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기운을 떨치기 위해, 식사 후 입가심을 위해, 더운 여름을 날리기 위해... 우리가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다양하다. 기호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커피는 우리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커피는 '암'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전반적인 ‘간’ 질환 예방 효과 보여

커피를 자주 마시는 사람일수록 간 경화도와 간 손상 정도가 적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학(Erasmus University) 연구팀이 2400여 명을 대상으로 커피 섭취와 간 경화도의 연관 관계를 분석한 결과, 하루 최대 3잔 이장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일수록 간 경직 위험이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방 간염 환자와 그렇지 않은 간 질환 환자 모두에서도 커피가 간 경직에 있어 유익한 효과가 나타났다.

커피를 매일 마시면 간암 발병 위험도 줄어든다.

영국 사우샘프턴대학(University of Southampton)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매일 수시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의 경우 간세포암 발병 위험이 20%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세포암은 간암 중 가장 흔하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하루 2잔씩 커피를 마시면 간암 발병 위험이 35%, 5잔 이상 마실 경우에는 50% 낮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케네디 박사(Dr. Kennedy)는 “카페인이 있지 않은 디카페인 커피에도 효과가 나타났다”라며 “카페인이 있는 커피에 비해 효과는 낮았지만, 커피가 만성 간질환을 예방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은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하루 1~2잔 커피, 대장암 발병 위험 26% 줄여

일반 커피, 디카페인 커피, 인스턴트 커피 등 모든 종류의 커피는 대장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스티븐 그루버(Stephen Gruber) 박사에 따르면, 커피 섭취가 대장암 발병 위험을 약 26% 정도 감소시킨다.

그는 6개월 동안 대장암으로 진단받은 약 5000여 명의 남성과 진단 이력이 없는 4000여 명의 남성을 대조군으로 선정해 일반, 디카페인 및 인스턴트 커피 등 하루에 마시는 음료량을 조사했다.

그 결과 하루 1~2인분의 커피를 섭취한 그룹의 대장암 발병 확률이 2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참가자가 매일 2.5인분 이상의 커피를 마시면 대장암 발병 위험이 50%까지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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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치료제 ‘타목시펜’과 만나면 암세포 사멸 도와

커피는 세계 여성 암 1위, 유방암에도 효과가 있었다.

스웨덴의 룬드대학(Lund University) 연구팀은 ‘타목시펜(Tamoxifen)’을 복용하고 있는 유방암 환자 중 커피를 매일 최소 2잔씩 마신 여성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재발 위험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타목시펜은 아직 폐경기가 오지 않은 여성에게 처방되는 주요 호르몬 치료 약물이다. 유방암 세포에 에스트로겐이 결합하는 것을 막아줌으로써 성장과 분열을 멈추게 하는 효과가 있어, 유방암 치료 이후 5년 이상 복용한다.

연구팀은 여성의 커피 소비량을 평가 기준으로 삼고, ▲낮은 소비량(하루 1 잔 미만) ▲적당한 소비량(하루 2~4잔) ▲높은 소비량(하루 5잔 이상) 등 세 범주로 분류했다.

그 결과, 타목시펜으로 치료를 받은 여성 중 커피 소비량이 중간 정도이거나 높은 여성은, 커피 소비가 적거나 음료를 전혀 마시지 않은 여성보다 유방암 재발 가능성이 절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루 2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면서 타목시펜 치료를 받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종양이 작고, 호르몬에 의존하는 종양의 비율이 낮았다.

연구팀은 “카페인과 카페인산 물질이 유방암 세포와 만났을 때, 세포 분열을 줄이고 오히려 사멸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여기에 타목시펜이 적용되면 그 효과는 더욱 강해졌다”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로젠달(Rosendahl) 연구원에 따르면, 이는 카페인과 같은 물질은 암세포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신호를 전달하는 경로를 차단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유방암 환자에게 카페인과 카페인산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목시펜을 복용하고 있는데 커피를 좋아한다면 커피를 끊을 이유가 전혀 없다”라며 “하루에 커피 2잔은 그런 변화를 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빈혈·다이어트약 복용할 땐 커피 섭취 지양해야
커피가 ‘암’ 예방에 좋다고 하지만, 커피 섭취에도 주의사항은 있다.

먼저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약과 함께 커피를 마셔서는 안 된다. 커피에 있는 ‘탄닌’ 성분이 약물과 갑상선호르몬·칼슘과 같은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또 신장에서 칼슘 배설을 촉진하기 때문에, 빈혈치료제와 같은 칼슘보충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다이어트약, 감기약 등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커피 섭취를 지양하는 것이 좋다. 그 효능은 방해하고, 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꼭 커피를 마셔야 한다면, 최소한 약물복용 전·후 1시간 이내에 섭취하는 것을 지양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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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다한 카페인 섭취, ‘키 작은’ 아이 나올 수 있어
커피는 태아 성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임상영양학회지(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임신 중 하루 6잔 이상의 카페인 섭취는 태아의 성장 장애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는 2001년부터 2005년까지 7346명의 임산부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커피 1잔(카페인 90mg)을 기준으로 ▲2단위 미만 ▲2~3.9 단위 ▲4~5.9 단위 및 6단위 이상으로 카페인 섭취량을 분류했다.

결론적으로 카페인 섭취는 태아 두부 둘레 또는 추정되는 태아 무게와 관련이 없었다. 하지만 카페인 섭취가 많을수록 태아의 엉덩이둘레, 대퇴부 길이 등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메디컬센터(Erasmus Medical Center)의 레이첼 바커(Rachel Bakker)는 “이같은 결과는 카페인 섭취가 태아의 성장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하루 6잔 이상의 카페인에 노출되면 태아의 골격 성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임산부는 임신 기간에는 하루 540mg 이상의 카페인 섭취를 지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