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기업 내 소통은 '메신저'가 책임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챗봇 기능이 더해지고 협업을 가능하게 하는 기업용 메신저가 확산되고 있다. 기업용 메신저란 기본 메신저 기능에 다양한 협업 툴이 더해져 기업 내에서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설루션이다.

기업용 메신저가 뜨는 이유는 협업 설루션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 팀 내 유연한 소통의 필요성 증가, 업무 환경 변화에 등에 따라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IDC는 <국내 모바일 UC&C(통합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기업용 메신저 시장이 향후 5년간 연평균 24.5%씩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803억원 규모에서 오는 2019년엔 1075억원 규모로 확산될 전망이다.

◇실리콘밸리 사로잡은 '슬랙'

실리콘밸리를 기업용 메신저 열풍으로 몰아넣은 건 '슬랙'(Slack)이다. 슬랙은 지난 2013년 8월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일 사용자 400만명, 기업가치 38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했다. 엔지니어나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빠르게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제작됐다. 실리콘밸리의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슬랙은 처음부터 개인이 아닌 '기업용 메신저' 시장을 노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개인용 메신저에 없는 '협업 기능'을 더했다. 슬랙 플랫폼 안에서 이용자들은 대화를 할 수 있고, 주제별로 방을 따로 만들 수 있다. 웹사이트와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접속할 수 있다.

슬랙은 '협업툴'을 전면에 내세웠다. 다른 메신저 기업들처럼 이용자들 간에 채팅방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그림 문서 동영상 등을 방에서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 슬랙은 '인지능력을 가진 봇'을 메신저에 결합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IBM 왓슨 기반 다양한 서비스를 슬랙에서 이용할 수 있다.

월 사용료는 일부 기능만 쓸 수 있는 무료 등급, 게스트 접근 기능, 그룹 비디오 콜 등이 가능한 6.67달러의 스탠더드 등급, 팀원 한 명 당 20GB의 저장 기능이 제공되는 12.50달러 플러스 등급이 있다. 현재 모든 매뉴얼이 영어로 돼 있는 슬랙은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국내에선 좀처럼 확장되지 않고 있다.

에어비엔비, 타임지, 핀터레스트, 버즈피드, 링크드인, 디베이, 화장품 회사 러시, 서베이몽키, 하버드 대학교 등이 이용하고 있다.

슬랙은 지난해 2억달러 투자금을 추가로 유치했다. 이는 회사 창사 이래 단일 투자 모금액으로 최대였다. 호라이즌 벤처스, 인덱스 벤처스 등 글로벌 벤처캐피털들은 슬랙에 1억3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 '토스랩'의 기업용 메신저 '잔디'. 출처=토스랩

◇국내 점유율 1위 '잔디'

잔디는 '아시아'에 최적화된 기업용 메시징 플랫폼이다. 간단한 사용법과, 친근한 디자인으로 직장인들 사이에서 '업무용 카톡'으로 불리고 있다. 영어만 지원되는 슬랙과 다르게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영어가 모두 지원된다. 친숙한 디자인과 귀여운 이모티콘으로 국내 이용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잔디는 지난 2014년 6월 토스랩에서 탄생한 업무용 메신저다. 서울을 본사로 대만, 일본에 지사를 두고 있다. 최근 구글플레이가 선정한 '대한민국 대표 앱'중 하나다. 소프트뱅크벤처스, 퀄컴벤처스 등에서 총 7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버튼만 클릭하면 '팀 생성하기'를 할 수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 잔디의 핵심 기능은 '토픽'이다. 그룹 채팅 공간으로 카카오톡처럼 누구나 참여 가능한 공개 토픽과 초대받은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는 비공개 토픽으로 나뉜다. 스마트 검색 기능. 외부인을 초대해 협력할 수 있는 준회원 기능, 외부 서비스를 연동할 수 있는 잔디 커넥트 등이 있다.

티몬, NS쇼핑 등 8만개 이상의 기업과 팀에 도입돼 사용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기반으로 잔디 기본형은 월 5000원, 엔터프라이즈용은 월 9000원이다.

잔디는 쑥쑥 성장하고 있다. 아시아 경우 조단위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연평균 성장률은 19% 정도다. 잔디 관계자는 "직장인의 경우 업무용 메신저를 사용하며 자연스레 공사 구분이 된다. 잔디와 카카오톡으로 구분해 일과 개인생활을 분리할 수 있다"며 "잔디는 상반기 이후 '퇴근 이후 메시를 받지 않을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 이스트소프트의 기업용 메신처 '팀업'. 출처=팀업

◇한국 조직문화 저격한 '팀업'

보안 회사 이스트소프트는 지난해 4월 기업용 메신저 '팀업'을 공개했다. 팀업은 사내 메신저·그룹 피드(게시판)·업무자료 중앙관리·대용량 파일 전송 등 업무에 필요한 협업 도구를 통합 제공한다. 팀업은 새로 생긴 제품이 아니다. 이스트소프트는 90년대 후반 웹하드 KT 아이디스크를 운영한 바 있다. 여기서 발전된 형태가 팀업이다.

약 1만 3000개 기업이 사용하고 있다. 팀업은 사내에서 사용 중인 챗봇 등 다양한 서비스들과 연동해 업무 관련 정보를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다. 팀업의 특징은 '자체 클라우드 저장소'를 제공하는 점이다. 기업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게 되면 이에 따른 비용 지출도 들어간다. 팀업을 사용하게 되면 클라우드 서비스도 함께 사용할 수 있어 이중 비용 지출이 발생하지 않아 중견기업들에겐 매력적인 조건이다.

고착화된 아시아 쪽 기업문화도 반영했다. 팀업 관계자는 "아시아 쪽 기업문화는 조금 수직적이다. 조직도가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한국에서는 조직도가 채계화 되지 않으면 업무를 볼 수 없다. 팀업은 다른 작품과 차별되게 조직도 기반으로 제품의 플로우를 구성하고 있다"며 "팀업은 50인 이하 소규모 스타트업이 아닌 100명 이상의 대기업을 타깃으로 잡고 있다. 다른 기업용 메신저들과 다르기 기획 단계부터 제품 철학이 다른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룹을 설정해두면 팀마다 '슈퍼 관리자'를 비롯해 다양한 관리자 기능이 있어 편리하게 팀을 관리할 수 있다. 회사 내 '긴급공지'가 있을 때 알림을 꺼놔도 공지를 전달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팀업은 오픈 API 제공해 다양한 기능을 자유자재로 추가할 수 있다. 그룹웨어를 쓰는 기업에서 인공지능 기반 자사 챗봇을 만들어 팀업에 연동할 수 있다.

팁업 이용자 증가에 대해 팁업 관계자는 "기업용 메신저는 인트라넷 환경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흡수해 기존의 메신저에서 발전된 형태다. 과거엔 대기업들의 니즈가 있어 자체 개발하는 경우가 많았는다"며 "이제는 카카오톡이 일반화되며 개인용과 업무용 메신저 혼용에 따른 어려움으로 다양한 기업들이 기업용 메신저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 50명의 인원을 소용, 팀 별 2인당 5GB를 제공하는 스탠더드 무료 기능, 1인당 월 이용료 5000원에 1인 용량 30GB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기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