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서울 압구정에 위치한 CGV아트하우스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영화감독 임권택과 배우 안성기의 이름을 담은 헌정관을 개관하는 행사였다. 많은 선후배 영화인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에서 헌정관의 두 주인공은 한결같이 한국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과 책임감을 나타내며 CGV아트하우스의 행보에 격려를 보내주었다. 임권택 감독은 “독립영화가 한국영화의 기초일 텐데, 그것을 텃밭으로 만들어서 한국영화를 발전시키려고 한다는 의지를 느껴 많이 기뻤다”고 했다. 안성기 배우 역시 “이름을 붙인 것에 대해 누가 되지 않게, ‘책임감을 갖고 독립영화를 위해 열심히 뛰어야겠구나’라는 사명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CGV아트하우스가 지난 2016년 3월 특별한 상영관을 개관했다. 바로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두 거장, 임권택 감독과 안성기 배우의 이름을 딴 헌정관 얘기다. CGV아트하우스 압구정에는 안성기관이, 부산 CGV아트하우스 서면에는 임권택관이 각각 열렸다. 기존 CGV아트하우스 상영관에 두 사람의 영화 인생과 대표작을 담아 새롭게 꾸밈으로써 관객들이 그 업적을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CGV아트하우스가 이러한 헌정관을 개관한 이유는 한국영화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국 독립영화와 상생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실제로 CGV아트하우스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예술영화와 한국 독립영화의 상영 기회를 꾸준히 확대해왔다. 특히 독립영화가 한국영화산업의 발전을 위한 근간임을 인지하고 다양한 지원활동을 이어왔다. 신인 독립영화 발굴을 위해 산학협력에 힘을 쏟았고, 각종 영화제를 통해 제작, 배급, 홍보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한국 독립영화 전용관, 영화 전문 도서관 CGV 씨네 라이브러리를 개관하며 영화업계의 사랑방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다. 이런 활동에 이어 두 영화인에 대한 헌정을 통해 늘 한국영화계와 함께 호흡하고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알린 것이다.

임권택 감독은 <서편제> <취화선> <천년학> 등 102편의 영화를 연출하며 칸 영화제 감독상, 베를린영화제 명예황금곰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안성기 배우 역시 <기쁜 우리 젊은 날> <칠수와 만수> <화장> 등 100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50년이 넘게 한국 영화 대표 배우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처럼 한국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두 사람의 업적을 기리는 작업을 통해 한국영화사의 의미와 중요성을 되새기고 한국영화의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CGV아트하우스의 생각이었다.

단순히 헌정관을 여는 데 그치지 않고 티켓 매출의 일부를 한국 독립영화를 위한 후원에 사용하기로 한 것도 의미 있는 대목이다. 헌정관에서 관객 1명이 영화 1편을 볼 때마다 티켓 매출 중 100원을 적립하고, 여기에 CGV아트하우스가 추가로 100원을 매칭해 총 200원을 기부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적립된 금액을 활용해 임권택 감독과 안성기 배우의 이름으로 한국 독립영화에 후원하고 있다.

이런 여러 활동들에도 불구하고 CGV아트하우스는 한국 독립영화의 진흥을 위한 더 많은 노력을 끊임없이 요구받는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아트하우스 상영관 확장에 대한 요구가 많다. 한 영화인은 CGV가 아트하우스를 100개 이상 열어야 어느 정도 시장 확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얘기도 서슴지 않는다. CGV아트하우스, 아니 CGV 전체가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 더욱 큰 고민을 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다만 한두 기업이 무한정 그 역할을 강화하기에는 분명한 물리적 한계가 존재한다. 이것은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 영화업계에 종사하는 이해관계자들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영역이다. 특히 예술영화나 독립영화를 제대로 세우기 위한 영화 정책은 반드시 필요한 기반이다. 우리나라에는 이에 대한 빅픽처가 없다. 독립영화 제작 지원, 예술영화관 확대, 체계적인 영화 감상 교육 등 영화시장을 종합적으로 바라보는 핵심적인 틀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지금 한국영화계는 전 세계에서도 드물게 매년 자국영화 점유율이 50%를 넘어서는 영화 강국으로 거듭났다. 이 근본에는 열악했던 과거 영화계를 뛰어넘기 위한 영화인들의 많은 노력이 있었다. CGV아트하우스는 한국영화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은 ‘한국영화인 헌정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영화의 성장을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가게 될 것이다. 또한 한국 독립영화를 지원하기 위한 여러 활동도 강화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CGV아트하우스가 시작이자 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영화업계 이해관계자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한국 독립영화의 발전을 위해 작지만 소중한 밀알을 심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