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면 온몸에 관절염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인 '성인형스틸씨병'를 보다 쉽게 진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주대학교병원은 병원 연구진이 제대로된 진단 마커가 없어 진단에 어려움을 겪었던 성인형스틸씨병의 질병 활성도 표지자를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 (왼쪽부터)김현아 교수, 한재호 교수.사진=아주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김현아, 병리과 한재호 교수팀은 인터페론 감마가 성인형스틸씨의 병인 기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에 착안해 인터페론 감마에 의해 유도되는 인터페론 감마 유도 케모카인 CXCL9, CXCL10, CXCL11을 측정했다.

연구 대상은 아주대병원에서 성인형스틸씨병으로 진단받은 39명의 환자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30명, 정상군 28명이다.

연구팀은 이들의 인터페론 감마 및 인터페론 감마 유도 케모카인을 측정해 각 군 간의 수치를 비교하고 성인형스틸씨병에서 질병 활성도 및 임상 양상과의 관계를 살폈다.

그 결과, 성인형스틸씨병 환자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나 정상인에 비해 인터페론 감마 및 인터페론 감마 유도 케모카인이 모두 의미 있게 높았다. 케모카인은 피부발진이 동반된 환자에서 증가돼 있었다.

또 기존의 성인형스틸씨병의 염증 상태를 반영하는 혈액검사 결과(C반응 단백, 페리틴)와 성인형스틸씨병의 활동성을 나타내는 지표(Pouchot’s score)와의 관련성이 확인됐다.

CXCL9, CXCL10, CXCL11 및 케모카인의 수용체인 CXCR3도 성인형스틸씨병 환자의 피부조직에서 발현이 증가됐다. CXCL9는 피부의 포식세포 침윤과, CXCL10은 피부조직의 점액침착과 발현에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아 교수는 “성인형스틸씨병은 진단 마커가 없어 주로 임상소견에 기초해 진단할 수밖에 없어 그동안 진단과 치료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로 성인형스틸씨병에서 인터페론 감마 유도 케모카인이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해 인터페론 감마 유도 케모카인을 성인형스틸씨병의 바이오마커로 활용해 진단에 사용할 수 있고, 인터페론 감마와 관련한 새로운 약제를 성인형스틸씨병에 활용할 수 있는 근거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아주대병원 임상-기초중개협동연구과제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IF=5.228) 최신호에 실렸다.

성인형스틸씨병은 16세 이상 환자에서 발생하는 전신 장기를 침범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소아 류마티스관절염의 전신형으로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

고열, 관절통이나 관절염, 특징적인 피부 병변, 림프절 종대, 간종대, 비종대, 장막염과 인후통 등의 증상을 특징으로 하며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발병 환자의 10%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