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는 어떤 임차 업종을 유치하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우량 임차인 유치는 단순한 공실을 채우는 의미를 넘어서 건물 가치를 올리고 임대료 등 수익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반대로 업황 악화로 폐업이 늘고 있는 업종을 유치할 경우 장기 공실 및 수익성 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31일 수익형부동산정보업체 상가정보연구소는 과거 건물주들로부터 우량 임차인으로 대접 받았지만, 최근 폐업 증가로 인해 선호도가 추락한 3대 업종으로 은행, 산부인과, 웨딩홀 등을 꼽았다.

원래 은행은 전통적으로 임대인들이 선호하는 임차 업종으로 꼽혀왔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웹과 모바일을 통한 금융거래가 확산되면서 은행들이 영업점 수 줄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서울지역 은행 영업점 수는 2014년 12월 5208개에서 4월 현재 3415개로 34.4% 감소했다. 대다수 시중은행들이 추가적인 영업점 구조조정 계획을 세워둔 상황이어서 이 같은 감소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은행은 넓은 임차면적을 사용하기 때문에 공실 발생시 그 자리를 메울 임차인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오후 5시 이전에 문을 닫기 때문에 건물의 집객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있어 왔다.

또 웨딩홀은 미혼 인구 증가와 소규모 결혼식 유행으로 폐업이 늘고, 관련 산업도 위축된 모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혼인건수는 28만1700건으로 1974년(25만9100건) 이후 4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곧 웨딩홀 폐업 증가로 이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내에서 폐업을 신고한 웨딩홀은 총 9개로, 160여개 업체 중 6.3%가 문을 닫았다.

특히 임대료가 비싼 강남구 내 웨딩홀 및 웨딩서비스 업체들의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웨딩메카'인 강남구 청담동의 웨딩홀·웨딩서비스 업체 수는 지난해 6월 152곳에서 4월 현재 100곳으로 약 1년새 34%나 감소했다.

마지막으로 병의원이 우량 임차인으로 선호되는 현상은 여전하지만 산부인과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개업보다 폐업이 더 많은 '개·폐업 역전현상'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산부인과 수는 2010년 93곳, 2011년 102곳, 2012년 97곳, 2013년 96곳, 2014년 76곳, 2015년 56곳 등 520곳이 폐업됐다. 같은 기간 개원한 산부인과는 296곳으로, 폐업한 산부인과가 224곳 더 많았다. 미혼 인구 증가와 출산율 저하로 산부인과의 개·폐업 역전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상가 투자자 입장에서 어떤 임차 업종을 유치하는가는 임대료 못지 않게 중요한 부분”이라며 “임차 업종의 트렌드 변화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