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장기 하향세를 보여온 금값이 최근 상승하면서 금테크에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지리적 리스크가 국제사회에서 부각되고 있는 만큼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늘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낙관론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골드바, 금통장, 금펀드 등금에 투자하는 금테크는 다종다양하다. 수수료에서 수익률 등 천차만별인 금테크 방식을 꼼꼼하게 따져봤다.

금값, 올해 들어 12% 상승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최근 미국의 부진한 고용과 임금지표가 발표된 후 금값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말 1온스(1온스=28.34g)당 1120달러대까지 떨어진 금값은 올해 들어 이달까지 12% 넘게 뛰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예상보다 부진한 미국의 고용지표가 금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5월 미국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수는 전월 대비 13만5000명 증가했다. 이는 시장전망치인 18만5000명을 밑도는 수치였다.  또 취업자와 구직활동 중인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노동참여율은 지난 4월 62.9%에서 62.7%로 0.2%포인트 하락했다.

이처럼 부진한 고용지표 등을 고려하면 미국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인상을 단행 한 이후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고 있다.  금 값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달러 강세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다면 인플레이션 헤지 차원에서 금투자가 늘면서 금값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여론과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수사로 빚어진 정국불안감도 금의 투자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이밖에 미국의 기후변화협정 탈퇴 선언, 영국 런던 브리지 테러, 중동 4개국의 카타르 단교에 따른 중동 불안 등도  금값 강세에 간접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론으로는 금리인상이 금값에는 압박요인이 분명하다"면서도 "6월 (미국 기준)금리인상에 따른 영향은 이미 시장에 반영됐고, 미국 내 정치적 불확실성, 중동의 지정학적 이슈 등 정치·지정학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황 연구위원은  "6월 FOMC가 지나고 이 같은 리스크들이 해소되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안전자산인 금의 선호는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골드바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우선 골드바 같은 실물 금을 산 뒤 가격이 오르면 되팔아 매매차익을 남길 수 있다.

골드바는 순도 99.99% 상품으로 1㎏, 100g, 37.5g, 10g 등 다양하다.  골드바는 한국거래소(KRX) 금시장,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에서 살 수 있다. 실물 금을 되팔아 얻는 매매차익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금을 살 때 부가가치세 10%와 약 5%의 매매수수료를 내야 한다. 구매 당시보다 가격이 15% 이상 뛰어야 본전인 셈이다. 도난과 분실 우려도 있다. 그러나 최근 서울 강남권 은행에는 수천만원 하는 1kg짜리 골드바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골드바 값은 판매하는 곳에 따라 다르다. 중량이 같더라도 당일 시세를 비교하는 게 상책이다.  예를 들어 8일 기준 순금 3.75g은 일반 귀금속업체에서는 23만2060원(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 고시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온라인 오픈마켓 네이버 N쇼핑에서는 3.75g 순금의  최저가는 19만6000원이다. 구입처에 따라 순금 3.75g 가격이 3만6000원 이상 차이 날수 있는 것.

 가격뿐 아니라 순도와 중량 검증도 꼭 필요하다. 시중 귀금속업체 중 옥석을 가려내기 어렵다면 KRX금시장, 은행 등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구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

수수료를 절감하려면 KRX 금시장 골드바가 유리하다. KRX금시장을 이용할 경우 매수할 때 붙는 부가세와 매도할 때 내는 배당소득세가 모두 면제된다. 매매수수료도 0.4% 수준이다. 반면 은행에서 금을 사면 부가세는 면제되지만  배당소득세 15.4%를 내야 한다. 금은방에서 매수할 때는 부가세 10%를 내야하지만 배당소득세는 면제된다.

◆ 금통장(골드뱅킹)

1kg당 4700만원 정도의 골드바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금 통장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은행에 금통장 계좌를 만들고 입금을 하면 국제시세에 따른 금의 무게로 환산해 적립해준다.금통장에는 달러나 원화로 금액이 표시되지 않고 국제 금시세에 따라 매입한 금의 중량이 표기된다. 시중은행 골드뱅킹 상품은 △신한은행 '골드리슈 골드테크' △국민은행 'KB골드투자통장' △우리은행 '우리골드투자' 등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실시간 금 매입, 매도와 0.01g 단위의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

달러로 투자되는 까닭에 금시세와 환율변동을 동시에 따져봐야 한다. 금값이 올라도 원·달러 환율 하락 폭이 크면 수익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금통장은 원금이 보장되지 않고 예금자보호법도 적용되지 않는다. 실물 인출 시 10%의 부가세가 붙는다. 인터넷이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거래하면 은행에 따라 20~30% 환율 우대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금 통장 이용자는 배당소득세를 내야 했다. 법원 판결로 지난 3월17일부터 금통장에서 발생된 이익은 비과세로 전환됐다.

◆ 금펀드

금 파생상품이나 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금 펀드' 상품도 주목받고 있다.  6월 현재 국내에 설정된 금 펀드는 12개다. 이중 커모더티형이 7개, 해외주식형이 5개다. 커모더티형은 금 실물자산 가격에 연동된 파생상품에, 해외주식형은 금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해외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해외주식형은 금광업 주식에 투자하기 때문에 금값 흐름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금값이 오르면 금광업 주가가 상승, 펀드 성과도 좋아질 공산이 크다.

'한국투자KINDEX골드선물인버스2X특별자산상장지수'는 인버스 상품이다. 인버스 상품은 기초자산의 움직임을 정반대로 추종하도록 설계됐다. 금값이 떨어질수록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상품들의 연초 평균 수익률은 금값 상승으로 5.23%에 이르렀다.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1.83%를 기록했다. 금 펀드에는 역시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100만원을 투자해 1만8300원(100만원의 1.83%)의 수익을 냈다면 2820원(1만8300원의 15.4%)를 제외한 1만5480원만 가져갈 수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