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ICT 박람회 컴퓨텍스가 30일 시작됐다. 5일간 AI와 로보틱스, IoT 애플리케이션, 혁신과 스타트업, 비즈니스 솔루션, 게이밍과 VR 등 다섯 가지 핵심 주제를 바탕으로 열린다.

개막식에 참석한 천젠런 대만 부총통은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기술적 혁신을 함께 공유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연결하는 것에 매진할 것”이라며 “스타트업의 경우 미국과 일본, 한국 등에서 많은 참가자들이 찾아와 서로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컴퓨텍스 개막.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사실 천젠런 부총통의 말에 컴퓨텍스가 원하는, 대만 정부가 원하는 핵심이 있다.

원래 대만은 제조업 강국이다. 정부가 강소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하드웨어 시장의 강자로 군림했다는 뜻이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TSMC를 비롯해 부품 하드웨어 영역에서 대만은 최정상의 자리를 지켜왔다. 자연스럽게 컴퓨텍스도 이러한 분위기에 보폭을 맞춰 하드웨어 제품군 중심의 전시회로 입지를 굳혔다.

▲ 마이크로소프트 부스를 찾은 천젠런 대만 부총통.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하지만 초연결 모바일 시대가 열리며 변화가 시작됐다. 이제 하드웨어만으로 초연결 생태계 시대를 돌파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되었고, 이에 대만 정부와 컴퓨텍스도 지난해부터 일대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다. 즉, 하드웨어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연결해 최전선에 스타트업을 내세워 글로벌 ICT 기업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전략이다.

당연히 그 접점의 대상은 대만이 되어야 하고, 아시아 스타트업의 허브가 된다. 또 컴퓨텍스는 자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일종의 플랫폼으로 작동하게 된다. 대만의 제조업이 없으면 글로벌 기업의 혁신도 있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 정부와 컴퓨텍스의 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까? 이번 컴퓨텍스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