194.89으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날 주식시장은 실망스러운 지표와 유가하락, 금리인상의 영향을 3중으로 받았다. 지난주 미국 석유재고 통계 발표 이후 유가는 낙폭을 확대했고 연준의 금리인상과 보유 자산 축소 발표 후 3대 지수는 일시 하락했으나 연준의 미국 경제 전망 낙관에 힘입어 낙폭을 줄였다.

근 4%에 이르는 국제유가 하락은 에너지주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7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73달러(3.7%) 하락한 배럴당 44.73달러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14일 이후 최저가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7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1.71달러(3.51%) 내린 배럴당 47.01달러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크게 늘어났다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의 영향을 받았다. EIA는 지난주(~6월9일) 미국의 원유 재고가 170만배럴 줄었지만 휘발유 재고는 210만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원유재고는 예상치(270만배럴)보다 적었지만 휘발유 재고는 시장 예상(45만7000배럴 감소)을 크게 벗어났다.

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내년 원유 공급 증가세가 수요 회복세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것도 유가 하락에 힘을 보탰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1.00~1.25%로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낙관적인 경기전망은 증시를 떠받쳤다.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지난 5월 FOMC 정례회의 이후 노동시장은 견조했고, 경제 활동은 완만하게 증가했다"진단하고 "경제가 예상대로 성장한다면, FOMC가 올해 대차대조표를 정상화하는 프로그램을 이행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1분기 부진 이후 반등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연준은 이날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2.1%에서 2.2%로 상향 조정했으며 실업률 전망치는 올해 4.5%에서 4.3%로 낮췄다.

부진한 5월 소매판매와 소비자물가지표는 주식시장을 압박했다. 미국의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달에 비해 0.3% 줄었다.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1년 전보다는 3.8% 증가했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보다 0.1% 하락했다. 예상치인 0%를 밑돈 것은 물론 4월 0.2% 상승에도 못 미쳤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보다 0.1% 상승했다. 근원 CPI는 1년 전보다는 1.7% 올라 예상치인 1.9% 상승을 밑돌았다.

▲ 달러 약세로 금값이 6일 만에 반등했다. 출처=마켓워치

 

이 소식은 금값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달러 약세를 보이면서 금값은 6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인상 등의 소식이 알려지자 정규거래 뒤 전자거래에서는 금값은 맥없이주저앉았다. 금 정규시장 마감 당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0.49% 하락한 96.50를 기록했지만 정규장 마감 이후에는 보합수준인 96.96으로 낙폭을 줄였다.

8월물 금 선물 가격은 7.30달러, 0.6% 상승한 온스당 1275.90달러에 거래됐다.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마감했다. 그러나 장 마감 이후 전자거래에서는 1259달러대로 0.7% 가량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