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에어부산 항공기 / 출처 = 에어부산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장거리 노선 수요를 가져오기 위해 저마다 ‘맞춤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주목된다.

해외 LCC들과 항공 공동체인 ‘얼라이언스’를 마련해 환승객을 이끄는가 하면 중대형 항공기를 도입해 직접 하늘길을 개척하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장거리 노선이 ‘블루 오션’

12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 국내 LCC들은 그간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왔다.

이들의 국내선 분담률은 지난해 기준 56.8%로 집계됐다. 2012년 43.8%, 2014년 50.7% 등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10명 중 6명 가량이 국내선에서 LCC를 이용한 셈이다.

반면 2016년 국제선 분담률은 19.6%로 나타났다. 2012년 7.5%, 2014년 11.5%, 2015년 14.6% 등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선에 비해 그 비중이 낮은 편이다.

동아시아·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는 LCC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정된 지역에서 비슷한 전략으로 사업을 펼치다 보니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LCC들이 장거리 노선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이유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은 항공 공동체인 ‘얼라이언스’를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 제주항공이 속한 ‘밸류 얼라이언스’의 노선도. 제주항공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LCC 7개사와의 협업을 통해 호주, 중동 등 장거리 노선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 출처 = 제주항공

제주항공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대표 LCC 7개사와 결성한 ‘밸류 얼라이언스’가 일부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12일 밝혔다.

제주항공은 1차로 필리핀을 대표하는 LCC 세부퍼시픽과 파트너십을 통해 서비스를 진행한다. 항공기 59대를 보유한 세부퍼시픽은 필리핀 내 37개의 국내 노선과 호주 등 51개 국제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고객들은 제주항공 홈페이지를 통해 호주 항공권을 예약할 수 있게 됐다. 출발지 인천, 도착지 시드니를 선택하면 제주항공 혹은 세부퍼시픽의 노선을 활용해 목적지에 갈 수 있는 것이다.

제주항공은 세부퍼시픽 외에도 지속적으로 '밸류 얼라이언스'에 가입한 항공사를 통해 해외노선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이 공동체에는 세부퍼시픽, 녹에어, 녹스쿠트, 스쿠트, 타이거에어싱가포르, 타이거에어오스트레일리아, 바닐라에어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주항공은 호주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장거리 노선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스타항공은 ‘U-FLY 얼라이언스’를 활용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2월 얼라이언스를 통한 최초 LCC 인터라인 노선인 인천-홍콩-치앙마이 노선을 선보인 바 있다.

▲ 이스타항공이 ‘U-플라이 얼라이언스’를 통해 선보이고 있는 노선. 이스타항공은 홍콩을 중심으로 다른 항공사들과 인터라인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상품을 이용할 경우 태국 치앙라이 등 국내 LCC 직항 노선을 보유하기 부담스러운 곳들도 쉽게 갈 수 있다. / 출처 = 이스타항공

6월 현재 총 9개 인터라인 노선(▲인천-홍콩-치앙마이 ▲인천-홍콩-쿤밍 ▲인천-홍콩-나트랑 ▲인천-나리타-홍콩 ▲인천-오사카-홍콩 ▲인천-후쿠오카-홍콩 ▲인천-홍콩-치앙라이 ▲인천-홍콩-푸켓 ▲인천-홍콩-씨엠립)을 운영 중이다.

단순히 거리를 늘리는 것 뿐 아니라 직항 노선이 없는 지역이나 스톱오버 여행객들의 요구를 충족하는 상품을 판매하겠다는 게 이스타항공 측의 목표다. 실제 태국 치앙라이 노선 등은 이스타항공이 인터라인을 통해 단독 운항 중이다.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은 장거리 노선 하늘길을 직접 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 장거리 노선 대응이 가능한 B777-200ER 항공기. 진에어는 국내 LCC 중 유일하게 이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다. / 출처 = 진에어

진에어는 국내 LCC 중 유일하게 중대형 항공기를 도입해 인천-호놀룰루 등 장거리 노선을 직항으로 가르고 있다. 최근에는 젯스타그룹, 아일랜드에어 등과 제휴해 인터라인(Interline) 노선을 판매하며 상품 질을 개선하고 있다.

진에어의 인터라인 노선을 활용하면 ▲인천-호놀룰루-카훌루이 ▲인천-호놀룰루-코나 ▲인천-호놀룰루-리후에 등을 여행할 수 있다.

에어부산은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중대형 항공기를 인도 받아 중·장거리 노선을 개척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이달 중 중대형 항공기 도입과 장거리 노선 운영에 대한 향후 청사진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 자료사진. 티웨이항공 항공기 / 출처 = 티웨이항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