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의 패러다임이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의료기기 시장에서도 체외진단기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상위 업체 10곳이 시장의 75%를 차지하고 있어 진입장벽이 높지만 바이오 및 IT 등의 기술력이 뒷받침되면 상용화까지 필요한 자본력과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중소 및 벤처기업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코트라(KOTRA)가 지난 26일 발간한 ‘의료기기산업동향과 투자유치 방안’ 보고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체외진단기기, 의료기기 시장 내 비율 ‘1위’
리서치업체 EvaluateMedTech에 따르면 세계 의료기기 시장규모는 2016년 기준 3920억달러(약 460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의료기기 시장의 상위 10개 분야는 ▲체외진단 ▲심장학 ▲진단영상 ▲정형외과 ▲안과 ▲성형외과 ▲내시경 ▲약물전달 ▲치과 ▲상처관리 순이다.
이 중 가장 높은 시장규모를 차지하는 체외진단 시장은 2015년 기준 480억달러(약 57조원)로 연평균 5.6% 성장하여 2022년 700억달러(약 83조원) 시장으로 성장해 전체에서 약 13.4%를 차지하면서 가장 비중이 큰 분야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체외진단기기(In Vitro Diagnostics, IVD)는 질병 진단과 예후 판정, 건강상태의 평가, 질병의 치료 효과 판정, 예방 등의목적으로 인체로부터 채취된 조직, 혈액, 소변 등 검체를 이용한 검사에 사용되는 의료기기로서 사용되는 시약을 포함한 기기를 말한다. 인체 밖에서 진단이 이뤄져 인체 내 삽입이 필요한 의료기기보다 신체 부담이 적다.
구체적으로는 혈당측정기, 유전자분석기, 혈액검사기, 분자진단기, DNA칩, 바이오마커 등이 있다.
바이오·IT기술 융합으로 급성장…다국적 회사 과점 체제
체외진단시장은 이제 막 도입기를 지나 성장기에 진입한 시기로 평가되며 생명과학의 발전과 함께 전자공학, IT, 소재, 기계공학 등과의 결합으로 발전 중이다.
현재 글로벌 체외진단시장은 로슈(Roche), 지멘스(Siemens), 애보트(Abbott) 등의 다국적기업들이 선점하고 있으며 상위 10개 업체의 비중이 2015년 기준 75.3%로 높은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현재 로슈가 시장점유율 18.6%로 가장 크며, 지멘스 10.0%, 애보트가 9.6%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산하 체외진단기업협의회에는 아이센스, 마크로젠, 씨젠, 바디텍메드, 수젠텍, 바이오니아, 이지다이아텍, 영동제약, 케이맥, 랩지노믹스, LG생명과학, 유디피아 등 78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면역진단·분자진단 비중 커진다
앞으로 체외진단기기 시장에서 면역진단과 분자진단의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체외진단기기 시장에선 면역화학적 진단 비중이 41.1%로 가장 높으며 이어 자가혈당측정, 현장진단(POCT), 분자진단이 각각 18.0%, 13.0%, 10.9%를 차지하고 있다.
면역진단기기는 질병에 의해 생성되는 항체 등 간접인자를 검사하는 진단기기로 병원체 및 호르몬 수치 등을 측정하기 위해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분자진단이란 병원체의 DNA, RNA를 검출하거나 세포의 DNA, RNA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체외진단기기 중 가장 높은 정확도를 자랑하며 성장단계에 있는 국가들인 한국, 중국, 인도 등에서 임상시험 및 분석수요가 증가하면서 해당제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신약 개발 비해 적은 기간·비용으로 상용화 가능
체외진단기기 산업의 한 특징으로는 진단기술의 상용화에 성공해 세계적인 인정을 받을 경우 투자 대비 성과가 급진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신약 블록버스터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같지만, 막대한 자본투입과 허가 획득 기간이 긴 특징이 있으며 실패할 경우 손해가 막대하다.
일반적으로 신약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10~15년의 기간과 1조원의 비용이 필요하지만 의료기기에는 5~10년의 기간과 250~1000억원 정도의 비교적 적은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외진단기기 분야는 특히 바이오 기술력이 뒷받침되면 상용화까지 필요한 자본력과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중소 및 벤처기업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표적항암제와 동반성장 가능성 크다
특정 약물에 대한 환자의 반응을 예측하기 위한 동반진단은 표적항암제와 같이 약물이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 판단이 필요한 약물과 동반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동반진단키트(Companion Diagnostics; CDx)는 환자의 특정 약물 치료에 대한 반응성을 미리 예측하기 위한 분자진단기법의 일종이다.
체외진단기기 업체 글로벌 1위인 로슈는 이 분야의 강자로 제약사업부와 진단사업부가 환자치료를 위해서 공동으로 대응한다. 로슈는 유방암 표적항암제인 ‘허셉틴’과 이에 대한 동반진단키트인 ‘허셉테스트’를 개발한 제넨틱을 인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