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브레이브팝스컴퍼니

교사 한 명이 학생 수십 명을 이끌어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아이들의 성향이나 성장 배경이 천차만별인 까닭에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교실을 나서도 교사의 역할은 끝나지 않는다. 가정에서는 문제가 없는지 학부모와 의견도 나눠야 한다. 브레이브팝스컴퍼니는 이 같은 교사들의 고민에 도움이 될 만한 ‘클래스123’을 무료 서비스하고 있다.

웹·앱(애플리케이션) 기반 학급운영 플랫폼 ‘클래스123’은 커뮤니티 기능에 초점을 맞춘 기존 서비스와 달리 일선 현장에서 유용한 툴을 담고 있다. 국내 시장은 물론 북미,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도 이용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영어, 스페인어 등 현지 언어를 지원하는 버전도 제공된다.

 

클래스123, 학급 운영에 무게중심

학교 생활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학생들에 대한 고민이 교사들 사이에서 깊어지고 있다. 서울대 국어교육연구소가 최근 9~19세 학생 3429명의 언어문화를 분석한 결과 1주일 동안 질문을 3회 이하로 하는 학생이 58.4%에 달했다. 과반수 이상의 학생이 교실에서 입을 다물고 있는 것. 질문을 단 한 번도 안 하는 학생도 16.2%에 달했다. 아이들이 입을 닫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학년들은 ‘뭘 질문해야 할지 몰라서’와 ‘창피 당할까 봐’를 질문하지 않는 주요 이유로 꼽았다. 반면 중학교 2학년을 넘어서면 ‘관심과 흥미가 없어서’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에듀테크는 학급에서 일어나는 각종 문제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학생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IT 기반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스마트폰을 대형 스크린에 연동해 수업 내용과 연관된 강연을 보여주거나 개인용 컴퓨터(PC)를 통해 교육 콘텐츠를 활용하는 등의 방식이다.

브레이브팝스컴퍼니는 색다른 형태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학급운영에 유용한 IT 도구들을 ‘클래스123’을 통해 무료 배포하고 있다. 브레이브팝스컴퍼니 이외에도 다양한 IT업체들이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혹은 공지 같은 메시지를 공유하는 기능이나 수업용 콘텐츠를 제공한다. 반면 ‘클래스123’은 학생 관리와 학급경영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클래스123’은 교사, 학생, 학부모 등 사용자에 따라 버전이 나뉘어져 있다. 교사 이용자에게 초대 코드를 전달받으면 학생과 학부모도 서비스를 공유할 수 있다. 교사용 ‘클래스123’은 △수업 시작 △1:1 편지 △학급알림장 등 메뉴로 구성돼 있다. ‘수업 시작’ 메뉴는 학급을 운영하는 데 사용된다. 출석관리와 학생들에게 상점(‘으쓱’ 카드)과 벌점(‘머쓱’ 카드)을 줄 수 있다. 학급에 으쓱 카드가 10장 모일 때마다 ‘황금알’이 주어진다. 학급 공동의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인 것. ‘1:1 편지’로 학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학급알림장’을 작성할 수도 있다. 학급운영 내용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명렬’ 기능도 있다.

‘클래스 123’의 가장 큰 특징은 학생 관리에 필요한 종합 도구들을 온라인상에서 제공한다는 점이다. 교사들이 학생 생활 태도와 행동 발달 사항, 학습 내용 등을 입력하면 학부모들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교사들은 누적된 기록을 정리해서 데이터 기반 맞춤형 학생 교육을 실현할 수 있다. 이 밖에 학급 온도계, 타이머, 발표자 선정 도구, 판서 도구, 그룹선정 도구 등 다양한 수업 활동 지원 도구가 제공된다.

이충희 브레이브팝스 컴퍼니 대표는 “북미와 유럽 시장에는 상대적으로 학생 관리·학급경영을 위한 B2C 인터넷 서비스들이 많다”면서도 “‘클래스123’처럼 교실의 대형 스크린에 최적화된 다양한 수업 지원 도구들을 제공하고 초등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사용자환경(UI)을 제공하고 있는 업체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 출처=브레이브팝스컴퍼니

브레이브팝스컴퍼니는 네이버와 티몬 출신 IT 서비스 개발자 5명이 설립한 회사다. 설립 멤버를 포함해 6월 현재 직원 7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 2014년 1월 설립 후 2015년까지 매출이 없었다. 별다른 수익모델 없이 ‘클래스123’ 대중화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수익 모델 테스트를 통해 5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연 5억~1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는 등 손익분기 이상의 재무적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클래스123’의 주요 수익모델은 트래픽을 기반으로 한 광고다. ‘클래스123’은 6월 현재 우리나라, 북미, 유럽 등 국내외 10만명의 교사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매일 7000~8000개 학급이 이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국내 초등학교의 경우 매일 약 6000개 학급에서 활용하고 있다. 국내 초등교사 회원은 5만여명이다.

제휴사와 연계한 콘텐츠형 광고도 있다. 수업 콘텐츠와 상품·브랜드 홍보를 접목한 방식이다. 가장 최근에는 현대해상과 손잡고 어린이 안전교육 수업 콘텐츠를 제공하는 신규 사회공헌 프로그램 ‘오!락(樂)실’을 시행했다. 이번에 제작한 콘텐츠는 교통안전을 주제로 자동차의 안전장치와 안전한 자동차 탑승법에 대해 학습한 후 안전 발명품을 만들어보는 활동으로 구성됐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흥미와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수익모델이 없었던 2~3년간 회사를 어떻게 운영했을까.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과 IT기술력을 앞세워 다양한 곳에서 투자를 유치해냈다. 브레이브팝스컴퍼니는 2014년 1월 법인 설립과 함께 패스트트랙아시아,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신현성 티몬 대표에게 약 3억원의 시드(Seed) 투자를 받았다. 이후 중소기업청 TIPS 프로그램, 아산나눔재단 MARU180 스타트업 입주 프로그램, 콘텐츠진흥원 창업발전소 프로그램,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 글로벌마케팅 컨설팅 프로그램 등에 선정돼 약 7억원의 창업 지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창업 프로젝트 방송 <도전K스타트업>에 출연해 미래창조부장관상으로 상금 3000만원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