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농식품 물가상승세를 잡기 위해 수입 운송비 지원, 수입국 다변화, 정부 비축물량 확대 공급 등에도 불구하고 닭고기 산지가와 계란 가격이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여기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육계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양계농가들의 시름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이미 계란을 사먹지 않은 지 오래됐다’고 말할 만큼, 닭고기와 계란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AI 확산 조짐이 보이자, ‘가격이 더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 역시 제기되고 있지만, 일단은 대형마트 3사 모두 수급 물량을 미리 확보해 가격인상에 대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측은 “10여 군데에서 거래하고 있는데, 이번 AI 발생 농가와는 무관하다”면서 “물량 조달과 관련해 현재까지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어 “그러나 아직 초기 단계라 향후를 예상할 수 없다”면서 “최악의 경우 AI가 계속 확산된다면 물량이 10~20%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8일 기준 현재 이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생닭(1kg·백숙용)은 5980원, 계란(30구)은 7480원이다.

롯데마트 역시 현재 거래하는 곳에서 AI가 발생한 곳은 없으며, 물량 조달도 기존 계약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육계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8일 기준 롯데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생닭(1kg·백숙용)은 6900원으로 지난 5월말에 인상된 가격이다. 계란(30구)은 6980원에 판매되고 있다.

홈플러스 측은 “생닭의 경우 사전에 계약을 통해 미리 물량을 확보해 놓는다”면서 “아울러 아직 초기 단계라 크게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고, 가격 인상에 대한 계획도 없다”고 전했다.

이날 기준 홈플러스에서 생닭(1kg·백숙용)은 6490원, 계란(30구)은 7990원에 판매되고 있다.

 
 
출처: 각 사

유통업계 관계자는 “AI 확산이 우려되긴 하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라 대형마트 업계에서는는 일단은 상황을 지켜보는 정도”라면서 “다만, 초기에 잡지 못하고 계속 이어진다면 불가피하게 가격이 올라가거나 물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수도권 지역의 일부 슈퍼마켓에서는 이미 계란 한 판(30구) 가격이 1만 원을 넘는 경우도 왕왕있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앞서 정부가 미국산 계란을 수입하면서 계란 가격 급등세를 잠깐 진정시켰지만, 이후 태국과 덴마크산 계란을 수입하겠다는 정부 정책에도 가격 널뛰기는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농림식품부관계자는 “AI로 가금류가 대거 살처분되고, 방역 기준이 까다로워져 병아리 재입식이 어려운 상황이라 닭고기와 계란의 물량 확대가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외국산 수입도 일정 기간의 절차가 필요한 상황이라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3개월 정도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