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에포크(belle époque). 19세기 말부터 제1차 세계 대전 발발 까지 번영한 파리의 한 시대를 일컫는 말이다. 당시의 문화를 회고하며 아름다운 시대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패션에서도 이 시기에 다양한 변화와 실험이 이뤄졌다. ‘벨 에포크’ 시대를 이야기하는 책 <그림에, 마음을 놓다>에서 이주은 교수는 현대의 영화, 자전거, 바캉스, 기차와 같은 라이프 스타일이 이 시대에 태어났다고 말한다. 풍요와 평화 속에 도시의 정비와 미화가 이뤄졌고, 이것은 다양한 볼거리가 되어 사람을 모으면서 라이프 스타일을 이뤘다는 것. 게다가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 상실감이 존재한 것은 현대인의 상황과 같아서 ‘벨 에포크’ 시대를 더욱 공감하고 동경하게 된다. 많은 것이 좋았지만 20여년으로 짧았던 ‘벨 에포크’ 시대는 지금의 YOLO(You Only Live Once)로 이어진다.

한 번뿐인 삶의 짧은 호시절을 놓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최근 갭 이어(Gap year;자기 성찰 시간을 일부러 지내보는 문화)나 탕진잼(소비 자체에서 만족을 느낀다는 뜻)같은 키워드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은 구직에 도움이 되는 활동에 바쁘고, 직장인은 불확실성의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 샐러던트(Salaryman과 Student의 합성어)를 자처해 미래를 준비하는 현실이다. 이런 노력도 ‘좋은 시절’을 누리기 위한 과정이겠지만 조금은 현재 자신의 풍요를 기원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럴 때는 여행을 통해 잠깐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지나서야 깨닫는 것이 호시절이다. 짧게나마 짬을 낸 바캉스에 이번 바캉스룩 스타일링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몇 가지 코디를 제안한다.

▲“MAPSSI유저 자소설작가강백수님의 코디” - 바캉스룩1 / 출처=맵씨(MAPSSI) 모멘트 숄더백 BLACK 3만원대 GFLAT, 면 강연 7부 티셔츠 2만원대 STCO, 디오 글레디 샌들 블랙 5만원대 WHAT9

넉넉한 느낌의 7부 소매 티셔츠는 햇볕은 뜨겁지만 바람은 강한 해변가에서 입기 좋다. 가로 스트라이프가 프린팅 된 크루넥 티셔츠는 해군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며 바다 풍경에 어울린다. 멀리서도 눈에 띄어 선원의 옷에 자주 사용되었던 스트라이프인 만큼 전체 스타일링에서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아이템 외의 것은 단조로운 패턴을 착용할 것을 권한다. 

 

▲“MAPSSI유저 자소설작가강백수님의 코디” - 바캉스룩2/ 출처=맵씨(MAPSSI) 프렌 더블 스트라이프 셔츠 4만원대 WHAT9, 스트랩 샌들 4만원대 DAYTRIP, 메탈시계 25만원대 Valentino Rudy

스트라이프는 그 간격과 형태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연출한다. 굵게 내려오는 세로 스트라이프 셔츠는 깔끔함과 동시에 활발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여기에 청바지는 검증된 공식이다. 바닷가에서 한낮의 해를 피해 루프탑, 테라스 카페에서 여유를 만끽하기에 적당한 코디.

 

▲“MAPSSI유저 자소설작가강백수님의 코디” – 바캉스룩3/ 출처=맵씨(MAPSSI) Gloucester샌들 10만원대 CHISWICK, Hawaiian stripe shirt ivory 4만원대 Diamond Layla, 더 린넨 밴딩 팬츠 3만원대 WHAT9, Bandana 2만원대 Wildbricks

하와이안 셔츠만큼 바캉스룩에 어울리는 아이템도 없을 것이다. 반다나와 함께 매치하면 고적 탐험대같은 느낌을 줄 수 있고, 린넨 소재의 바지와 연출하면 느긋한 여유로움을 표현할 수 있다. 산, 계곡, 캠핑장 등에 어울리는 스타일링으로 특히 여름 밤에 연출하는 것을 추천한다. 

 

▲“MAPSSI유저 자소설작가강백수님의 코디” – 바캉스룩3/ 출처=맵씨(MAPSSI) 아이보리 쿨맥스 팬츠 3만원대 Codigallery, Linen S Stripe Henleyneck shirts black 4만원대 costume o’clock, 써지컬스틸 체인 가죽믹스 팔찌 2만원대 Jbans

헨리넥 셔츠 한 벌이면 한 여름에 오피스룩부터 바캉스룩까지 위화감 없게 두루 연출할 수 있다. 하의를 포멀하게 입으면 사무실에서도 깔끔하게 입을 수 있으며 실내 행사나 파티에서 꽤 맵시를 낼 수 있다. 이런 연출에서 신발이 고민일 때는 로퍼로 해결할 것을 추천한다. 또한 트위드 소재는 클래식한 무드를 표현하면서 가죽의 답답함은 피할 수 있으니 참고할 것.

▲“화이트 팬츠에 회색 트위드 로퍼 활용” - 로퍼 / 출처=DW Korea HAT(harlitweed)34만원대 Duke&Dexter

아이보리, 화이트 등 밝은 계열의 여름 바지와 무난하게 어울리는 색은 브라운과 그레이다. 다만 상의 아이템과 톤을 맞추어 연출해야 한다. 또한 신발과 동색인 허리띠를 착용했을 때 허리띠가 시선을 끌 수 있으므로 필요하다면 과감히 생략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