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출처=이미지투데이)

 

새정부의 생활비 절감 공양과 더불어 해외보험사의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 진출 추진 등으로 손해보험사들의 차보험료 인하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황 개선으로 인해 차보험 손해율이 낮아진데다가 시민단체인 금융소비자연맹도 성명 발표를 통해 보험사들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 다만 중소형사들의 경우 손해율 개선세가 크지 않기에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소연 등 소비자단체 보험료 인하 요구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손해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은 1조202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약 3000억원(33%) 증가했다.

개선세는 지난해에도 확인된다. 2016년 기준손보사 당기순이익은 3조4681억원으로 전년대비 7529억원(27.7%) 늘었다.

차보험 손해율 개선세도 지속됐다. 손해율이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 지급된 보험금 비율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손해율 77%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차보험 손해율은 2015년 91.1%에서 2016년 88%, 올해 2017년 1분기에는 81.6%로 줄어들었다. 자동차 수입보험료는 2014년 12조8570억원에서 지난해 15조6560억원으로 2조7990억원 늘었다.

손해율 개선은 금융당국의 외제차 렌트카 기준변경, 자차손해사고에 대한 미수선수리비, 자동차범퍼 수리비 지급기준 등 제도개선 덕분이다.

기존에는 외제차 사고시 렌트를 동급의 외제차량으로 제공했지만, 앞으로는 같은 배기량의 국산 승용차로 대체해 렌트해도 된다. 또 자동차 범퍼 수리도 무조건적인 교체가 아니라 부분수리도 가능하도록 제도가 변경됐다. 이는 모두 보험금 지급 감소 요인이다.

특히 금융당국의 ‘보험료 산정 자율화’ 방안으로 손보사들의 보험료를 자율적으로 책정하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손보사들은 지난해 개인용 차보험료를 2.5~8.6% 가량 인상했다.

문제는 손보사들의 실적 개선에도 보험료 인하가 없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금융소비자연맹은 보도자료를 통해 손보사들이 전년대비 최대 이익을 실현했음에도 주주배당과 임직원 성과급만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금소연은 “손해보험사가 2017년 1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2025억원으로 전년대비 33%나 증가한 사상 최대이익을 냈고, 2016년에도 최대의 이익을 냈다”면서 “하지만 주주배당과 임직원의 성과급 잔치만 요란할 뿐 보험소비자에게 보험료 인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기욱 금소연 사무처장은 “손보사들이 사상최대의 이익을 갱신하고 있고 손해율도 안정된 만큼, 주주배당과 임직원 성과급등으로 챙길 것이 아니라, 소비자를 위해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부의 ‘생활비 절감 공약’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부처와 더불어민주당 등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경제팀이 꾸려지는 대로 서민 생활비 절감 대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크게 교통, 교육, 통신, 주거 등 고정적으로 지출이 발생하는 부분의 생활비를 줄이는 방안으로 추진된다.

당장 보험료 인하 압박은 없겠지만 추후 생활비 절감 대책에 포함될 가능성도 크다. 자동차보험료는 소비자생활물가 산출에 포함되는 460개 품목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 출처=각 사, 금융감독원

“가격경쟁력 강화 위해 보험료 인하할 것”

최근 독일 알리안츠그룹은 손해보험 시장 진출을 위한 예비인가를 금융당국에 신청했다. 알리안츠가 손해보험 영업 인가를 받으면 13년 만에 한국 손해보험시장에 다시 들어오게 되는 셈이다.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할 경우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가격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험료를 인하하는 움직임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메리츠화재는 6월부터 개인용 차보험료를 0.7% 인하하고, 마일리지 특약 할인 폭을 더 넓히기로 했다. 마일리지 특약 할인 범위는 주행거리 3000㎞ 이하는 33%, 1만㎞ 이하는 21% 등이다.

삼성화재도 기존의 15~23%의 마일리지 특약 할인율을 22~37%로 확대했으며 현대해상과 흥국화재도 할인 적용구간을 1만8000km까지 늘렸다.

상대적으로 출혈경쟁에 취약한 중소형손보사들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올해 1분기 기준 차보험 손해율을 살펴보면 삼성화재(76.4%), 동부화재(77.5%), 현대해상(77.8%), KB손해보험(78.4%), 메리츠화재(77.3%) 등 대형사들은 적정손해율에 근접했다. 하지만 더케이손해보험(86%), AXA손해보험(83.7%), 롯데손보(89.4%), 흥국화재(93.1%) 등 중소형사들은 상대적으로 손해율이 높다.

익명을 요청한 손보사 관계자는 “차보험 업황이 좋아지는 추세이지만 지금까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늘 보험료 인하 압박이 나타났다”면서 “신규 시장참여자까지 들어올 경우 결국 가격경쟁이 심화돼 중소형사들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