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애그리테크 관련 미디어인 애그펀더(Agfunder)는 최근호에서 수직농장 시스템 벤처인 에어로팜스(Aerofarms)가 4천만 달러(한화 기준 450억원) 가량의 투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에어로팜스는 시리즈 D(series D) 투자 단계로 1억 3천만 달러(한화 기준 1400억 원) 가량의 누적 투자 규모를 갖고 있다. 에어로팜스는 수직농장 시스템의 대형화를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하고 있다. LED 발열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을 비롯해 식물의 생장 상태를 센서를 통해 인식하고 정량 데이터 분석을 실시하기 위한 알고리즘 등 다양한 기술이 융합적으로 적용되어 있다. 에어로팜스에는 골드만삭스, 푸르덴셜, 두바이의 사모펀드 메라스(Meraas) 등이 투자했다. 이외에 각종 식품 산업/농업 전문 벤처캐피탈, 사모 펀드 등이 에어로팜스의 주요 투자자들이다.

▲ 에어로팜스(Aerofarms)가 개발한 수직농장용 농작물 재배 키트(출처 : Aerofarms 홈페이지)

에어로팜스가 향후 경쟁력을 발휘할 시장으로 손꼽히는 지역은 중동(middle east). CEO 데이비드 로젠버그(David Rosenberg)는 “기후의 간섭 없이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이상적인 환경 구현이 메라스 펀드의 투자 요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에어로팜스 이외에도 페가수스 애그리컬쳐 그룹(Pegasus Agriculture Group) 과 같은 벤처들이 중동 지역에서 수직 농장 시스템을 확산시키기 위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고, 이집션 하이드로팜(Egyptial Hydrofarms) 같은 기업들도 아프리카나 소아시아 시장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이들 수직 농장의 특징은 데이터 인식과 분석, 각종 시나리오별 농장 운영 방법의 제안 등을 일체화하는 자동화 시스템에서 비롯된다. 다만 노동 비용 절감에는 효과적이지만, 기술의 도입 원가가 비싸기 때문에 상품의 브랜딩과 적정 가격 산정이 매우 중요한 과제다. 수직 농장을 설치하기 용이한 공간이나 자금을 확보했다고 무작정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무리다.

전문가들은 수직 농장을 장밋빛 전망으로 바라보기만 해서는 안 되며, 몇 가지 선결 조건을 고려해야만 한다고 언급한다.

국민대학교 서비스디자인랩의 조만수 겸임교수는 “수직농장이 만병통치약이라고 보는 관점은 매우 위험하며, 사용자들이 이용하기 편한 거리, 전력을 조달하기 쉬운 위치, 품질과 투명성을 부각시킨 고가 마케팅 등이 전제되어야만 한다”고 언급한다. 마치 도시 농업의 트렌드처럼 수직농장을 거론하며 무작정 해당 시스템을 구매하는 데 투자하는 것은 금기에 가깝다는 것이다.

또 조 교수는 “자동화 설비의 설치 및 관리 비용이 매우 비싸기 때문에 소규모 농장에서는 수직농장 설비가 별로 효력이 없다”고 언급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Digital Healthcare Partners)의 파트너이자 사용자 경험 분야 전문가인 장진규 박사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수직농장의 수준을 거론하기 힘든 상태”라며 “대형화 시설에 대한 농업계의 거부감 해결, 생산과 가공을 일체화하는 6차산업 시스템을 학습하고자 하는 벤처의 지원 프로그램 등이 동반되어야만 성공 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