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가젯(Gadget)에 얽힌 그렇고 그런 이야기. 일상가젯 10화.

“항상 믿어왔었지/나는 날수 있다고/거센 폭풍을 뚫고/저기 미래를 향해.”

1998년 SBS에서 방영한 애니메이션 ‘전설의 용사 다간’ 주제가 가사다. 어릴 적 우연히 TV앞에 앉아서 본 애니 다간에서 용사들의 대장 장민호가 다간 기체를 타고 날아다니는 모습은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정말 노래 가사처럼 어떻게든 내가 날 수 있을 것이라 믿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플레이G Vol.6: 드론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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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로 이사를 가면서 처음 비행기에 탑승해 봤다. 공항을 방문할 때 두근거림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탑승수속을 하고 소지품 검사를 할 때는 마치 비밀 작전에 투입되는 첩보원이됐다는 상상도 했다. 제트엔진이 굉음을 뿜으며 여객기가 내달리고, 거대한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두둥실 떠올랐다. 설렘과 흥분으로 솜사탕처럼 말랑말랑 마음도 함께 붕 떴다. 첫 비행 이후 명절 등으로 육지에 볼일이 있을 때 국내선 비행을 자주 하게 됐다.

중학생 때는 친구와 함께 고등학교 진학 이후 공군사관학교를 지원할까 고민도 했다. 다만 해양경찰이던 아버지께서 ‘어떻게든 사회 속에서 일하는 걸 찾아라’라는 이야기를 하셔서 무산됐다. 이때 같이 고민하던 중학교 동창은 지금 해양경찰에서 몇 대 없는 정찰기를 조종하고 있다. 당시 열심히 보던 애니메이션은 ‘마크로스’ 시리즈와 ‘에어리어88’이었다. 안 그래도 멋진 F-14 기체가 로봇으로 변신했다. 점점 스토리가 확대되면서 우주 외계인과 전투를 벌이지만, 초창기 막 기체가 변신하던 시절이 더욱 현실성 있고 스릴 넘쳤다는 기억이 남아있다. 에어리어88은 정통 밀리터리물이었다. 전투기의 다양한 기동과 작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김태환 기자

평범한 대학생활, 군 생활을 거치면서도 비행에 대한 욕구는 점점 커졌다. 다행히 대학시절은 오산에서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오산 미군 공군기지에서 매년 열리는 에어 파워데이에 종종 방문했다. 다양한 전투기들의 화려한 에어쇼와 기동을 감상할 수 있었다. 대리만족할 뿐이었지만 언젠가는 나도 비행체를 직접 조종할 날이 올 것이라 생각했다.

프라모델을 조립해도 전투기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이사 도중 부서지면서 버렸지만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기체 ‘T-50B’를 가장 아꼈다. 화려하면서도 정제된 도장은 속된 말로 ‘간지’ 그 자체였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김태환 기자

이후 직장생활로 바빠지면서 프라모델을 조립할 시간이 점차 줄어들자 아카데미에서 나오는 ‘4D퍼즐’을 주로 구매했다. F-4, F-14, F-15, F-16, F-18, F-22 등 서방권 전투기 기체를 하나씩 사모았다. 항공기자 시절에는 아시아나항공 행사에서 A-380 아시아나 도색 모형을 선물받기도 했다. 가끔 혼자 어린아이처럼 모형을 들고 놀기도 한다. “아시아나 여객기가 납치당했다! TH(태환)전대 출격하라”라는 낯 뜨거운 대사도 하면서 말이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김태환 기자

하지만 모형 장난감으로는 비행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었다. 확실히 날 수 있는 친구가 필요했다. 때마침 드론 열풍이 불고 있었다. 마침 후배 녀석이 SYMA의 국민입문드론 ‘X5C’를 가지고 있었다. 영화 관람권 8장과 맞교환하면서 드디어 드론을 손에 넣게 됐다.

예상보다 조종이 어려웠다. 비행기와 개념이 달랐다. 전후좌우 대각선 모두 움직일 수 있었다. 방향전환이 자유로운 대신 드론이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확인이 어려웠다. 익숙해지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다만 취미생활에 있어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드론으로 찍은 영상을 공유하는가 하면, 드론의 움직임을 액션캠으로 담기도 했다. 운동장을 한 바퀴 돌고 돌아오도록 조종하거나 공원에서도 미니드론을 활용해 가볍게 놀이가 가능해졌다.

아직까지 직접 날 수는 없다. 하지만 직접 나는 기분을 만끽하며 지내고 있다. 오늘도 비행을 꿈꾼다. 언젠가 드론마저도 넘어서서 직접 날 수 있는 그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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