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약처가 우리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6년간 추적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음주 및 흡연이 체내 중금속 농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 섭취에 따른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생활습관이 체내 중금속 농도를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사진=이미지투데이

음주‧흡연하는 생활습관과 칼슘‧철분 등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는 식습관이 체내 중금속 농도를 최고 90%나 높인다는 조사결과가가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손문기)는 13일 우리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체내 중금속 농도 변화를 추적조사하고 체내 중금속 농도와 식품 섭취, 생활습관 등과의 관련성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식약처는 1차 조사에서 4000명을 분석했으며 이 중 870명에 대해서는 2015년까지 2차례 추적조사를 벌였다.

한국인, 체내 중금속 농도 줄어…남성, 납·수은 농도 높아

조사 결과 국민의 체내 중금속 농도는 지속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 조사기간별 체내 중금속 농도 변화.자료=식약처

2010년과 비교해 납은 2015년 기준으로  12%(2.13㎍/㎗→1.87㎍/㎗) 감소했으며, 카드뮴은 2%(1.04㎍/L→1.02㎍/L), 수은은 23%(3.78㎍/L→2.91㎍/L)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을 통한 중금속 노출량도 납 0.175 ㎍/kg b.w./day, 카드뮴 0.235 ㎍/kg b.w./day, 수은 0.085 ㎍/kg b.w./day로 1차 조사에 비해 낮아진 것으로 평가됐다.

체내 납과 수은 및 카드뮴 농도 모두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다. 납의 경우 남자 2.336㎍/dL, 여자 1.796㎍/dL였고 수은은 남자 4.548㎍/L, 여자 2.762㎍/L였으며 카드뮴은 남자 0.906㎍/L, 여자 1.11ug/L이었다.

▲ 추적조사 대상자(성인)의 식품을 통한 노출량.자료=식약처

식품을 통한 노출량에는 성별에 따른 차이가 없어 식품이외의 다른 노출요인(음주, 흡연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음주, 체내 중금속 농도 높였다

우리나라 성인 중 음주하는 사람(1주일에 4번 이상)이 음주를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체내 중금속 농도가 납은 54%, 카드뮴은 11%, 수은은 89%나 높았다.

식약처는 이를 과도한 음주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기 어려워 칼슘, 철분 등 영양성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 결과 칼슘 등 영양성분이 체내에 흡수돼야 할 자리에 중금속이 대신 흡수돼 체내 중금속 농도가 높아진 것으로 해석했다.

▲ 음주자와 비음주자의 체내 중금속 농도 비교.자료=식약처

특히 알코올은 칼슘‧철분‧엽산 등 영양성분의 흡수를 방해하고 체내 중금속 농도를 높인다. 과도한 음주는 체내 면역력을 저하시키고 이 탓에  대식세포 등의 중금속 제거 능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코올 분해 능력 좋은 경우, 음주 잦아 납 농도↑

알코올대사물질 분해효소(아세트알데히드분해효소, ALDH2)와 관련해서는 ALDH2 유전자가 체내 납 농도 간에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LDH2 유전자형은 크게 알코올대사물질 분해 능력이 높은 GG 유전형과 분해 능력이 낮은 AA 유전형으로 나뉘는데, GG 유전형을 가진 집단(2.26㎍/㎗)이 AA 유전형을 가진 집단(1.98㎍/㎗)에 비해 체내 납 농도가 14% 높았다.

GG 유전자형 집단의 음주비율은 81.4%였으며 AA 유전자형 집단의 음주비율은 10%였다.

식약처는 카드뮴과 수은에 대한 유전적 특성 분석은 현재 진행 중으로 평가가 완료되면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흡연·음주 시너지 효과로 중금속 농도 2배

▲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체내 중금속 농도 비교.자료=식약처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체내 농도가 납은 30%, 카드뮴은 23%, 수은 43%가 높게 나타났다.

특히 남자의 경우 음주와 흡연을 동시에 하는 집단이 비음주 비흡연 집단에 비해 체내 중금속 농도가 2배 이상 높았다.

중금속 농도 낮추려면? 어패류, 우유 드세요!

추적 조사 때 중금속 농도가 30%이상 감소 또는 증가한 집단의 식습관을 분석한 결과, 체내 중금속 농도가 감소한 집단은 증가한 집단에 비해 어패류, 유제품을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는 칼슘, 엽산, 철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어패류, 유제품을 섭취하는 식습관이 체내 중금속 농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풀이했다.

식약처는  수은함량이 높은 대형어류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칼슘‧철분은 체내 중금속 흡수를 방해하고, 중금속 배설에 도움을 주는 영양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식습관 개선 교육 ‘효과’

식약처는 실제 실생활에서 ▲금주‧금연 등의 생활습관 개선 ▲칼슘‧철분 등 영양성분이 풍부한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균형 잡힌 식습관이 체내 중금속 농도를 줄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 교육 전후 중금속 농도 변화.자료=식약처

조사대상 중 체내 중금속 농도가 높게 관찰된 78명에 대해 생활습관과 식습관 개선을 위한 교육을 3개월간 4차례 실시한 결과, 교육을 받은 후 체내 납과 수은의 농도가 각각 26%, 15%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