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한 제약업체 바이오시밀러 생산공장 전경.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제약·바이오주가 지난 27년동안 세 번 나타났던 마국의 제약·바이오주 랠리와 흡사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낙관적인 분석이 나왔다. 추가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7일 하이투자증권은 제약·바이오산업 관련 ▲글로벌 블록버스터(연 매출 1조원 이상)신약 출시, 최종 단계 진입 ▲새로운 문재인 정부의 바이오 산업관련 육성책 ▲글로벌 니즈를 충족한 국내 업체들의 R&D(기술개발) 등 3요소가 지난 1990년이후 세차례 있었던 미국의 제약·바이오주 랠리때와 흡사하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크게 오른 제약·바이오주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소위 '상투'일 가능성보다 더 높다는 분석이다. 근거는 지난 27년동안 미국시장에서 제약·바이오주의 주가 추이다.

80년대 미국의 제약업체들 가운데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제조업체는 전무했다. 그러나 91년 암젠(Amgen)의 유전자 조작 단백질 뉴포젠(Neupogen)출시를 앞두고 90년부터 제약·바이오주 랠리가 시작됐다. 당시 2년동안(90~91년) S&P500 헬스케어 업종지수는 70% 상승했다. 2차랠리는 94년 중순부터 시작됐다. 빌 클린턴 정부가 제약품 허가요건 강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국회가 통과시키지 않으면서 부터다.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허가 승인건수는 이전에 비해 2배 넘게 급증했다. 이에 96년 출시한 신약이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약품으로 기록돼있는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제 ‘리피토(누적 판매금 약 150조원)’다.

이 때 출시한 허셉틴, 엔브렐 등 역시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 10위권내에 포진돼 있다. 이에 따라 95~96년 S&P헬스케어 업종지수는 상승률 140%를 기록했다.

3차랠리는 오바마케어를 공약으로 당선된 2009년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다. 미 연방대상 보험 확대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제약업체들간 활발한 M&A(기업인수합병)가 상승 동력이었다.

주요 기대 신약품, 글로벌 진출 예정시기

                                                                         <자료제공=하이투자증권>

유사점 1. 글로벌 블록버스터 개발 초읽기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 가운데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출시 업체는 아직 없다. 미국 FDA 누적 허가 업체 가운데 국내 업체는 1.2%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한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한 해동안만 FDA로부터 국내 업체의 승인 건수는 3건에 달했다. FDA의 연간 승인 건수가 평균 25건인 것을 감안하면 8%를 넘어서는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올 들어선 이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랜플렉시스(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가 미국 FDA 승인을 받았고 SB9(란투스 바이오시밀러)역시 유럽 승인에 이어 FDA승인 초읽기에 들어갔다.

녹십자도 IVIG-SN의 FDA승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2018년역시 녹십자와 대웅제약의 신약이 FDA 승인을 앞두고 후기 임상실험을 진행 중이다.

미국의 80년대후반 1차 제약·바이오주 랠리때처럼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이 줄줄이 대기 중인 상황이다.

유사점 2. 신정부 정책역시 우호적

미국은 90년대 초반 행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려 했으나 의회로부터 좌절되면서 제약업체들이 신약개발에 호시절을 맞이했었다. 당시 미국 경우와 똑같지는 않지만 새롭게 들어 선 문재인 정부는 바이오산업 육성책을 여러 개 내놓을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의 보건 산업 주요 정책을 보면 ▲국가 치매책임제 시행 ▲의료산업 육성통한 보건복지서비스 확대 ▲건강보험 적용 대폭 확대 ▲보건 취약지역 종합병원 신설 ▲동네 병·의원 공휴일 진료 가산수가 적용확대 등이다.

이와 더불어 대통령 직속 바이오 컨트롤 타워 구축 공양은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설치하고 제약·바이오·의료기기 분과를 둘 예정이다.

허혜민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90년대 초반 시행한 의약품 허가 대폭 확대처럼 제약·바이오업종에 직접적 효과는 없을지라도 새 정부의 보건의료 육성책은 업종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업체 주요 예상 호재
 

                                                                           <자료제공=하이투자증권>

유사점 3. 국내 R&D 수준, 글로벌 니즈에 부합

미국 증시에서 2000년대 초반 나타난 제약·바이오주 3차 상승랠리는 오바마 정부의 보건의료서비스 확대 시행에 따른 제약업체간 M&A확대가 호재로 작용했다. M&A가 기술력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의 R&D역시 2000년대 초반 미국에서 나타난 제약업체간 M&A와 버금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허 애널리스트는 “소위 빅파마라 불리는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존슨, 로슈, 화이자, 머크 등 다국적 제약사 상위 5개사의 니즈는 항암제 개발에 집중 돼있다”며 “국내 주요 업체들의 지난해 총 628건의 임상실험 가운데 32.1%에 달하는 202건이 항암제 임상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글로벌 신약 개발 니즈에 국내 기술력이 보폭을 맞추고 있다는 의미로 앞으로 제약·바이오업체 가운데 대박을 터뜨릴 기업이 나 올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할 경우 미국에서 나타난 제약·바이오주 랠리가 올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에서 나타날 가능성역시 높다는 것이 하이투자증권의 예측이다.

관심종목은...유한양행, 셀트리온 그리고 한미약품

유한양행의 재무제표를 보면 최근 3개년동안 매년 총매출의 20%정도를 원료의약품(API)이 차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유한양행의 수출이 전년대비 25% 성장한 30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길리어드 및 신규 파트너사와 신약 공동연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어서 신약 출시시 추가 성장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허 애널리스는 “유한양행이 국내 제약업체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승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셀트리온의 경우 올해 말 위암 유방암 등에 쓰이는 항암 항체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의 유럽 허가 승인 권고를 앞두고 있다. 예상대로 유럽 승인을 득할 경우 내년 상반기 ‘허쥬마’ 유럽 출시 및 하반기 미국 출시도 뚫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함께 올해 2분기부터 유럽에서 판매가 시작된 트룩시마(사진)의 실적 향상도 기대된다. 세계 최초 항암제인 리톡산-압테라의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는 후발주자인 산도즈와 6개월가량 시차가 있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하이 시밀러를 받은 제품으로 향후 글로벌 블록버스터 등극도 노려볼만한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우여곡절을 겪은 한미약품은 올해보다는 내년에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기술수출의 임상실험 결과가 내년에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출한 류마티스 관절염치료제, 호중구 감소제 치료제 등이 내년 2분기와 하반기 중 잇따라 임상실험 결과를 내 놓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