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유투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협정 탈퇴를 발표하자마자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대통령 자문단 2곳의 탈퇴를 선언했다. 그의 자문단 탈퇴선언은 이미 예고된 것으로 새로울 것은 없다. 그는 왜 자문단 탈퇴를 선언했나?

머스크는 1일(미국 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기후변화협정 탈퇴 절차를 밟겠다고 밝힌 직후 자기 트위터 계정에 “나는 이제 대통령 경제자문단을 떠난다. 기후변화는 현실이며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하는 것은 미국이나 전 세계에 좋은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지난달 31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는 백악관 내 다른 사람이나 자문위원회를 통해 직접 대통령(`POTUS`)에게 미국이 그 협정에 계속 남을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언을 다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협정을 탈퇴하면 경제 자문단을 떠나겠다고 약속했다.

머스크는 전략정책포럼과 일자리 창출 이니셔티브 등 트럼프의 경제자문단 2곳에서 활동해왔다.

머스크의 대통령 경제자문단 탈퇴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그동안 기후변화에 대한 첨예한 이견을 감안할 때 머스크는 트럼프와 함께 일해서는 안 된다는 전문가들의 질책이 많았다. 그가 경영하는 테슬라나 스페이스X 등은 파리협정의 내용을 구현할 수 있는 친환경 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가 트럼프와 손을 잡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지난해 12월1일 채택된 파리기후변화협정(Paris Agreement)은 2020년 종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신(新)기후체제의 출범을 알린 것으로 2100년까지의 지구 온도 상승 억제치를 당초 예상 2도에서 1.5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실천방안으로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을 억제하고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저탄소 차 보급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머스크가 벌이는 사업의 핵심이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 녹색 에너지 사용 확대인 만큼  그의 기업들은 파리협정의 수혜자가 될 공산은 매우 크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물꼬를 막아버렸으니 그의 대통령 자문단 탈퇴는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자문단 탈퇴는 머스크 기업들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미국 정부에서 상당한 규모의 계약을 따낸 것을 감안하면 대단히 대담한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스페이스X는 나사(미항공우주국)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급품을 공급하는 16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이행 중이다. 또한 미공군 위성을 우주에 쏘아올리는 8억2700만달러 규모의 계약도 맺고 있다.

이런 점에서 머스크는 큰 승부수를 던졌음에 틀림없다. 머스크는 대통령 자문단 자문위원이라는 거창한 이름보다는 자기 사업의 정수이자 그의 개인 브랜드와 마찬 가지인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 녹색 에너지 사용 확대를 선택한 것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