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출범 이후 스튜어드십 코드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기관투자자들이 투자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인 참여할 수 있도록한 의결권 행사지침이다. 이를 통해 주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만큼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이 힘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출처:대신증권

과거 주요 주주들의 경영진에 대한 공격적 제안은 주가와 주주환원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거둔 바 있다. 비록 헤지펀드의 공격성은 이들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하는 계기가 됐지만 주주의 적극적인 행동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2003년 벌어진 ‘SK-소버린 사태’를 언급할 수 있다. 실제로 소버린 사태 후 SK의 주가와 배당성향은 상승했다.

▲ 출처:대신증권

한편, 일본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후 배당성향(배당금/당기순이익)과 배당수익률(배당금/시가총액)이 꾸준히 상승했으며 일본 증시가 장기 박스권을 돌파한 원인 중 하나로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꼽힌다. 이에 국내 스튜어드십 코드 활성화 또한 코스피 지수를 상승 견인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튜어드십 코드로 배당 확대 움직임이 본격화되면 자금흐름도 배당주 펀드 등 주주환원 정책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과거 배당실적이 우수하고 실적 또한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배당주의 주가 흐름이 긍정적일 전망”이라고 전했다.

배당성향 확대를 동반한 주가 상승은 주식투자자에게는 최고의 기회다. 설령 배당금을 받지 않더라도 배당성향 확대에 따른 주가 상승을 통해 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배당의 근본적인 중요성은 다른 데 있다. 배당은 많은 투자자들이 차익거래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아 상대적으로 등한시되지만 주식보유자가 유일하게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을 방어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라는 점이 중요하다.

또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면 배당금도 동반 증가하는데 이 때, 주가 상승에 따른 투자금 증대는 물론 초기 투자금 대비 배당률도 늘어난다는 점에서 배당의 증가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어 A기업의 주가가 1만원이고 주당배당금이 300원이면 투자자는 투자금대비 3%의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다. A기업이 성장해 주가가 2만원에 도달하고 배당이 600원으로 늘어나면 배당수익률은 3%지만 이 주식을 만원에 산 투자자는 투자금액이 두 배로 늘어난 것과 동시에 초기 투자금대비 6%의 배당수익을 받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주식을 팔지 않을 경우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 따라서 주식투자자가 주식보유기간 동안 유일하게 기대할 수 있는 현금흐름은 배당뿐이다. 배당에 대해 관심을 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연말에 배당을 실시(실제 배당은 이듬해)하나 최근에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기업들도 주주환원정책을 천명하면서 중간배당(상반기 결산 기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지난 2016년 3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오는 2018년부터는 임원의 등기여부와 관계없이 보수총액 상위 5명의 보수를 사업보고서에 공개해야 한다. 현재는 연간 5억원 이상을 지급받는 등기임원에 한해서만 공시의무가 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대주주에 해당되지만 등기임원은 아닌 지배주주의 보수가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배당증가는 대주주의 이익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즉, 투자자가 배당 확대를 원하는 가운데 대주주도 이러한 흐름에 수긍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아울러 앞서 언급한 것처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주주환원요구가 가능해진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코스피 상위 50종목 '배당성향' 들여다 보니... 
아모레퍼시픽, 기업은행, LG디스플레이 순

배당주를 선택하가 위해서는 대주주·기관투자자의 배당증가수요가 커질 수 있는 종목 및 배당성향이 확대될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후자 쪽이며, 정확히 말하면 그 동안 꾸준히 배당을 해왔던 기업이다. 현 시점에서 향후 해당 기업의 배당성향이 확대될지 여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과거 배당의 ‘습관’이 미래에도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반면, 전자의 경우는 사회적 변화에 대한 요구, 정치권 눈치 등 기업 외부적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과도한 배당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배당주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기업의 과거 배당 기록이며, 특히 배당성향을 눈여겨봐야 한다. 배당성향이란 일정기간 동안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 중 배당금으로 지불하는 비용을 말한다. 예를 들어 A기업이 당기수순이익 100억원을 중 2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하면 이 기업의 배당성향은 20%이다.

기업의 배당성향이 중요한 이유는 단어 그대로 기업의 배당에 대한 정책적 ‘성향’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배당성향이 낮은 기업보다 배당성향이 높은 기업이 배당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유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와 함께 고려해야 하는 부분은 배당성향이 얼마나 일관성 있는지 여부다. 이를 분석하기 위해 <이코노믹리뷰>는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의 최근 3년 배당성향의 평균, 표준편차를 구했다.

표준편차란 평균이 개별 변수(해당연도 배당성향)로부터 평균적으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알아보는 수치다. 따라서 표준편차가 높으면 배당성향의 변동성이 높아 배당정책의 일관성이 떨어진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 배당성향의 3년 평균을 표준편차로 나눠 각 기업들을 비교했다. 평균을 표준편차로 나누게 되면 배당성향의 변동성 대비 배당성향의 비율은 높은지 낮은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따라서 배당성향의 변동성이 낮고 배당성향이 높으면 상대적으로 배당정책이 안정적인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 기업별 3년 배당성향 평균/표준편차 [출처:에프앤가이드 자료 재구성]

그 결과, 아모레퍼시픽의 배당정책(배당성향 3년 평균/표준편차)이 가장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기업은행, LG디스플레이, KB금융, 강원랜드, LG유플러스, 신한지주, 아모레G, LG생활건강, 현대제철 순으로 10위권 안에 들었으며 이들 기업의 3년 평균 배당성향은 평균 23.19%로 나타났다.

LG그룹주들은 10위권 안에 3개 기업이 포함된 한편, LG가 11위, LG화학이 12위를 기록하는 등 LG그룹 계열사들이 눈에 띈다.

기아차는 13위를 기록했으며 이어 하나금융지주, SK텔레콤, 엔씨소프트, 삼성화재, 고려아연, 현대모비스, 한국타이어가 20위권에 포함됐다.

한편, 매년 배당성향이 상승함에 따라 표준편차의 변동성이 높아진 기업들은 배당정책의 일관성이 없다고 해석할 순 없다. 말 그대로 배당성향이 증가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결과가 발생됐기 때문이다. 이에 해당하는 기업들은 삼성전자, 삼성SDS, BGF리테일, 한국전력, 현대차, 코웨이, SK하이닉스 등이다. 특히 코웨이는 2016년말 기준 배당성향이 무려 96.33%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