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쉐보레 스파크. 한국지엠의 주력 차종이지만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판매는 3682대로 전년 동월(8543대) 대비 56.9% 빠졌다.

한국지엠,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내수 판매 3위’ 타이틀을 두고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지엠이 스파크 등 주력 모델의 판매 부진으로 위축된 가운데 쌍용차·르노삼성이 신차 공세를 퍼부으며 추격에 고삐를 당기며 나타난 현상이다.

한국지엠의 위기, 쌍용차·르노삼성의 기회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한국지엠은 1만1854대, 쌍용차는 1만238대, 르노삼성은 9222대의 자동차를 각각 판매했다.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3위와 5위의 내수 판매 격차가 2632대에 불과한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현대차, 기아차가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는 가운데 한국지엠이 ‘만년 3위’ 이미지를 굳히고 있었다. 쌍용차와 르노삼성은 나름대로 흥망성쇠를 거듭하며 ‘꼴찌 다툼’을 치열하게 벌여왔다.

▲ 출처 = 각 사

모델 라인업이 다르다보니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지엠은 6월 현재 13개 차종을 국내 시장에서 판매 중이다. 경차부터 준대형차, 스포츠카, RV, 상용차 등 차종도 다양하다. 반면 르노삼성은 8종, 쌍용차는 6종의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그랬던 분위기가 최근 달라졌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31% 급감하며 부진의 늪에 빠졌다. 주력 차종인 경차 스파크의 실적이 8543대에서 3682대로 반토막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내 시장에서 경차에 대한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고 있는데다 경쟁사인 기아차가 모닝의 완전변경 모델을 최근 출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 쌍용차 G4 렉스턴.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출고가 시작된 이 차는 2703대가 팔리며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 출처 = 쌍용자동차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차가 출시된 트랙스 판매(1166대)가 지난해 대비 22.7% 늘었지만 캡티바(198대, -51.5%), 올란도(783대, -34.4%) 등이 힘든 상황이다.

주력 차종인 크루즈(1160대)와 말리부(3510대)가 고군분투하고 있긴 하지만 기대치를 채우지는 못하고 있다.

쌍용차와 르노삼성은 이를 기회 삼아 추격에 고삐를 당겼다. 쌍용차는 ‘SUV 명가’ 이미지를 공고히하며 티볼리 등 신차를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최근 내놓은 ‘G4 렉스턴’도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며 판매에 불을 붙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르노삼성 역시 QM3 수입 이후 QM6 론칭 등 SUV 라인업을 보강하고 SM6 같은 경쟁력 있는 신차를 소개하며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또 소형 해치백인 클리오 출격이 임박하면서 판매가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르노삼성 QM6. 이 차는 작년 하반기 출시 이후 르노삼성의 판매 볼륨 증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2208대가 팔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쌍용차는 G4 렉스턴, 르노삼성은 클리오를 올해 각각 론칭하는데, 볼륨이 커지는 데 크게 기여할만한 차종”이라며 “한국지엠의 부진이 계속될 경우 월별 판매 순위가 뒤바뀌는 광경이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