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의 소형 SUV 코나 /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자사의 글로벌 첫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코나’를 공개하면서 쌍용차 티볼리, 르노삼성 QM3 등이 선점하고 있던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시장에 후발주자로 참여한 현대차가 ‘칼을 갈고’ 참전한 만큼 향후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개된 코나의 상품 특징을 국내 소형 SUV 시장의 대표 모델인 티볼리, QM3와 비교해봤다.

크기 – 오차 범위 내 접전

이들 차량이 실용성을 표방한 소형 SUV인 만큼 차체 크기와 실내 공간 활용성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자동차의 크기는 차체의 형상, 적재 공간의 활용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제원상 크기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 소형 SUV 크기 비교 / 출처 = 각 사

차체가 가장 긴 모델은 티볼리다. 전장이 4195mm로 코나(4165mm)와 QM3(4125mm)보다 길었다. 전폭은 코나(1800mm)가 가장 넓었는데, 차체를 낮고 넓게 디자인했다는 현대차의 설명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코나는 전고(1550mm)가 세 모델 중 가장 낮았다. 티볼리 차체가 1600mm로 가장 높았고 QM3(1565mm)가 뒤를 이었다.

실내 거주공간을 가르는 척도로 쓰이는 축거는 QM3가 2605mm로 가장 길었다. 다만 코나와 티볼리의 축거가 모두 2600mm로 5mm밖에 차이나지 않았다.

험로 주행 능력 역시 세 모델이 대동소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형 SUV의 특성상 대부분 크로스오버차량(CUV) 형태로 디자인돼 오프로드보다는 도심 주행에 최적화됐기 때문이다.

자동차와 접지면 사이의 거리를 나타내는 '최저지상고'는 코나와 QM3가 170mm, 티볼리가 165mm 수준이다. 세 차종 가운데 지면으로부터 차체 밑바닥까지의 높이는 티보리가 가장 낮은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자동차는 '최저지상고'가 120mm를 넘어야 한다. 과거 비포장도로가 많던 시절 만들어진 규제다. 참고로 오프로드 주행에 최적화된 소형 SUV 지프 레니게이드의 '최저지상고'는 210mm다.

디자인 – ‘개인 취향’에 호불호 갈려

디자인은 고객들의 취향이 모두 다른 만큼 정확한 잣대를 들이대기 어려워 보인다. 소형 SUV의 특성상 세 차종 모두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고 있으며, 투톤 컬러를 제공하는 등 개성을 표현하기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다만 코나의 ‘신차 효과’는 무시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에서 가장 먼저 영업을 시작한 차종은 QM3로 2013년부터 판매를 시작해 현재까지 큰 디자인 변경이 없었다. 2015년 투입된 티볼리도 신차의 디자인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 쌍용차의 소형 SUV 티볼리 / 출처 = 쌍용자동차
▲ 쌍용차의 소형 SUV 티볼리 / 출처 = 쌍용자동차

QM3와 티볼리의 경우 수년간 이미지를 쌓고 도로 위에 많이 노출되며 인지도를 높였다는 장점이 있지만, 코나는 ‘처음 보는 디자인’이라는 신차효과를 등에 업을 것으로 전망된다.

QM3는 상하단이 분리된 램프와 넓고 낮은 자세, 티볼리는 적절한 조화를 통해 구현한 안정적인 자세, QM3는 곡선을 많이 적용한 것 등이 외관 디자인의 특징이다.

파워트레인 – 숫자만 보면 코나의 우세

코나와 티볼리는 가솔린·디젤 모델 라인업을 모두 갖추고 있고 QM3는 디젤 모델만 판매 중이다.

단순히 숫자만 놓고 봤을 때는 코나에 들어간 동력계가 가장 상품성이 높다는 평가가 가능해 보인다. 코나는 1.6 가솔린 터보, 1.6 디젤 엔진을 장착했으며 티볼리는 1.6 가솔린과 1.6 디젤, QM3는 1.5 디젤 엔진을 품고 있다.

변속기의 경우 코나의 두 모델에는 모두 7단 듀얼클러치트랜스미션(DCT)이 올라가고, 티볼리는 6단 자동변속기, QM3는 6단 DCT를 맞물린다.

▲ 소형 SUV 파워트레인 비교 (가솔린 모델) / 출처 = 각 사

엔진은 코나 가솔린 1.6 터보가 5500rpm에서 177마력의 최대출력, 1500rpm에서 27.0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1.6 디젤 모델은 4000rpm에서 최대출력 133마력, 1750rpm에서 30.0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티볼리의 경우 가솔린 엔진이 6000rpm에 126마력, 4600rpm에서 16.0kg·m의 힘을 발휘한다. 디젤은 4000rpm에서 115마력, 1500~2500rpm에서 30.6kg·m의 토크를 낸다.

가장 작은 배기량을 품은 QM3의 엔진은 4000rpm에서 90마력, 2000rpm에서 22.4kg·m의 최대토크를 보여준다.

▲ 소형 SUV 파워트레인 비교 (디젤 모델) / 출처 = 각 사

디젤의 경우 코나의 출력이 133마력으로 높다는 점이 눈에 띈다. 변속기 역시 홀로 7단을 얹었다. 티볼리는 1500~2500rpm에서 최대토크가 나온다는 게 장점이다. 토크 활용도가 높아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주행 등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가솔린 모델은 코나가 177마력이라는 높은 출력을 발휘해 주행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터보 엔진을 품은 결과로 풀이된다.

가격 경쟁력 – 오차 범위 내 접전

우선 연료 효율성은 작은 디젤 엔진을 품은 QM3가 가장 높다. QM3는 17.7kmℓ의 공인 연비를 기록했다. 코나 디젤 모델은 16.8kmℓ(잠정), 티볼리 디젤은 14.7km/ℓ의 연비를 보여준다.

가솔린 모델은 코나가 12.8km/ℓ(잠정), 티볼리가 11.4km/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 르노삼성의 소형 SUV QM3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 르노삼성의 소형 SUV QM3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가격의 경우 코나는 1895만~2905만원(잠정)에 형성되고 티볼리는 1811만~2346만원에 만나볼 수 있다. QM3의 가격은 2220만~2495만원이다.

코나와 티볼리의 최저 가격이 낮긴 하지만 이는 가솔린 모델을 보유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나는 디자인 차별화를 위해 튜닝 브랜드 튜익스가 적용된 트림을 보유했다. 이 때문에 최고 가격이 크게 뛴 것으로 해석된다. 디자인 요소와 추가 옵션 내용을 배제할 경우 세 차종의 가격대는 100만원대 이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판도는

국내 소형 SUV 시장은 매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왔다. 국내 완성차 기준 2013년 9214대 수준이던 시장 규모가 2014년 2만8000대 수준으로 커지고 2015년에는 8만2300대로 급증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8만6200여대의 소형 SUV가 고객에게 인도됐다.

기존 시장의 강자는 티볼리였다. 지난달 기준 티볼리는 3238대가 팔렸다. 같은달 1531대가 팔린 QM3를 눌렀다.

▲ 현대차의 소형 SUV 코나 / 출처 = 현대자동차
▲ 현대차 소형 SUV 코나 실내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현대차는 코나의 목표 판매량을 올해 국내 시장에서 2만6000대, 내년부터 연간 4만5000대로 설정했다.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출고가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월 평균 4300대 이상 팔겠다는 의지다.

코나의 등장으로 국내 SUV 시장은 더욱 성장세가 거세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 IHS의 글로벌산업수요를 살펴 보면 코나, 티볼리, QM3 등이 속한 B-세그먼트 SUV의 수요는 2010년 48만5000여대에서 2016년 463만7000여대로 6년만에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연 평균 성장률 역시 45.6%로 모든 차급에서 가장 성장세가 높은 시장이다.

여기에 기아차 니로, 쉐보레 트랙스 등 특색을 갖춘 경쟁 상대들도 건재하고 다음달께 기아차가 코나의 ‘형제차’격인 스토닉을 출격할 계획이라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휴가철 SUV 수요가 느는 시점과 맞물려 국내 소형 SUV 시장이 자동차 산업의 중심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 르노삼성의 소형 SUV QM3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